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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창업가 4세 아키오 사장 ‘개혁 칼 빼들었다’…글로벌 경영 본격 추진

  • 기사입력 2015.03.13 00:06
  • 최종수정 2015.03.16 11:39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오토데일리 이상원 기자]토요타자동차가 오는 4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창업가문 출신인 토요타 아키오사장의 대정봉환(大政奉還) 6년째를 맞으면서 친정체제 구축과 함께 본격적인 글로벌 경영을 펼쳐 나가기 위한 새판 짜기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조직 개편의 핵심은 그동안 토요타의 주축 세력이었던 조 후지오 명예회장과 와타나베 사장 등 전임 전문경영인 시대의 인물들이 2선으로 후퇴하고 보다 젊고 패기 있는 관리자들에게 실권이 부여됐고 특히 글로벌 인재들을 대거 발탁한 것이 특징이다.

즉, 그동안의 관행성 승진을 과감히 배제하는 대신, 실력 위주의 발탁인사를 통해 신속한 의사결정과 실행력을 강화, 장기 성장 전략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또 그동안 본체인 토요타자동차의 단독 리더형 전략에서 토요타 방직이나 아이신 정기 등 그룹 계열사와의 연대를 강화, 본격적인 그룹 경영에 나선 것도 새로운 시도다.

◆아키오체제 2기, 젊고 새로운 리더로 교체

토요타 아키오사장이 경영권을 쥔 2009년부터 6월부터 5년간은 아키오사장의 경영능력을 시험하는 기간이었다.

위기의 토요타를 구하기 위한 이른바 ‘대정봉환(大政奉還)’ 속에 토요타호의 키를 잡았던 아키오사장은 이 기간 동안 평생 동안 겪을 많은 일들을 한꺼번에 겪었다.

2010년 대규모 리콜사건이 터졌고 이로 인해 미국의회 청문회 자리에 불려나가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리콜사태가 채 수습되기도 전인 2011년에는 동일본을 휩쓴 쓰나미로 생산이 장기간 중단되는 등 자연재해까지 그를 괴롭혔다.

이 같은 어려움을 모두 극복해 내고 지난해에는 129년 세계 자동차 역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판매 1천만대를 넘어서면서 세계 최고의 자동차기업으로 우뚝 섰다.

경영성과 면에서도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0% 증가한 2조7천억 엔(24조6800억원)으로 토요타 역사상 최고기록을 세웠다.

이번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은 이 같은 토요타의 위상을 지속시켜 나가기 위한 조치로, 취임 후 3년차에 발표했던 ‘토요타 글로벌 비전’의 실현을 향한 새로운 진용을 구축해 나간다는 것이다.

조직개편의 핵심은 지난 2013년 4월 아키오사장 2기 출범과 함께 단행된 ‘비즈니스 유닛(사업부문)의 신설’과 각 사업부문의 책임제를 근간으로 하는‘지역본부제의 재편’ 등 큰 틀을 기본적으로 계승하면서도 지속 성장을 위한 체질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조직 내부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즉, 지금까지는 부사장이 각 사업부문의 단위나 기능의 집행 최고책임자로써 해당 조직의 업무집행을 총괄하는 톱 의사 결정권자였지만 앞으로는 사업부문의 방향을 제시하는 즉,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의 의사결정을 집행. 감독하는 역할로 대폭 축소된다.

실질적이며 세부적인 경영결정에서 부사장이 제외되고 대신 전무급 이하 중역들의 역할이 대폭 강화된다.

이는 각 사업부문의 최고 책임자나 본부장이 현지에 맞는 의사결정을 재빠르게 내릴 수 있도록 함으로써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자는 것이다.

◆실적 위주의 젊고 유능한 인재. 글로벌 인물 발탁

토요타 아키오사장이 취임 6년째를 맞아 본격적인 글로벌 경영에 나선다

이번 개편의 또 다른 핵심내용은 젊고 유능한 글로벌 인재의 발탁이다. 이번 인사에서 유럽 담당 디디에 르로이 전무(57)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북미토요타의 홍보 담당 줄리 험프(55)씨를 본사 상무로 임명했다.

토요타가 일본인이 아닌 외국인을 본사 부사장에 임명한 것은 회사 출범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현재 토요타 전체의 임원은 57명(사외 이사 3명 포함)으로 이 가운데 외국인은 7명이 근무하고 있다

르로이 부사장은 프랑스 출신으로, 르노자동차를 거쳐 1998년 토요타 프랑스 현지 법인에 입사, 현지법인 사장 등을 거쳤다.

그는 4월부터 토요타 본사에서 일본과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을 총괄하는 ‘제1토요타’ 부문을 총괄하게 된다.

토요타 최초의 여성 임원으로 발탁된 험프상무는 미국 출신으로, 제너럴모터스(GM) 등을 거쳐 지난 2012년 북미토요타에 입사했으며 4월부터 토요타 본사의 섭외. 홍보본부 부본부장으로 근무하게 된다.

또, 지난해 실적이 좋았던 북미와 중국, 유럽지역 담당자들이 대거 승진한 반면, 실적이 좋지 않았던 신흥국이나 오세아니아, 동남아 지역 담당임원들은 모두 계열사로 밀려 나거나 핵심라인에서 배제됐다.

이번 인사에서는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오세아니아를 담당하는 코테라 신야 상무는 승진 3년 만에 제2토요타의 핵심 부문을 맡아 아키오사장의 두터운 신임을 확인시켰다.

반면, 한국을 비롯, 중국과 호주, 아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부문을 담당하는 '제2 토요타'를 총괄해 온 이하라 야스모리부사장은 토요타의 부품 전문 계열사인 아이신 정기 사장으로 밀려나는 등 실적이 부진한 올드세대 중역들은 모두 2선으로 물러났다.

이는 실력 있는 젊은 인재와 다양한 배경을 지닌 글로벌 인물들을 중용하고 성과위주의 인사를 실시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 나간다는 아키오사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인사는 전관예우를 중시하는 일본사회의 풍습을 과감히 탈피했다는 점에서 앞으로는 해외인물의 영입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직원들의 고령화에 대비한 직급 및 임금 체계 개선도 자속가능성을 위한 또 하나의 전략이다.

토요타는 젊은 직원들이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임금 체계를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젊은 직원들을 적극 배려하기 위해 현재의 직능, 자격별 임금체계를 팀을 중심으로 능력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토요타는 지금까지는 근속 연수를 중심으로 한 연공서열식 임금 체계를 채택해 왔지만 앞으로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직원 고령화에 대비, 세대 간 격차를 없애고 65세까지 모든 직원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해 나간다는 것이다.

즉, 일정 근무 년수가 되면 자동으로 승진하고 연봉이 인상되는 기존 틀에서 벗어나 능력 위주로 운영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룹경영 본격 착수. 각 계열사간 유대 강화

 

이번 조직 개편에서 주목되는 또 하나의 사실은 그룹사와의 연대를 대폭 강화한다는 것이다.

토요타 아키오사장은 토요타자동차 뿐만 아니라 그동안 느슨했던 토요타그룹의 역할에 대해서도 주목을 하기 시작했다.

즉, 삼성그룹이나 현대차그룹 등 한국 재벌들의 순기능인 적극적인 의사결정과 탄탄한 중심축의 그룹경영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토요타자동차와 각 계열사간 임원인사 이동을 활성화, 그룹의 연대를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키오사장은 지난 5년간의 혹독한 경영수업을 통해 1천만대 시대 토요타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냈다.

과감한 구습 탈피와 젊고 유능한 글로벌 인재 등용, 그리고 실적 위주의 인사를 통해 경쟁력을 극대화해 나간다는 것이다.

토요타 아키오사장의 이 같은 개혁은 국내 재벌3세들의 경영능력과 리더쉽에 의문이 제기되고 시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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