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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특집] ④ “그렇게 빨리 달리는지 몰랐다” 출력 개선한 쌍용 코란도C

  • 기사입력 2015.07.23 08:51
  • 최종수정 2015.07.24 11:46
  • 기자명 이다일 기자

편집자 주/ SUV가 자동차 시장을 바꾸고 있다. 미국에서는 픽업트럭과 밴을 포함한 SUV가 전체의 54%를 차지하면서 승용차를 앞질렀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도 SUV의 판매는 올해 1분기에만 49%나 증가했다. 폭발적이다. SUV의 품질 향상이 판매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에서 판매하는 혼다 CR-V는 2005년 동급 세단 토요타 캠리와 연비가 리터당 2.1km 차이 났지만 2015년형 CR-V는 리터당 0.4km로 폭을 좁혔다. 또, SUV의 넓은 적재공간과 다양한 시트 배치는 실용성과 아웃도어를 중시하는 최근의 라이프스타일과 맥을 같이했다. 오토데일리는 국내 판매중인 국산과 수입 SUV에 대해 상대 비교가 아닌 각 모델별 특징을 살펴보고 자동차 시장에서 갖는 의미를 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 코란도C LET 2.2d

[오토데일리 이다일 기자] 대부분의 사람들의 올해 쌍용자동차의 효자는 ‘티볼리’라고 입을 모을지 모르지만 이순간에도 말없이 제 몫을 다하는 효자는 사실 ‘코란도’다. 판매량에서도 6월까지 티볼리는 누적 1만8524대가 팔렸는데 코란도 시리즈인 코란도C와 코란도스포츠를 합하면 2만1086대가 팔렸다. 아직까지 쌍용자동차의 주력 모델은 코란도다. 1969년부터 시작한 대한민국 자동차 최장수 브랜드 ‘코란도’ 말이다.

 쌍용자동차가 프레임 타입 차체 대신 승차감이 더 좋은 코란도C를 내놓은 것은 2011년이다. 제주도 산방산을 배경으로한 시승행사가 아직도 기억이 난다. 해고와 파업으로 이어졌던 상용차의 아픈 역사 때문에 출시가 늦어진 그 차다. 기존의 코란도들이 뒷바퀴 굴림방식을 고수하고 전통적인 4륜구동 모델을 지향했다면 당시 나온 코란도C는 훨씬 젊어졌다. 최신유행을 따랐다. 앞바퀴 굴림방식을 적용했고 차체도 경량화했다. 2013년 8월에는 페이스리프트도 진행해서 LED포지셔닝 램프와 TPMS 등 법적 규정사항이지만 신형 자동차에 걸맞은 옵션도 추가했다. 올해 1월에는 변속기를 일본 아이신의 6단 자동변속기로 변경한 새 모델을 출시했다. 2.0 디젤 엔진과 어울리며 수동변속기 모델도 더하는 등 쌍용차는 코란도C에 공을 들였다.

▲ 코란도C에 적용한 2.2 디젤 엔진

 가장 공들인 모델은 아마도 이달 2일 출시한 유로6 엔진을 적용한 코란도C가 아닐까 싶다. 엔진을 기존 2.0리터에서 2.2리터로 바꿨다. 배기량이 늘었지만 연비는 복합 12.8km/l에서 13.3km/h로 3.9% 향상됐다. 9월부터 생산하는 신차는 유로6 배출가스 기준을 맞춰야하기 때문에 나온 고육지책이지만 쌍용차의 향후 전략을 보여주는 중요한 모델이다. 쌍용차는 코란도C를 시작으로 전 모델의 2.0리터 유로5 엔진을 2.2리터 유로6 모델로 교체한다. 또, 티볼리에 들어가는 1.6리터 디젤엔진을 유지해 두 개의 디젤 엔진으로 전 세계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코란도C를 타면 이른바 ‘가성비’ 좋은 기능과 의외의 ‘성능’에 놀라게 된다. 2011년 첫 출시 때도 그랬고 2013년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타고 경기도 계곡으로 떠났을 때도 그랬으며 이번 유로6 모델 역시 그랬다. 차체는 같지만 최신 유행에 맞춰 변화한다.

▲ 코란도C LET 2.2d의 엔진룸
▲ 코란도C 실내

 이번 변화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엔진이다. 가속력을 시험하기 위해 출발부터 풀악셀을 시도했다. 휠스핀을 일으키며 달려 나가기 시작한다. 1400rpm에서 구현된다는 40.8kg.m의 토크가 느껴진다. 경쟁 모델인 현대자동차의 올 뉴 투싼이 1750rpm에서 시작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빠른 반응이다. 평소에 이렇게 급가속하는 일은 많지 않겠지만 도심이나 언덕길 주행에 시원한 성능을 낸다. 36.7kg.m에서 개선된 토크는 새로운 엔진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엔진의 변화는 주행 성능에도 영향을 준다. 시속 100km/h와 150km/h의 차이를 탑승자가 거의 느끼지 못한다. 시승에서도 고속도로를 달리며 잠시 추월하기 위해 가속을 했지만 탑승자들은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 실내에서 느끼는 소음과 진동이 크게 줄었다. 시속 100km/h나 150km/h나 비슷한 수준의 소음, 진동이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고속에서 핸들이 조금 가벼운 느낌이지만 이 차가 달리기 위주의 세단이 아니고 4륜구동 SUV인 것을 고려하면 이해해야한다. 대신 가벼운 핸들은 비포장도로를 포함한 험로를 달릴 때 진가를 발휘한다.

▲ 코란도C의 계기반
▲ 코란도C LET 2.2d

 신 모델에 일본 아이신의 변속기를 장착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분명 인기요소다. 기존 호주 비트라의 변속기가 온라인 동호회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지탄을 받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이신의 변속기를 적용한 국산차는 항상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기도하다. 아이신 변속기는 쉐보레의 윈스톰(현재는 캡티바), 스파크에도 들어갔고 쌍용차의 티볼리에도 달려있다.

 실내 공간은 동급 SUV와 비슷한 편이다. 특별히 넓거나 좁지는 않다. 다만, 2열 좌석이 뒤로 젖혀진다. 보통 뒷바퀴 휠 하우스의 간섭으로 의자가 고정되기 마련이지만 시트 디자인을 바꿔서 뒷좌석 승객이 편하게 누울 수 있게 만들었다.

 어지간한 편의사양은 모두 들어있다. 최신 유행하는 그런 것들 말이다. 사실 국내 부품 제조사의 실력도 크게 향상됐고 계기반이나 오디오, 내비게이션 등등 자동차의 전장부품들은 완성차 업체도 모두 구입해 사용한다. 쌍용차 역시 부품사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실내 옵션의 성능이나 편의성은 뒤쳐질 이유가 없다. 오히려 익숙하게 보던 현대자동차나 기아자동차의 특징과 다른 것들이 보여 참신하다.

 예를 들면, 차체 하단에 HDMI단자가 있다. 고화질의 오디오와 비디오를 1개의 단자로 전송하는 규격이다. 보통 DVD나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TV와 연결할 때 사용하는 것이다. 혹은 케이블TV의 셋톱박스와 연결할 때도 쓴다. 최근에는 스마트폰도 HDMI를 지원한다. 케이블만 연결하면 폰 속의 모든 것을 차에 붙어있는 7인치 컬러 디스플레이와 오디오로 보고 들을 수 있다. 아쉬운 것은 현재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5인치 이상인데 7인치 화면으로 보기 위해 케이블에 꼽을 것이냐는 문제다. USB단자를 적용한 차는 많았지만 티볼리에 이어  HDMI를 적용해 참신하다.

▲ 코란도C LET 2.2d
▲ 신형 코란도C의 실내

 이외에도 신형 코란도C에는 오토라이트, 우적감지 와이퍼, HID 헤드램프가 적용됐다. 쌍용차는 코란도 C 2.2 모델을 내놓으며 ‘LET22D’라는 트림명을 적용하고 별도의 앰블럼도 붙였다.

 쌍용차는 이번 유로6 엔진 적용을 통해 배기량에 집착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나라에서는 배기량에 따라 세금을 책정하기 때문에 2.0리터와 2.2리터는 연간 자동차세가 다르다. 연식에 따라 다르게 책정하지만 몇 만원 수준이다. 쌍용차는 배기량이 커지면서도 연비와 출력이 모두 향상됐으니 늘어난 자동차세 이상의 가치는 한다는 입장이다. 설득력이 있다.

 경쟁 모델들은 엔진을 줄이고 있다. 현대차 투싼은 1.7 엔진을 도입했다. 수입차의 디젤 모델도 1.6 혹은 1.7 디젤 엔진의 도입을 이어가고 있다. 모두 다운사이징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적정한 성능을 유지하면서 엔진 크기를 줄이고 환경규제에도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 코란도C의 새로운 트림 앰블럼

 포인트는 적정한 성능에 있다. 환경규제에 따라 엔진이 작아지는 만큼 성능은 터보차저 등의 추가 기능으로 개선해야한다. 그만큼 새로운 기술이 들어가고 복잡한 구조가 필요하다. 쌍용차는 그 중간점에 코란도C를 배치했다. 2.2 디젤 엔진의 가장 작은 차가 코란도C다. 그보다 더 작은 1.6 엔진은 티볼리가 있다. 간섭현상을 줄이고 동급 세그먼트에서 넉넉한 힘과 주행성능을 제공한다. 경쟁 모델이 배기량을 줄이는 과정에서 역발상의 공격을 시작했다.

 쌍용차는 코란도C의 LET 2.2 모델을 내놓으며 가격을 조정했다. 자세한 옵션을 적용해야 경쟁 모델과 비교가 가능하겠지만 현대차 투싼과 비교하면 2.0 모델과 1.7 모델의 중간에 위치한다. 주력 트림으로 살펴보면 코란도C의 가격은 RX고급형을 기준으로 2540만원, 경쟁 모델인 투싼의 2.0 모던은 2655만원이고 1.7 모던은 255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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