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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서울의료원 부지 입찰 ‘얼마 써낼까?’

  • 기사입력 2015.08.13 18:31
  • 최종수정 2015.08.21 15:47
  • 기자명 신승영 기자

[오토데일리 신승영 기자] 지난해 10조5500억원에 서울 삼성동 구(舊) 한국전력 사옥을 매입한 현대차그룹이 바로 옆 구(舊) 서울의료원 부지 인수에 나섰다. 

 

서울 삼성동 서울의료원 부지 매각 사업이 지난 12일 공개입찰에 돌입했다. 감정가는 9725억원(한국감정원 평가)으로, 오는 24일까지 한국자산관리공사 전자자산처분시스템에서 입찰이 진행된다.  
 
이번 부지 인수후보는 현대차그룹과 삼성그룹이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한전 사옥을 매입하며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지난 2009년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서울 삼성동 일대 초대형 복합 문화 상업단지 개발을 추진한 바 있다. 더욱이 계열사인 삼성생명은 서울의료원 부지와 맞닿은 구(舊) 한국감정원 부지를 2328억원에 인수했다.
 
서울의료원 부지는 지하철 2·9호선과 가까울 뿐만 아니라 향후 KTX 및 경전철 등과도 인접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서울시의 국제교류복합지구 도시관리계획에 따라 제2종 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전환돼 가치도 크게 올랐다. 감정평가금액은 지난해 6700억원에서 올해 9725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한전 사옥 혹은 한국감정원 부지와 연계 개발시 가치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부지 매각에 대해 현대차그룹과 삼성그룹 양측 다 “검토 중”이라는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언론들은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중심으로 사실상 서울의료원 부지 인수 준비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최근 현대차그룹이 보이는 행보는 매우 조심스럽다. 앞서 한전 사옥 매입 때와는 전혀 상반된 모습이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서울 삼성동 부지 개발 계획과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건립 계획 등 미래 청사진을 적극 제시하며, 사업 필요성과 당위성을 강조한 바 있다.  
 
올해 현대차그룹이 소극적 태도를 취하는 이유는 지난해 한전 부지 매입으로 강한 역풍을 맞았기 때문이다. 당시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감정가(3조3346억원)보다 3배나 높은 부지 낙찰금액에 대해 “국가에 내는 돈인 만큼 아깝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의 주가가 폭락했다. 지난해 말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과 적극적인 배당 확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주가 방어에 실패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심각한 오너 리스크를 문제 삼았고, 소액주주들은 정몽구 회장을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불과 1년도 채 안된 시점에서 현대차그룹의 서울의료원 부지 매입은 더 큰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더욱이 최근 중국과 내수 시장의 판매 부진으로 그룹 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현대차그룹 한 관계자는 “(서울의료원 부지 매입시 한전 사옥과)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은 분명하다”며 “다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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