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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성차 울프 아우스프룽 사장 “고급차 브랜드는 반드시 특별한 무엇이 있다”

  • 기사입력 2015.11.30 09:22
  • 최종수정 2015.11.30 18:03
  • 기자명 신승영 기자

[오토데일리 이상원·신승영 기자] 한성자동차 울프 아우스프룽(Dr. Ulf Ausprung) 대표가 지난 25일 국내 한 대학에서 특별 강의를 진행했다. 주제는 ‘국내 수입차시장에서의 마케팅 전략’이었다.
 
외국인 CEO가 국내 주요 대학에서 특강을 진행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수입차 딜러사 CEO가, 그것도 일회성이 아닌 정례적으로 강의를 하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다. 현재 국내 자동차 시장에 20여개 수입차 브랜드가 진출해 있지만, 관련 업계 CEO가 학생들에게 정례적으로 강의를 하는 것은 울프 아우스프룽 사장이 유일하다.

 

울프 아우스프룽 사장은 2013년부터 국내 대학생들에게 국내외 자동차 시장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특강을 진행해 오고 있다. 그는 지난 18년 간 중동 바레인 메르세데스-벤츠 수입사 CEO를 비롯해 독일과 중국, 미국, 프랑스, 영국, 스위스 등에서 세일즈·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며, 스위스 루체른 대학을 포함한 유럽 유수의 대학과 베이징 중앙미술대학, 베이징 칭화대학, 상하이 통지대학 등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실무 경험과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전달했다.
  
이달 25일 고려대 특강에서는 30년간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해온 한성자동차의 성장 과정을 모델로, 국내 수입차 업체들의 다양한 마케팅 전략에 대해 세밀하면서도 흥미로운 분석을 학생들에게 전달했다. 그가 세계 각국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에 나서는 이유는 청년층과의 소통을 통해 그들의 창의성과 도전에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와 한성자동차에 대한 울프 아우스프룽 사장의 생각과 지론을 알아보기 위해 강의 후 별도 자리를 마련했다. 
 
<인터뷰 전문>

 
Q: 좋은 강연이었다. 오늘 어땠나?
A: 이전 특강은 통역으로 강의가 진행됐는데, 이번에는 영어로 말할 수 있어 좋았다. 강의 내용도 그 동안 브랜드 전략과 디자인을 많이 접목했었는데, 이번 강연은 마케팅 전략에 보다 집중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특강을 할 때는 산업디자인에 포커스를 맞췄다.
 
Q: 앞서 연세대와 홍익대에서 특강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외국인 경영자로서 다소 이례적인 행보인데, 학생들에게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가?
A: 중국에서 강연을 할 때 학생들이 공부만 한다는 것을 느꼈다.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디자인에만 관심을 가질 뿐, 실제 시장에서 어떤 디자인을 원하고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몰랐다. 
 
목적의식 없이 책만 볼 것이 아니라, 왜 공부해야 하고 지식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염두해야 한다. 학생의 입장에서 그들이 현장과 실무에 대한 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또한 기업이 어떤 인재를 원하고, 그에 따라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 
 
Q: 국내 수입차 시장은 치열하고 까다롭지만, 한편으로는 (잠재)성장력도 매우 크다. 이 시장에 유효한 마케팅 전략은 무엇인가? 
A: 우리는 시장의 개척자이다. 한성자동차는 지난 30년간 수입차 시장에서 그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 항상 새롭고 혁신적인 것을 지향해왔다. 어떤 행사나 마케팅이든 처음 선보이며, 누구보다 먼저 시도하는 유일한 딜러사가 되는 것을 추구했다. 
 
최근 수입차 시장의 흐름은 고객층(연령대 혹은 구매성향 등)이 점차 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수입차 딜러사 중 최초로 독립 모터쇼를 개최하고,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서비스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또한 한성자동차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업계 최초로 출시하는 등 젊은 고객과의 접점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수입차에 대한 문턱이 아직 높다. 고객들이 전시장을 가볍게 방문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고객이 전시장에 오는 것을 기다리기보다는 밖으로 나가 적극적으로 찾아 만나야 한다.  BDC (Business Development Center)를 통한 지속적인 고객 관리는 물론, 다양한 루트를 통해 우리를 만날 수 있도록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Q: 업계에서 드문 외국계 기업으로 가끔 여론의 표적이 되기도 하는데.
A: 한국 회사가 아닌 외국계 기업으로 분류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1400여명의 직원 중 나를 제외한 구성원의 99%가 한국인이다. 외국계 기업이라기 보다는 한국 기업에 내가 적응한 것이 더 맞지 않을까. 
  
독일 국적이지만, 수직적 성향의 전형적인 독일인 상사는 아니다. 영업 현장을 어떻게 운영할지, 행사는 어떻게 진행할지 함께 일하는 여러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조언도 자주 구한다. 많은 의견을 수렴하고 현장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 한성자동차는 딜러사이지만, 나름의 조사와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특별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개별 콜센터인 BDC를 운영하고 있다. BDC를 통해 모집된 고객 의견도 적극 수렴한다.
  
개인적으로 유럽과 중국, 중동 등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경험을 기반으로 모범 사례는 발전시키고, 시행착오를 피하는 것에 익숙하다. 최근 국내 시장에서 중고차 사업이 확대되는 추세인데, 독일에서 중고차 사업을 직접 담당했었던 경험이 무척이나 유용하다. 
 
디지털 마케팅 등 세계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더 전문적으로 혁신적인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Q: 국내 최대 수입차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에게 사회공헌활동을 비롯한 일정 역할이 요구되는데, 세부 계획은 어떤가?
A: 우리는 사회공헌활동을 장기적으로 보고 있다. 지금 단계는 이제 막 성장하는 시기다. 지난 2012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미술영재 후원 프로그램 ‘드림그림’ 장학 사업은 올해 그 대상을 2배로 늘렸다. 
 
지난해 출범한 메르세데스-벤츠의 사회공헌 프로그램 ‘Mercedes-Benz Promise’에서도 브랜드 최대 딜러사로써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공헌하고 있다. 이외 서울예술문화재단과도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점차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회공헌활동이 확대될 것이며 우리의 새로운 활동을 주변에서 접할 수 있을 것이다. 
 
Q: 최근 수입차 업계 내 공연 및 문화 마케팅의 비중이 높다. 차별화된 특별한 전략은?
A: 4년 전 처음 부임시 한성자동차의 이미지는 중대형 세단 중심의 전통적이고 정적인 느낌이 강했다. 고객군 역시 젊은 사람이 드물었다. 
 
최근 옥토버페스트와 같은 회사 행사에 참석해보면 ‘젊은 고객층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는 성공적으로 달성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한성자동차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메르세데스-벤츠의 라인업이 기존 고객층을 유지하며, 새롭게 젊은 고객층을 유치하는데 집중됐다. 시장의 흐름과 제품 라인업의 변화에 따라 해당 고객층이 즐길 수 있는 마케팅 활동을 전개한다. 
 
각 세그먼트별로 고객층을 나눠 각각의 접근 방식을 보이고 있다. S클래스와 마이바흐 고객에게는 와인이나 시가, 시계 등 럭셔리 이벤트를 진행하고 SUV 고객에게는 캠핑 등 아웃도어 체험 활동을 제공한다. 
 
전반적인 시장 상황과 브랜드 및 제품 성향은 한층 젊어졌지만, 고객층에 따른 각각의 다양한 마케팅 도구를 활용하고 있다.

 

Q: 메르세데스-벤츠의 통일된 브랜드 이미지를 갖기 위해 각 딜러사 간 협력이 필요할텐데.
A: 타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 당연히 좋은 관계가 필요하고, 한편으로는 딜러사 간 경쟁도 존재한다.
  
딜러사들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를 중심으로 공지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협력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
 
딜러사 입장에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나 고객 프로그램 등을 역으로 수입사에 제안을 할 수도 있다.
  
Q: 메르세데스-벤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A: 메르세데스-벤츠와 1994년부터 인연을 맺고 있다.
 
기본적으로 우수한 품질의 제품 라인업이 잘 갖춰져야 한다. 이를 하드웨어적인 조건으로 본다면, 소프트웨어는 좋은 판매 네트워크와 수준 높은 서비스로 구성된다. 
 
사실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브랜드 이미지가 많이 바뀌었다. 과거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느낌에서 보다 정서적이고 감성적인 방향으로 진화했다. 감각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을 적용했을 뿐만 아니라, ‘The Best or Nothing’이란 슬로건에 걸맞게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브랜드 포지셔닝을 새롭게 진행할 뿐만 아니라 그에 걸맞게 제품에 대한 다양한 품질 개선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판매 및 서비스 네트워크도 보다 엄격한 표준 절차와 수준 높은 기준을 적용해 고객 만족도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Q: 점차 범용 브랜드와 고급 브랜드 간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고급 브랜드의 특성은 무엇인가?
A: 고급 브랜드로 가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제품력이 기본이다. 안전과 기술, 첨단 사양 등 모든 면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질이 뒷받침돼야 한다.  
 
하드웨어 위에는 역사(스토리)가 필요하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물론, BMW와 아우디 등은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현대차도 최근 제네시스 브랜드를 출범했다. 그렇다면 고급 브랜드로써의 차별화된 특징은 무엇일까. 
 
메르세데스-벤츠가 추구하는 안전에 대한 철학, BMW만의 하이퍼포먼스를 기반으로한 운전의 즐거움, 아우디의 콰르토 등이 각 브랜드를 대표하는 특징이다. 모든 것을 갖출 것이 아니라 어디에 초점을 두고 자신만의 개성과 정체성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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