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러시아 車 시장 ‘역주행’ 행보 주목…현대차 ‘현상 유지’ BMW·포드 ‘신차 투입’

  • 기사입력 2015.06.10 19:07
  • 최종수정 2015.06.11 16:41
  • 기자명 신승영 기자
▲ 현대차 솔라리스

[오토데일리 신승영 기자] 심각한 위기에 빠진 러시아 시장에서 ‘생즉사 사즉생(生則死 死則生)’의 각오를 외치는 제조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상당수 업체들이 탈주하는 시장 상황에서 오히려 역주행에 나선 제조사들을 살펴봤다.  
 
러시아는 작년 3월 크림반도 병합 이후 시작된 서방의 경제제재와 유가 폭락, 그리고 루블화의 가치 급락 등이 시장 전반에 몰아쳤다. 경기 침체 속에서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자동차를 포함한 시장 전반에 걸쳐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됐다. 
 
그 결과 러시아 신차 판매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약 64만대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7%가 감소했다.   
 
르노-닛산과 폭스바겐 등은 공장 가동일을 조절하며 생산 및 판매량을 줄였다. PSA 푸조 시트로엥 등은 물량 공급을 중단했고, GM은 공장 폐쇄 및 판매 중단에 이어 러시아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솔러스와 CKD 공급 계약을 맺고 있는 쌍용차도 지난 2월부터 수출을 멈췄다.
 
이 가운데 러시아 시장을 지키는 대표적인 업체는 현대차그룹이다. 현대·기아차는 현지 시장에서 생산 및 판매를 유지하고 있다. 
 
절대적인 판매 수치는 감소했지만, 현대차그룹의 시장점유율(M/S)은 20.2%까지 치솟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 생산된 솔라리스(Solaris)는 지난 한 달간 총 1만654대가 판매되며, 라다 그란타(Granta)를 제치고 5월 러시아 베스트셀링카에 등극했다. 
 
이어 포드가 러시아 현지 투자 및 지원을 강화하고 새로운 수장을 선임했다. 
 
포드는 신형 몬데오와 포커스 페이스리프트 모델 등 4개의 신차를 러시아에서 생산한다고 지난 4월 전격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현지 합작사인 포드-솔러스(Ford-Sollers)의 지분을 추가 확대하고, 생산 지원 자금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솔러스에는 포드 영국법인 출신의 마크 오벤든(Mark Ovenden)를 새로운 CEO로 선임했다. 러시아 시장 전문가로 알려진 마크 오벤든 신임 CEO는 오는 7월부터 본격적인 경영 활동을 전개한다. 포드는 신차 투입과 현지 전문가 배치 등을 통해 어려운 시장 상황을 극복할 방침이다.
 
BMW도 신형 X4 등을 러시아 시장에 새롭게 출시한다. 신형 X4 등은 BMW 미국 공장에서 반조립 상태로 만들어진 키트가 부분 녹다운 방식(SKD)으로 러시아에 공급된다. 최종 조립 생산은 아브토토르(Avtotor)의 칼리닌그라드 공장에서 이뤄진다. 
 
러시아 시장은 총체적인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브랜드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포르쉐는 두 자릿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렉서스 역시 올해 판매 성장율이 10%대에 육박했다. 
  
BMW가 러시아에 신차를 투입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폭스바겐은 현지 시장에서 사업 범위를 축소하고 있지만, 그룹 산하의 포르쉐와 벤틀리는 판매 네트워크를 오히려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와 포드, BMW 등이 러시아 시장을 사수하려는 이유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높은 시장 잠재력을 믿기 때문이다. 더욱이 글로벌 제작사의 이탈과 현지 업체들의 폐업이 더해지며, 이들의 시장 지배력은 한층 강해졌다. 
 
다만, 루블화 변동에 따른 수익성 하락은 여전히 고민이다. 많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 아래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