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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아반떼 디젤, '예전과 같다고 생각하면 크나큰 오산'

  • 기사입력 2015.09.17 19:07
  • 최종수정 2015.09.21 09:14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양평=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참 많이 달라졌다. 신형 아반떼 디젤모델을 타 본 후 정확히 5분 후에 나온 반응이다.

 6세대 아반떼의 외관을 처음으로 접한 느낌은 제네시스 2세대 모델에서 시작된 이른바 ‘제네시스 룩’과 ‘헥사고날 그릴’이 조합된 정도의 변신을 시도했다는 느낌 정도였는데 막상 승차해서 달려 본 느낌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이번 6세대 아반떼AD는 지난 9일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약 8900대가 계약됐다는 게 현대차측의 공식 발표다.

아반떼는 그러나 사전 계약이 얼마나 됐는지는 그리 중요치가 않다. 아반떼는 전 차종 중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로, SUV로 넘어간 수요를 얼마나 다시 끌어 올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아반떼는 가솔린모델 6개 트림과 디젤 모델 4개 트림, 그리고 LPi 2개 트림 등 총 12개 트림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아반떼1.6 e-VGT에 7단DCT와 ISG가 장착된 모델로, 기본 판매가격이 2371만원인 프리미엄 모델로 17인치 휠과 LED 리어 램프, LED 보조 제동등, 앞좌석 통풍시트, 뒷주석 6대4 폴딩 분할 시트, 뒷좌석 열선시트, 타이어공기압 경보장치, 버튼시동 스마트키, 운전석 파워 시트, 오토크루즈 컨트롤, 전방주차 보조시스템, 하이패스 기능 및 JBL 오디오가 기본으로 장착돼 있다.

 

여기에 썬루프(44만원)와 인포테인먼트 패키지(147만원) 스마트 후측방 경보시스템(BSD. 39만원) 스티치 천연가죽시트(39만)까지 합치면 총 구입비가 2640만원에 달한다.

이는 쏘나타 디젤모델과 비슷한 가격대다. 그런데도 핸드 브레이크와 조수석 수동 시트조절 장치가 적용돼 있어 사양면에서 준중형의 한계가 드러난다.

 

크기는 길이 4570mm, 넓이 1800mm, 높이 1440mm, 휠베이스 2700mm로 기존에 비해 20mm가 길어지고 25mm가 넓어졌다. 높이 역시 5mm가 높아졌다. 그만큼 차체가 중후해지면서 엔트리 세단의 티를 벗고 패밀리 세단의 이미지가 강해졌다.

 

전면은 현대차 특유의 헥사고날 그릴과 HID 헤드램프, LED 포지셔닝 램프로 세련되게 가다듬었고 뒷면은 각진 테일게이트를 유지하면서 제네시스 룩의 LED 리어램프로 고급스런 이미지를 더했다. 하지만 향후 5년을 이끌 혁신적인 디자인으로서는 약간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실내는 기존보다 한층 심플하고 고급스러워졌다. 깔끔하면서도 잘 정돈됐다는 느낌이 마음에 쏙 든다. 가장 눈이 먼저 가는 센터페시아는 한층 단순하고 깔끔해졌다. 모니터 스크린 아래에 오디오와 엔터테인먼트 조작 스위치를 한 줄로 배치했고 그 아래 유광 블랙톤과 실버컬러가 조화를 이룬 공조시스템을 위치시켜 조작이 편리하도록 했다.

 대시보드 판넬은 부드러운 소프트 재질을, 하부의 도어트림과 컵 홀더에도 비교적 좋은 재질을 사용했다. 특히 시트와 센터 암레스트에 스티치를 넣어 고급성을 강조했다.

 

말 발굽 형상으로 잘 정돈된 기어 쉬프트 주변과 종전보다 사이즈가 커진 스티어링 휠도 눈에 띄는 변화다.

 

클러스터 역시 한 눈에 모든 주행 정보를 볼 수 있도록 깔끔하게 디자인했다. 전체적인 인테리어 디자인이나 고급성은 폭스바겐 골프 등 유럽브랜드 못지 않다는 생각이다.

 

시승에 배치한 모델은 1.6디젤 최고급 트림인 프리미엄 모델이다. 주력인 가솔린을 제쳐두고 디젤을 선택한 이유는 디젤모델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 오기 위한 전략이다.

지금까지의 사전 계약 추이를 보면 가솔린이 87%, 디젤이 13% 정도인데 이를 좀 더 끌어 올린다는 게 현대차의 생각이다. 최근 출시된 기아차의 K5 역시 광고 등에 디젤모델을 내세우고 있다.

 

국산 디젤도 이만큼 좋아 졌으니 유럽 디젤과 본격적으로 붙어 볼만 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하다.

 

 

시승은 양평 대명리조트 출발, 중부내륙고속도로를 경유해 충주 킹스데일 골프클럽을 돌아오는 왕복 130km 구간으로 대부분이 고속도로다.

 

리조트를 나서 국도를 10분 정도만 달리면 북여주IC에서 시작하는 중부내륙고속도로다. 여기서는 통행량이 많지 않아 속도를 내기에 매우 좋은 조건이다.

페달에 발을 얹는 순간부터 빠른 응답성에 달려보고 싶은 생각이 강하게 치솟는다. 기존 아반떼가 약간의 속도만 올려도 원하는 속도는 나지 않고 RPM만 올라가는 실망감을 줬는데 이번은 어떨까?

 

속도가 100km를 순식간에 넘어서고 150km, 180km를 넘어서는데도 의외로 전혀 숨이 차지 않는다. 내친 김에 200km까지 올렸는데도 여전히 힘이 남아 돈다. ‘이 것 제법 쓸만한데?’ 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이 뿐 만이 아니다. 180km를 넘나드는 고속주행에서도 차체 흔들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시멘트 포장의 고속도로 위에서도 로드노이즈나 풍절음도 거의 들리지 않는다.

탄탄해진 차체와 민감하게 반응하는 스티어링까지. 아반떼가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느껴진다. 예전엔 이렇지 않았는데. 연신 고개가 꺼덕여진다.

 

 어떻게 했길래 이토록 몰라보게 변신을 했을까? 신종섭 남양연구소성능개발 파트장은 "지난해부터 새롭게 얹은 U2 엔진을 튜닝, 저중속에서의 토크를 개선했고 터보차저에 전자식 엑츄에이터를 적용한데다 7단 DCT 특유의 직결감을 살려 경쾌한 가속성능과 응답성을 확보하는데 주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신형 아반떼 1.6e-VGT는 배기량 1582cc급 U2엔진과 7단DCT(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조합돼 최대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파워를 낸다.

그렇다면 고속에서의 주행안정감은 어떻게 확보했을까? 탄탄한 차체용접에 고장력 강판을 대거 사용했고 서스펜션 구조를 개선, 고속에서의 탄탄한 승차감과 코너링이나 험로에서도 안정된 모습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기어박스가 기존대비 앞쪽으로 28mm 가량 당겨짐으로써 균형감과 함께 기어비를 증대시켜 고속주행시 안정성과 응답성이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것이다.

 개발팀은 특히, 기조 모델이 가속 응답성이 늦고 변속이 지연된다는 지적에 따라 저.중속에서의 토크를 2-5% 가량 개선하는데 주력했다고 한다.

기존 모델에서 불만이 많았던 풍절음과 진동 소음 역시 초고장력 강판 사용과 대시 판넬, 윈도우 두께 강화, LNT와 DPF일체형 후처리장치 적용, 2중구조 발포제의 대거 사용으로 완전히 틀어막아 신경을 쓰지 않으면 디젤인지 가솔린인지 잘 구분이 안될 정도로 조용해졌다. 다만 차량 외부에서는 탈탈거리는 소음이 다소 큰 편이다.

현대차의 또 다른 약점이었던 실 연비는 어떨까? 신형 아반떼 디젤의 공인연비는 17인치 타이어가 리터당 17.7km, 16인치가 18.4km다. 시승차인 프리미엄 모델에는 17인치 타이어가 장착됐는데 100km-140km의 속도로 주행한 결과 실제 연비는 리터당 16km 정도였다.

공인연비와는 1.7km 정도의 차이가 나는데 이보다 약간 정속주행을 하게 되면 17km는 거뜬할 것으로 보인다. 시속 160km를 넘나들어도 리터당 13km는 보장된다.

아반떼는 그동안 국산차종 중 가장 많이 판매되는 베스트셀링카이면서도 응답성과 주행 안정감, 실연비 등 몇몇 요소에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되면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6세대 아반떼 디젤은 그동안의 불만을 완전히 불식시킬 정도로 제품력이 크게 향상됐다.

가솔린 모델은 어떨지 모르지만 아반떼 디젤은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기대 이상의 관심을 받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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