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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보다 사람 손이 더 정확' 대규모 리콜 겪은 토요타, 핵심부품 匠人이 직접 가공

  • 기사입력 2014.04.08 15:56
  • 최종수정 2014.05.02 12:34
  • 기자명 이상원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지난 2010년 급가속 문제로 대규모 리콜를 겪었던 일본 토요타자동차가 최근들어 생산 방식을 바꾸고 있다.
 
공장의 높은 자동화율이 생산성은 높여 주지만 최고의 품질을 보장해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절감했기 때문이다.
 
토요타는 리콜사태 이후 생산 공정의 일부를 기계나 로봇이 아닌 사람의 손으로 직접 제작하는 과정을 늘려 나가고 있다.
 
토요타자동차의 일본 국내에 있는 13개 공장에는 현대판 대장간이 100여개나 마련됐다. 이 대장간에서는 건장한 3-4명의 직원들이 1200도로 달군 쇳덩어리를 해머로 두드려 모양을 만들고 있다.
 
여기서는 엔진의 핵심인 크랭크 샤프트를 장인들이 직접 달구고 두들겨서 만든다. 엔진에서 가장 강력한 강도를 필요로 하는 크랭크 샤프트를 사람의 손으로 직접 만듦으로써 최고의 내구성을 갖추고자 하는 것이다.
 
크랭크 샤프트 생산 라인도 기존 1500미터에서 60미터로 대폭 단축시켰고 공작기계 설치 공간도 기존의 10분의1 정도로 줄었다. 
 
이를 통해 토요타는 원자재의 낭비도 10% 가량 절감시켰다. 이 방식은 차세대 프리우스 제작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아이치현 토요타시에 있는 토요타 본사공장은 SUV 랜드 크루저 차체 골격부분의 프레임 작업이 기존 용접로봇에서 엔지니어의 손으로 대체됐다. 
 
이 작업은 로봇이 차체와 부품을 용접하다 보니 곡선부분에 틈새가 생기거나 소재가 젖혀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돼 왔다. 
 
토요타는 이를 수작업으로 전환, 그 원인을 찾아내 불량률을 줄이고 생산 효율성을 높였다. 

차체의 틈새용접을 곡선 부분에 대는 버너의 각도를 바꿔 상하로 움직이면서 용접을 하도록 함으로써 기존 평균 13mm였던 틈새가 8mm로 축소됐다. 
  
로봇들이 수행하던 주요 작업에 숙련된 장인들이 직접 참여함으로써 정밀도를 높이고 불량률을 낮춘 것이다. 
 
그 결과, 대당 재작업 건수가 약 55% 가량 개선됐으며 차체 제작부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 동안 인건비 및 소재 비용을 무려 22%나 절감시켰다.
 
토요타의 조립라인이 아닌 핵심 생산 라인에 직접 투입되는 숙련공들은 현재 400여명 정도로, 일본공장 외에 전 세계 공장으로 파견되고 있다. 
 
토요타는 원래 로봇보다 숙련공에 의존하는 작업방식을 선호해 왔지만 지난 2002년부터 매년 50만대씩 생산이 늘어나면서 현장교육이 크게 줄어들었으며 이로 인해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켜 왔다.
 
이 때문에 지난 2009년 취임한 토요타 아키오사장은 토요타가 대기업병에 걸려 생산확대에 혈안이 돼 인재육성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요타그룹의 글로벌 생산은 지난 2002년 631만대에서 연평균 7%씩 성장, 2007년에 950만대를 기록했다.
 
그 후 2008년의 세계 금융 위기를 거치면서 2009년에는 723만대로 격감했다.
 
그 해에 취임한 토요다 아키오사장은 이후 대량 리콜 문제에 직면했고 이어 동일본 대지진과 태국 홍수 문제를 겪으면서 '진정한 경쟁력'을 모색해 왔다.

아키오사장은 지난해 세계 1위를 노리고 있는 독일 폭스바겐 (VW)그룹과 제너럴모터스(GM)가 잇따라 생산 능력을 대폭적으로 늘리고 있는 가운데서도 공장 신설을 향후 3년 간 동결한다고 밝혔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들 업체에 1위 자리를 내 줄수도 있지만 아키오사장은 확실한 품질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것이다.
 
토요타는 전통적으로 고수해 온 장인들의 '만들기 정신'을 앞세워 세계 제일의 품질에 재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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