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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만 아세안 시장 공략하려면 태국에 공장을 지어라" [태국車협회 탄나왓 쿰신 회장 인터뷰]

  • 기사입력 2015.02.04 13:33
  • 최종수정 2015.02.05 11:02
  • 기자명 이상원 기자

태국자동차공업협회(TAIA) 탄나왓 쿰신(Thanawat Koomsin)회장

[오토데일리 이상원 기자]글로벌 자동차 조사기관들은 올해 세계 자동차업체들의 성적은 가장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미국과 중국에서의 결과에 따라 명암이 엇갈릴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성장률이 높지 않거나 부진한 시장에서의 점유율 방어도 미국이나 중국 못지 않게 중요하다.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시장은 중국이 1913만대로 가장 많이 판매됐고 미국이 1650만대, 유럽이 1458만대로 3대 메이저 시장을 형성했으며 남미의 브라질이 330만대, 인도가 253만대, 러시아가 248만대로 그 뒤를 이었다.

자동차업체들은 올해도 심각한 부진속에 빠진 러시아를 제외한 5대 시장에서 접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제외된 또 다른 거대 신차시장이 있다. 바로 아세안지역이다. 이 지역은 개별 국가로 보면 100만대도 미치지 않는 소규모시장이지만 전체를 합치면 한국 내수시장의 두 배가 넘는 350만대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다.

이 시장은 토요타와 혼다, 닛산, 이스즈 등 일본업체들이 전체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반면 한국업체들의 점유율은 채 2%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대.기아,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등 5사의 지난해 아세안지역 수출은 7만6천751대에 불과하다.

이 중 필리핀이 2만841대, 베트남 1만2872대, 말레이시아 1만2285대, 라오스 7803대, 인도네시아 7624대, 싱가포르 6099대, 브루나이 4796대, 태국 2303대. 미얀마 2118대를 기록했다.

업체별로는 현대.기아차가 6만대 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쌍용차가 1136대, 르노삼성이 약 1천여대를 수출했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모기업인 르노자동차가 말레이지아에 현지업체와 합작으로 SM3 CKD 조립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판매량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외에 한국지엠의 모기업인 제너럴 모터스(GM)는 태국 라용에 연산 18만대 규모의 조립공장과 엔진공장을 운영중이지만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대비 절반가량 줄어든 3만대 수준에 그쳤다.

아세안시장의 중심 국가는 태국이다. 태국의 작년 신차 판매량은 총 188만대로, 이중 내수시장에서 80만대가 팔렸고 나머지 110만대는 인근 국가로 수출됐다.

내수 규모로 보면 120만대의 인도네시아가 훨씬 커다. 태국 신차 판매량은 지난 2002년 이후부터 연간 130만대 수준을 유지해 왔지만 작년에는 경기부진과 세제 혜택 철폐로 32%나 폭락했다.

지난 3일 한국 자동차산업의 성장배경을 알아보기 위해 태국정부 및 업계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한 태국자동차공업협회(TAIA.The Thai Automotive industry Association)의 탄나왓 쿰신(Thanawat Koomsin)회장은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연간 6% 이상씩 성장하는 곳으로, 전체의 80%를 일본차가 차지하고 있는 이 곳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태국에 공장을 짓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태국이 지리적으로 아세안국가의 중심에 위치해 있어 태국 내수시장은 물론 인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지로 수출하는데 용이한데다 부품 클러스터(cluster)도 가장 장 형성돼 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태국은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이 유로4에서 유로5로 가는 단계에 있어 유로2나 유로3 수준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지로의 수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유로2 기준이 적용되는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짓게 되면 유로4나 유로5 적용국가로의 수출이 쉽지 않다는 것.

탄나왓 쿰신회장은 "태국 등 아세안국가에서 일본차들이 많이 팔리는 이유는 일본차업체들이 일찌감치 진출해 대규모 투자를 통해 판매, 정비, 중고차, 할부금융 등의 네트워크를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태국 소비자들은 가격대가 싼 차라 하더라도 품질을 많이 따지는 편이기 때문에 확실한 품질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4-5년간의 장기 할부 차량 구입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차값에 대한 부담이 커져도 좀 더 나은 차량을 원한다는 것이다.

그는 "현대.기아차 등 한국산 자동차의 제품경쟁력은 미국차보다 앞서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어 만약 한국업체가 태국에 현지공장을 설립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태국도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카에 대해 특소세 10%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토요타 프리우스나 캠리 하이브리드 모델이 잘 팔리고 있고 독일 등 프리미엄카 판매량도 연간 9만대에 달하고 있는 등 시장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한 번 도전해 볼 만한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혼다차의 경우, 태국시장에 처음 진출했을 때 저가 이미지가 강한 일본차 대신 미국차라는 점을 부각시켜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조언했다.

탄나왓 쿰신회장 일행은 한국 체류 기간동안 현대차 아산공장 생산라인과 한국자동차산업협회를 방문했다.

태국자동차공업협회는 토요타 등 완성차 17개사와 2륜차 업체 7개사, 그리고 부품업체 133개사 등 총 157개 회원사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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