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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정말로 자괴(自壊: 스스로 무너짐)하고 있는가?

  • 기사입력 2017.07.31 15:37
  • 최종수정 2017.08.01 18:15
  • 기자명 이상원 기자
현대차는 정말로 스스로 무너지고 있는 것일까?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보면 진짜 위기상황임이 틀림없다.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일본의 대표적인 우익신문인 산케이 신문(産經新聞)이 현대자동차의 부진에 대한 기사를 게재했다.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 글로벌 판매가 8.7%, 영업이익이 무려 30%나 감소했기 때문에 충분히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를 만한 상황이다.

이 일본 언론은 ‘현대차 自壊(자괴) 이유? 경쟁력 부재’ 란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시장이 SUV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데 여기에 제때 대응하지 못해 상위권에는 한 개 차종도 오르지 못했고, 노조는 파업을 결의했으며 R&D 부문도 부재인 상태로, 현대.기아차가 스스로 자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장 중요한 시장인 중국에서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1-6월)에 전년 동기대비 거의 절반으로 떨어졌고 미국과 내수시장에서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서의 판매급감은 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시스템(THAAD)의 한국배치에 대한 중국 측의 보복조치의 영향이라고 현대차는 변명하고 있지만 현대차 자체의 경쟁력 저하를 지적하는 견해도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게다가 현대차 노조는 6년 연속 파업을 결정, 삼성전자와 함께 한국의 제조업을 대표하는 메머드 기업이 ‘자괴’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현대.기아차가 중국시장의 현 상황에 대한 위기감이 강하다면서 지난달 대응책 마련을 위해 150명 규모의 태스크 포스(특별)팀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실제 지난 6월 중국판매는 현대차가 전년 동기대비 64% 감소한 3만5천 대, 기아차는 62% 감소한 1만7천 대로 그룹전체로는 63% 감소한 5만2천여 대에 그쳤다.

현대차에 있어 중국시장은 전 세계 판매량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그러나 3월 THAAAD 사태 이후 그룹 판매대수는 50% 이상 격감, 결국 상반기 전체적으로 46.7 %나 감소했다.

현대차의 중국 판매가 급감한 것은 2월 사드 배치 이후부터이기 때문에 사드 배치로 인한 한국 제품 불매운동이 주원인임이 틀림 없다.

하지만 한국 국내에서는 현대차의 근본적인 경쟁력 저하가 판매 감소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산업연구원이 지난 6월1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 상반기 한국 자동차업체의 중국시장 판매 감소율은 2012년 있었던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중일 간 갈등으로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받았던 타격보다 훨씬 크다"며 "단순히 THAAD 문제 때문이라기 보다는 한국업체의 경쟁력 약화가 중국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을 인용했다.

특히 현대차의 부진은 중국시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미국시장 등에서도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현대.기아차의 6월 미국시장 판매는 전년 동월대비 15%가 감소했고 상반기 전체로는 전년 동기 대비 8.6%나 줄었다.

상반기 내수 판매도 현대차가 1.8%, 기아차가 7.6%가 감소했다. 국내와 해외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케이 신문은 현대.기아차의 부진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쟁력 저하의 원인으로 일본차나 독일차 등과 비교한 ‘브랜드 전략의 실패’를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일본 마쯔다는 ‘조작이 편리’하다든가 독일 폴크스바겐은 연비가 좋다든가 등의 브랜드 이미지가 확고히 자리를 잡고 있지만, 현대.기아차가 갖고 있는 가격의 저렴함은 중국차의 대두로 별다른 강점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시장에서 인기있는 SUV와 픽업트럭 등의 모델 개발이 늦어진 것도 또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현대차가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는 노사 갈등도 골치 아픈 문제다. 이미 파업을 결의한 노조가 실제 파업에 들어가게 되면 하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지적이다.

현대차의 1인당 평균 연봉은 토요타와 폴크스바겐 등 해외업체보다 20% 정도 높고, 친환경 및 자율주행 등 향후 자동차시장의 승패를 결정하는 핵심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가 늦은 것도 또 하나의 요인으로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 상태로 가다가는 현대차의 몰락은 불가피해져 한국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산케이 신문은 종종 현대차를 비하하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하고 있지만 이 기사의 경우 모두 틀린 것은 아니며 부분적으로는 경각심을 줄 만한 내용도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 쏘나타와 엘란트라(아반떼)가 한 때 TOP10에 단골로 참여했었으나 최근 닛산 로그, 혼다 CR-V등 일본산 SUV들이 상위권에 포진하는 동안 현대, 기아차는 20위권 이하로 밀려났다.

경쟁모델이 없는 건 아니지만 제네시스 브랜드와 부동산 투자에 집중하면서 현대차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뒷전으로 밀리면서 스스로 경쟁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일본 매체의 놀림감이 되기 전에 제품에 대한 집중투자로 제품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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