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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실주행 평가] 美모하비 사막서 탄 '제네시스 EQ900'은?

  • 기사입력 2015.11.24 10:01
  • 최종수정 2015.11.25 09:01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제네시스 EQ900과 벤츠 S550, 렉서스 LS460 등의 주행테스트가 미국 캘리포니아 모하비 주행시험장에서 진행됐다.

[美 캘리포니아 모하비사막=오토데일리 이상원 기자] 지난 17일(현지시간) 현대·기아차 미국 캘리포니아 모하비 주행시험장에서 만난 현대차기술연구소 차량시험팀 곽병철 연구원은 제네시스 EQ900에 대해 “EQ900은 절대 경쟁차를 벤치마킹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 동안 현대 고급차가 다른 경쟁사를 모방, 조합한 수준에 그쳐 현대차만의 색깔이 없다는 지적을 고려하고, 제네시스가 고급차 브랜드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고급차 브랜드는 단순히 남의 제품을 베끼거나 벤치마킹해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기 때문에 제품 기획과 디자인, 제품 완성도에 이르기까지 모두 독자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대차는 고급차를 지향한 첫 프로젝트인 1세대 제네시스(BH)를 내놓은 지난 2008년 당시,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주행시험장인 독일 뉘르부르크링의 테스트 등 그 때까지 현대차가 단 한번도 보여주지 못했던 특별한 제품개발 및 테스트 과정을 모두 공개한 바 있다.

이번 제네시스 EQ900 프로젝트는 총 100여명의 국내 매체들을 독일 뉘르부르크링 주행시험장과 영국 테이트 모던 미술관, 그리고 미국 모하비 주행시험장과 로스엔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으로 초청, 개발 및 주행테스트장을 모두 공개하고 아트(Art)와 결합된 고급차 브랜드 마케팅 전략을 소개했다.

이는 지금까지의 현대차와는 현격하게 달라진 행보다. 실제로 현대차가 신차를 어떻게 개발하고 있고 어떻게 고객들에게 가치를 전달해 주는 지를 직접 확인하고 느껴 보라는 취지다.

주요 부품의 내구성 테스트 장면

이 같은 행보는 그만큼 새롭게 등장할 EQ900이 고급차로서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현대·기아차 캘리포니아 모하비주행시험장에서 만난 EQ900은 아직 공식 출시 전이기 때문에 직접 주행 테스트를 해 보지는 못했다.

다만 EQ900은 뒷좌석에서의 승차감과 안락감에 큰 비중을 두었기 때문에 렉서스 LS와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와 뒷좌석 승차감 비교로 전체적인 느낌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EQ900은 올 1월 프로토타입이 개발 완료하고 이곳 모하비 주행시험장으로 총 4대의 테스트 차량이 투입됐다. 이후 20대를 추가 투입해 약 10개월 동안 내구, 주행 등 전 분야에 걸쳐 각종 평가를 실시해 오고 있다.

모하비 주행시험장에는 역대 가장 가혹한 시험으로 평가되는 2세대 제네시스 모델 개발 당시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테스트가 실시됐다. 특히, 미국 고급차시장을 겨냥, 완벽한 내구성능과 승차감, 조향성능에 대한 테스트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보통 내구성능 시험은 3개월에서 오래는 6개월 정도의 기간 동안 차량을 다양한 노면과 환경 조건에서 쉼 없이 운행하고, 다양한 지형이 포함된 구간을 얼마나 오랫동안 고장없이 버티는 지 확인하는 시험한다. 일반 운전자들은 절대 경험이 불가능한 가혹한 수준의 평가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혹서 지역인 데쓰밸리와 혹한 지역인 알래스카에서도 실시됐는데, 이는 혹서지역과 혹한지역이 공존하는 미국시장에서 제대로 적응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가혹한 조건에서도 완벽한 내구성능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원들에 따르면 EQ900은 시험차량 한 대당 종합 내구시험만 3만 마일, 혹한지역 내구시험 2만 마일, 엔진, 변속기 관련 파워트레인 내구시험 2만 마일, 외부 도로 주행시험 3만마일 등 총 10만마일(16만1천km)이상의 성능평가가 이뤄졌다고 한다.

모하비 주행시험장 등판로 테스트장

내구시험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10.3km의 고속주회로 최고시속 200km로 주기적으로 반복해서 발리는 종합 내구시험이다.

모하비 주행시험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고속주회로는 총 길이 10.3km, 직선구간 2.0km 타원형의 3차로 트랙으로 구성돼 있으며 고속주행 안정성 및 각종 차량 내구시험, 최고 시속 시험 등 동력성능 평가, 바람소리 시험 등 다양한 평가를 동시에 진행 할 수 있는 시설이다.

EQ900은 10.3km의 고속주회로를 최고시속 200km의 속도로 대당 3만 마일, 총 4800여바퀴를 돌았고, 비포장이 포함된 사막지형의 11.4km오프로드 시험로와 다른 특징을 지닌 13개의 노면으로 구성된 내구시험로 평가, 그리고 데쓰밸리와 알래스카 지역 등 총 200만 마일에 달하는 시험평가를 거쳤다.

글로벌시장에 통하는 완벽한 제품력을 갖추기 위해 차량 주행성능 뿐만 아니라 부품 내구성도 함께 확보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 차체와 범퍼 헤드램프 등 주요 부품들을 사막의 뜨거운 태양 아래 정면으로 노출시켜 태양광 및 자외선 노출로 인한 형태의 변경, 도색의 뱐질 등 극도의 가혹한 조건을 장기간 견딜 수 있도록 하는 재로 환경시험도 통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 코너링 등 급격한 차량 운직임에도 운전자와 틉승자가 모두 편안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주행 안정성능과 제동성능 확보를 위해 수많은 커브 언덕길 등에서 테스트를 반복했다.

 

남양연구소에서 파견된 한 연구원은 모하비 주행시험장과 데쓰밸리나 알래스카 혹한지역에서 실시한 테스트 결과는 남양연구소로 피드백 되는데 때 EQ900에 대한 첫 테스트 결과를 받아 봤을 때는 매우 당황스러웠다고 한다.

나름 최선을 다해 개발했는데 여전히 국내와는 많은 차이가 났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미국과 유럽에서의 테스트 결과는 모두 남양연구소로 보내 제품 보완에 반영됐다.

◆ EQ900의 제품력은 어느정도?

제네시스 EQ900은 내달 9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다. 때문에 아직 내외관이나 제품력에 대한 정보가 일체 공개되지 않고 있다.

모하비 주행시험장에서의 테스트 역시 위장막으로 내·외관을 가린 채 느낌만으로 체험해 볼 수 있었다.

다만 직접 테스트 전에 있은 제품 개요에 대한 설명을 종합해 보면 EQ900은 기존 에쿠스와는 차원이 다른 고급 대형세단으로 만들어졌다.

현대차 연구개발팀은 EQ900은 현대차만의 고유한 차량 개발에 주력했다면서 ‘감동 EQ900’이란 케치 프레이즈를 광고 등 모든 문구에 삽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Q900의 개발에 가장 크 비중을 둔 부분은 탄탄한 하체를 바탕으로 한 주행안정성과 오래 사용해도 변함없는 탄탄한 내구성, 그리고 뒷좌석의 편의성 부분이다.

기존 에쿠스의 운전형태 분석결과 직접 운전이 65%, 병행이 20%, 타인 운전이 15%인데 EQ900은 뒷좌석 오너의 편의성 향상에도 심혈을 기울인 점이 두드러진다.

EQ900의 뒷좌석 공간은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나 BMW 7시리즈보다 월등히 넓다. 뒷좌석의 재설계로 시트 포지셔닝을 종전대비 13mm 가량 낮춰 승차감을 향상시켰다. 이는 벤츠 S클래스보다 겨우 1mm가 높은 수준이다.

특히, EQ900은 앞공간(운전석)과 뒷공간(승객석) 사양을 완전히 분리시켜 뒷좌석은 운전과는 관계가 없는 탑승자 중심으로 사양을 배치시켰다.

시트는 두께를 늘려 안락감을 높였고 다양한 전동식 조정으로 시트 이동거리를 늘려 넓은 공간을 확보했으며 특히 허벅지와 상체 지지감을 강화했다. 슬라이딩 가능 길이를 160mm, 틸트 각도 30도, 헤드레스트 35도, 숄더 15도 등 조절이 가능토록해 항공기 1등석 수준의 안락감을 갖췄다.

 

신형 EQ900의 실내는 모든 재질이 벤츠 S클래스와 맞먹는다. 시트와 도어트림, 크러쉬 패드에 스티치를 넣은 가죽 재질을 사용했고 시트 하단과 센터페시아, 도어트림 일부에 고급 재질의 우드그레인을 적용했다. 각종 스위치류도 직관성과 감성이 있는 디자인을 적용했다.

특히, 크러쉬 패드는 마무리 작업 과정에서 사출부위를 가죽으로 긴급 변경하는 등 원가보전을 완전히 무시했다는 설명이다. 센터페시아 중앙에 위치한 아날로그 시계도 많은 고민이 깃들었다. 시계의 형상은 물론 바늘 두께까지 고민했다는 전언이다.

즉, 감성을 배려한 고급감과 승객이 편안함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한 모던 프리미엄 실내공간을 갖췄다.

19인치 휠은 공명관 휠 적용했고 모든 유리는 차음유리를 적용, 터널을 지날 때 나는 방사음까지 완전히 차단했다. 특히, 도어측 바람소리를 잡기위한 3중 씰링 웨더스트립과 모든 글래스의 유리 적용은 EQ900이 처음이다. 기존 에쿠스의 경우 리어 글래스에 일반 유리가 적용돼 왔다.

실제로 자체 테스트한 소음측정에 벤츠 S클래스가 42.7 데시벨인 반면 EQ900은 37데시벨로 압도적으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부 휠 에어커튼 적용과 A필라 와류저감, 리어 콤비 측면 엣지 개선, 하부 엔진룸, 리어, 트랜스미션, 센터 플로어, 리어 서스펜션, 스페어타이어 웰의 언더커버를 개선해 공력 저항계수도 0.27 이하로 벤츠 S클래스의 0.28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 기본부터 달라진 EQ900

신형 EQ900은 플랫폼이 기존 에쿠스와는 다른 기본성능이 대폭 강화된 2세대 제네시스 플랫폼을 사용했다.

특히, 초고장력강판 사용 비율을 기존 16.3%에서 51.7%로 대폭 높여 에쿠스의 28.7보다 높고 벤츠 S클래스이 48.9에 육박하는 강성 지수를 갖췄다.

반면 차체 무게는 300여개에 달하는 주요 부품의 무게를 줄이고, 새롭게 개발된 개량형 8단자동변속기를 적용했다. 새로운 8단 변속기의 무게는 기존대비 15kg 이상 낮춰졋다. 이 변속기는 내년 중 출시될 신형 제네시스에도 장착될 예정이다.

여기에 눈길, 빗길에서도 최적의 구동력 배분하고 주행안정성을 보장해 주는 신형 4륜구동시스템이 장착됐다.

엔진은 3.8 및 5.0 자연흡기 엔진과 3.3 람다 터보 엔진이 장착됐다. 더 크고 화려해진 리무진 모델은 내년 2월 추가될 예정이다.

3.3 람다 터보 엔진은 현대차 고급차에 최초로 적용된 엔진으로, 지금까지 약점으로 지적돼 온 저중속에서의 성능을 강화했다. 특히 최대토크가 52.0kg.m로 3.8 자연흡기 엔진(34.6kg.m)보다 크게 높아 실용 가속성능(톱단 추월 80-120km)이 13.1초로 벤츠 S클래스의 16.5초와 BMW 7시리즈의 13.7초보다 훨씬 빠르다.

또, 터보엔진의 단점인 터보랙 역시 발진 초기 RPM 개선으로 경쟁차 수준으로 향상시켰다.

 

EQ900은 필드 운행 조건에서 30만km 주행 후에도 초기의 우수한 성능 유지를 위해 도어트림, 에진 마운트, 부시류를 개선, 탁월한 내구성을 확보했고 장기간 주행 후에도 엔진소음을 초기상태로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이 외에 시속 40km까지 전방에 물체가 나타나면 자동 브래이킹이 되는 보행자 보호시스템(AEB)과 실내 정숙성 확보 서스펜션인 HVCS(Hyundai Variable Control Suspension), 삭스제 내장형 CDC, 리바운딩 스프링, 엔진룸 이중 격벽 구조 등을 적용, 현대차만의 차별화된 주행 안정성과 정숙성을 확보했다.

◆ 벤츠 S클래스 및 렉서스 LS와 비교 결과는?

EQ900의 제품력은 렉서스 LS460(AWD), 벤츠 S550(AWD)와의 승차감 비교테스트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모하비 주행시험장에서의 테스트에 나선 차량은 EQ900 3.3터보와 5.0(2륜), 5.0(AWD) 등 3대다.

먼저 타 본 EQ900은 뒷시트의 포지셔닝이 기존처럼 앞시트보다 다소 높았다. 연구원의 설명은 13mm 정도 낮췄다는 것인데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때문에 급 코너링시 뒷승객의 쏠림은 여전히 존재한다.

다만 기존 에쿠스에 비해서는 현격히 향상된 느낌이다. 이는 차체구조가 탄탄해지면서 비틀림을 잘 벼텨 주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코너링 유연성이나 탄탄한 주행성능은 벤츠 S클래스에 근접했다. 다만 코너링시 안정감은 앞뒤 시트높이를 맞춘 렉서스 LS460에는 약간 뒤진다.

앞뒤 시트는 꼼꼼한 스티치와 크롬테두리, 우드그레인이 차례로 적용, 상당히 고급스럽고 도어트림 역시 스티치와 우드지질, 하단부까지 소프트 재질을 적용, 완벽한 고급성을 갖췄다.

뒷좌석 센터 암레스트는 블랙 유광에 우드그레인까지 적용했고 에어컨, 시트 열선, 오디오 공조 컨트롤 등 대부분의 기능들이 별도로 적용돼 있다.

특히, 뒷좌석 등받이 앞뒤 각도조절이 가능하고 요추 받침 조절기능도 적용됐다. 각종 스위치류는 크롬도금에 끝부분을 세밀하게 깎고 터치부분은 오목하게 디자인, 감성을 살렸다.

뒷좌석 천정에 5개의 LED램프가, 측면 손잡이는 조명이, B필러에 옷걸이와 원피스 썬루프가 적용됐다.

특히,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스위치가 스티어링 휠 왼쪽에, 기어 쉬트프 앞부분에 자동주차 스위치가 배치된 점이 이색적이다.

 

고속주회로의 시속 160km 속도 주행에서는 안정감이 매우 좋다. 하체가 탄탄해지면서 기존의 오버 스티어링이 사라졌다. 고속주행에서도 상당히 조용하고 안정감이 돋보인다.

 렉서스 LS460은 엔진 사운드가 다소 높다. 아무래도 4.6 자연흡기방식이기 때문에 엔진음이 중후하지는 못하다.

시트 포지셔닝은 앞뒤가 동일해 코너링시 확실히 쏠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뒷좌석 시트는 앞뒤 조절장치가 없는 고정방식에 히팅 기능만 적용돼 장거리 여행에는 다소 불편해 보인다.

S클래스와 같이 천정에 화장거울이 적용됐고 시트 메모리 기능도 없다. 양 차종을 비교해 본다면 엔진음, 정숙성, 주행안정성은 EQ900이, 승차감, 코너링 능력은 LS가 우세하다는 느낌이다.

고급성과 기능성, 실내 디자인에서도 아무래도 신형 EQ900이 다소 앞선다.

벤츠 S클래스는 시트 포지셔닝이 EQ900처럼 뒤가 높다. 때문에 코너링시 쏠림이 다소 심하다.

썬 루프는 두 차종과 달리 투피이스로, 개방감이 좋고 화장거울과 손잡이 조명이 연동된다. 고속 주행안정감, 차체의 탄탄함은 3개 차종 중 단연 돋보인다. 엔진음이 무겁고 조용해 무게감이 느껴진다.

 

실내는 도어트림 재질이 하드하면서도 탄탄하고 고급스러럽고 세밀한 스티치 많이 적용, S클래스 특유의 고급감이 강하게 풍긴다.

뒷좌석 시승을 통해 본 EQ900의 제품력은 렉서스 LS460, 벤츠 S클래스와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선 것으로 평가된다.

EQ900은 고급차 브랜드를 지향한 만큼, 개발에 임하는 자세부터가 달랐다. 현재의 제네시스가 여전히 높은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는 이유는 처음부터 제대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EQ900이 미국 등 세계 시장에서 명실상부한 고급차로 평가를 받아 낼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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