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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8보다 덜 팔리는 기아 K9, 美 최고스타 르브론 제임스 약발 통할까?

  • 기사입력 2014.10.17 08:42
  • 최종수정 2014.10.19 22:15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오토데일리 이상원 기자]기아자동차 미국법인이 15일(현지시간) 미국프로농구(NBA)의 스타 르브론 제임스(Lebron James)를 K9(현지명 K900) 홍보대사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르브론 제임스는 지금까지 열 번이나 미국 프로농구(NBA) 올스타에 선정되며 현역 최고의 농구선수로 인정받고 있는 스포츠 스타로 앞으로 수 년간 K9을 타고 다니면서 기아차를 홍보하고 광고에도 등장하게 된다.

물론, 기아차는 르브론 제임스를 홍보대사로 끌어들이면서 천문학적인 돈을 지불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르브론 제임스는 미국 최고의 연봉과 광고비로 미국 억만장자(10억달러 이상 자산가) 대열에 합류한 미국 최고의 스타이자 자산가다.

지난 11년 간 구단으로부터 1억2천800만달러(약 1천300억원)를 받았고 지난 7년 간 9천만달러(약 914억 1천300만원)의 광고수입을 거둬들였다.

그는 현재도 나이키로부터 광고계약과 그의 이름을 딴 브랜드 로열티 명목으로 매년 2천만달러(약 203억원)를 받고 있는 등 지난해에만 광고수입으로만으로 무려 5천300만달러(약 538억 3천200만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아차가 미국 최고 몸값의 르브론 제임스를 K900 홍보에 투입한 이유는 그만큼 K900이 절박한 상황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미국 럭셔리 시장에 뛰어든 K900은 첫 달 105대, 4월 260대, 5월 227대, 6월 224대 등 월 평균 237대가 판매되면서 성공적으로 진입하는 듯 했으나 지난 7월부터는 판매가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다.

7월에는 132대로 가장 많이 팔렸던 4월의 절반으로 떨어지더니 8월 102대에 이어 9월에는 겨우 56대 판매에 그쳤다.

이는 희귀차종으로 분류되는 BMW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인 i8(67대)보다 덜 팔린 것으로, 사실상 판매가 중단된 것이 다름없는 수준이다.

K900의 3-9월 누적 판매량은 1천106대로 같은 기간 2천596대가 팔린 현대 에쿠스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K900은 인근 캐나다에서도 누적 판매량이 겨우 21대에 그치고 있다.

올해 1-9월 기아자동차의 미국시장 판매량이 44만5천17대로 6.9%가 증가했고, 미국 신차 및 럭셔리시장도 전년 대비 7% 이상 성장한 사실을 감안하면 K900의 미국시장 진출은 완전한 실패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기아차 미국법인측은 올 초 K9을 미국시장에 투입하면서 첫 해 판매목표를 5천대로 잡았으나 목표의 3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자 크게 당황하고 있다.

K9이 미국시장 진입에 실패한 이유는 브랜드 이미지에 비해 턱없이 높은 가격대와 특징없는 제품력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기아차는 K900을 투입하면서 지금까지의 저가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당신이 아는 럭셔리에 도전하라"(challenge the luxury you know)는 슬로건으로 과감한(?) 고가 정책을 선택했다.

K900의 미국 판매가격은 기본모델이 6만400달러(6천233만원)로 6만1천250달러인 에쿠스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에쿠스와 비슷한 크기와 파워트레인에 에쿠스 이상의 고급 사양들을 대거 적용했지만 현대차와는 여전히 큰 브랜드력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K900이 디자인이나 차량의 특성에서 기존 럭셔리 차종들과 차별화되는 점이 전혀 없다는 점도 미국인들이 외면하는 또 다른 이유다.

최근 시카고 트리뷴이 선정한 가장 의미 없고 특색없는 차명 리스트 중 K900이 맨 위에 올라 있는 점이 이를 잘 말해 준다.

K9은 국내에서도 지난 9월까지 판매량이 3천503대로 전년 동기대비 15.9%나 줄었고 9월 단월에는 203대에 그치는 등 국내외 모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르브론 제임스가 K900의 어떤 점에 이끌려 스스로 K900을 구매해 타고 있었는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기아차의 플래그쉽 모델로서의 아이덴티티와 차별화된 제품력을 갖추는 게 스타기용으로 판매를 늘리려는 노력보다 우선돼야 재기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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