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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차 경영평가] 가솔린·디젤 쌍끌이 전략이 통했다‥포드 1만대 클럽 확실시

  • 기사입력 2015.12.29 14:52
  • 최종수정 2015.12.31 00:08
  • 기자명 이다일 기자

[편집자 주] 2015년 자동차 업계는 혼란의 도가니였다. 폭스바겐그룹의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은 자동차 업계를 모두 혼돈의 늪으로 빠트렸다. 러시아를 포함한 브릭스 등 신흥국가의 불안정한 경제상황도 자동차 업계의 리스크로 다가왔다.

 국내에서는 수입차의 약진과 국산차의 위기가 계속됐다. 국산차의 품질 문제는 신차 출시후 다가오는 통과의례처럼 됐고 소비자의 불신과 이를 극복하려는 제조사의 움직임이 활발했다.

 오토데일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산과 외산차의 업체별 실적과 함께 주요 차종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 시장의 성숙도와 각 사 경영진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를 시리즈로 소개한다.

 

[오토데일리 이다일 기자] 크라이슬러와 포드, 제너럴모터스 등 미국계 수입차 회사는 그동안 국내에서 마이너리그였다. 크라이슬러와 피아트를 판매하는 FCA코리아는 올 11월까지 전체 수입차 판매량의 2.79%를 차지했고 포드코리아 역시 4.26%를 차지했다. 캐딜락을 판매하는 제너럴모터스는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미국계 주요 3사를 합해도 전체 수입차 시장의 10%도 안 된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디젤 엔진의 인기를 바탕으로 한 유럽, 특히 독일차의 인기가 거셌고 FTA 등으로 가격 인하도 이어지면서 판매량이 가파르게 올라갔다. 하지만 2015년은 디젤 엔진이 최근 들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해다.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사태로 인해 소비자들이 디젤 엔진에서 가솔린 엔진으로 관심을 돌렸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가솔린 엔진 모델을 위주로 판매하던 주요 미국계 수입차 업체는 틈새시장 공략을 늘려갔다. 또, 유럽 법인에서 생산한 디젤 모델도 들여와 양면 공세에 나섰다. 덕분에 크라이슬러, 포드 등은 내부적으로 수립했던 목표를 무난히 달성했다.

▲ 좌)포드코리아 정재희 사장. 우) FCA코리아 파블로 로쏘 사장

■ FCA코리아

 크라이슬러와 피아트를 판매하는 FCA코리아는 올해 기대작이던 두 대의 신차 가운데 하나 만으로도 내부적으로 수립한 실적을 달성했다.

 크라이슬러는 7월로 예상했던 소형 SUV JEEP 레니게이드의 출시가 9월로 늦어지면서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레니게이드는 11월 말까지 약 3개월 동안 472대를 판매했다. 애초 예상했던 500대에 근접한 숫자다. 현재는 물량이 부족해 대기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랭글러, 체로키, 컴패스 등 JEEP 라인업이 마니아층을 위주로 꾸준히 판매됐고 우람한 외형을 자랑하는 세단 300C의 판매가 늘어나며 힘을 보탰다.

 반면, 소형차 500과 500C 단 두 차종만 판매하는 피아트는 작년대비 절반 수준으로 판매량이 추락했다. 처음 국내 출시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던 브랜드지만 할인 판매를 시작하며 판매량을 끌어올렸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월간 50~60대 판매에 그쳤다. 애초 9월 예정이었던 신차 500X의 투입이 늦어지면서 신차효과를 노릴 수 없던 것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래도 작고 깜찍한 패션카를 원하는 마니아층에서 500은 인기를 끌었고 마치 영국 감성의 독일차  MINI와 비슷한 캐릭터를 형성하기도 했다.

▲ JEEP 레니게이드

 FCA코리아는 올해 판매량이 전년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자체 목표는 충분히 달성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FCA코리아 관계자는 “연초에 예상한 실적은 신차의 출시를 문제없이 진행했을 때의 전망인데 500X 등 신차를 출시하지 못하면서 일부 내부 목표를 수정했다”며 “올해 목표로 했던 판매량은 12월까지 모두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애초 FCA코리아 파블로 로쏘 사장은 올해 공격적인 판매량 증가를 예상하며 약 8200대를 목표치로 제시했다.

 FCA코리아는 올해 11월까지 6116대를 판매했다. 월 평균 약 500~600여대를 판매하고 있다. 12월에도 비슷한 판매량을 유지하면 6700대~6800대 수준의 판매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전년도 6407대에 비해 약 5% 남짓 성장한 것으로 업계 평균에는 못 미치는 수치다.

■ 포드코리아

 월간 1만대의 벽을 돌파할 수 있을까. 포드코리아는 올해 초 야심찬 판매량을 목표로 세웠다. 작년 8718대를 기록한 이후 올해는 1만대를 돌파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정재희 사장은 이를 달성할 수 있을까.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포드코리아의 올해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9345대다. 신차의 모델 변경에 따라 2월과 8월 잠시 판매량이 줄었지만 두 차례나 월간 판매량 1천대를 돌파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포드코리아의 인기는 디젤과 가솔린 쌍끌이 전략으로 풀이된다. 유럽 포드의 디젤 모델을 적극적으로 들여와 런칭했다. 포커스, 몬데오, 쿠가 등 소형 해치백부터 중형 세단까지 디젤 라인업을 갖췄다.

 또, 가솔린 모델 가운데는 대형 SUV 익스플로러로 시장을 공략했다. 적극적인 할인 공세와 함께 익스플로러는 수입 가솔린 SUV 가운데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유럽 디젤 SUV 구입할 가격이면 익스플로러를 구입해서 기름 값에 투자해도 남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 포드 익스플로러 2.3

 3.5리터 가솔린 엔진의 익스플로러는 5300만원이라는 공식 가격이 무색하게 4천만원대까지 가격을 낮춰 판매했고 이는 곧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 올해 포드코리아 판매량의 약 1/3을 익스플로러가 담당했다. 특히, 2.3리터 신 모델이 나온 9월부터는 대형 엔진을 부담스러워했던 소비자의 발길도 되돌렸다. 판매 시작 후 석 달간 801대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이때는 국산차 가운데 유일한 경쟁 모델인 기아 모하비가 유로5 판매 중단 때문에 시장에서 사라지며 공백이 생겼다. 대형 SUV에 화려한 부가기능을 자랑하던 익스플로러는 소비자의 관심을 받았고 포드코리아의 판매량을 견인했다.

 포드코리아의 정재희 사장은 우리나라 수입차 1세대다. 현재는 한국수입차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만큼 국내 시장의 흐름을 잘 읽고 대응했다. 디젤과 가솔린의 고른 판매 덕분에 유럽 브랜드를 제외하고 처음으로 연간 1만대 판매를 돌파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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