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현대차그룹 주가방어 "연타석 실책"...미래는 어떻게?

한전부지 낙찰로 시작한 주가하락, 블록딜 실패로 악영향

  • 기사입력 2015.01.13 17:52
  • 최종수정 2015.01.15 11:35
  • 기자명 이다일 기자

[오토데일리 이다일 기자] 하루 만에 1조6900억원이 사라졌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주가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에 대해 블록딜을 시도했다 실패하자 주가가 폭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는 책임론도 부상했다. 한전부지 투자와 이번 블록딜 실패까지 이어져 현대차그룹의 시가총액은 13조2100억원이 사라졌다.

▲ 현대차그룹의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의 시가총액 합계의 동향. 지난해 9월18일 한전부지 인수 직후 현대차그룹 관련 시가총액은 꾸준히 하향세를 그렸다. 이후 13일 블록딜 실패로 현대글로비스의 시가총액도 급락했다. /그래픽=오토데일리, (단위=조원)

 13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부자의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이 불발됐다. 이들은 씨티그룹을 통해 기관투자자에게 현대글로비스 블록딜 공지를 보냈지만 물량이 방대하고 일부 조건이 맞지 않아 무산됐다.

 매각 대상으로 나온 주식은 현대글로비스 502만2170주(13.4%)로 전일 종가에 비해 7.5~12% 낮춘 주당 26만4000원~27만7500원이다.

 현대차그룹은 공정거래법상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기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매각 실패에 따른 피해는 컸다. 현대글로비스는 2세 경영의 시발점 역할을 하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정의선 부회장의 지분이 대거 매각 대상으로 나오면서 글로비스 주가는 폭락했다. 현대글로비스의 시가 총액은 전날 대비 1조6900억원이 사라졌다.

 증권가에서는 정몽구 부자의 이번 블록딜이 이해할 수 없는 움직임이라고 해석했다. KB투자증권 신정관 박사는 “대규모 물량을 내놓으면서 대형 회사도 아닌 씨티그룹을 한 곳을 통해 진행하다보니 성사 가능성이 낮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대글로비스의 지분 가운데 정몽구 회장의 지분이 주로 나왔다면 시장에서 반응했을 수 있겠지만 정의선 부회장 지분이 대거 나오면서 매력 없는 상품이 됐다”며 “현대차그룹의 움직임을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 현대차그룹의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의 시가총액 동향. /그래픽=오토데일리, (단위=조원)

 이번 블록딜 실패로 인해 현대차그룹은 생채기만 남았다. 지난해 9월 한전부지를 10조원에 낙찰 받으면서 떨어지기 시작한 주가가 이번 사건으로 인해 한 번 더 추락했다. 삼성동 사옥 낙찰 발표 직전인 9월17일과 시가총액을 비교하면 현대차 8조6000억원, 기아차 1조9500억원, 현대모비스 1조1200억원, 현대글로비스 1조5400억원 등 총 13조2100억원이 빠져나갔다.

 현대차그룹은 그간 주가를 부양하기위해 갖은 노력을 해왔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의 이사 대우 이상 등기임원들은 자사주를 매입하며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블록딜을 실패하며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는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한전부지 인수와 블록딜이 부메랑이 됐다. 현대차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이 이번 블록딜 실패를 두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전면적으로 주가 방어에 나선 가운데 왜 이번 같은 사건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며 “지난해 판매는 800만대를 넘기며 실적을 개선했지만 회사 가치는 점차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