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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車 부품 산업피폐와 운전자 안전 위협하는 짝퉁 부품과의 전쟁

  • 기사입력 2017.04.27 11:42
  • 최종수정 2017.04.27 11:56
  • 기자명 박상우 기자
지난해 11월 하노이 시장관리국과 현대모비스가 불법 자동차 부품 유통 현장을 단속하는 모습

[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지난해 11월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Le Gia Dinh 상가에 현대모비스 글로벌 시장관리팀, 하노이 시장관리국, 세관 등 단속원 24명이 급습했다.

Le Gia Dinh 상가는 500여 개의 자동차 부품 유통업체가 밀집된 곳으로 합동단속반은 이 곳에서 짝퉁 부품이 제조된다는 사실을 입수하고 들이닥쳤다.

조사 결과 10개 업체 중 6개 업체가 3,500여 개의 크랭크샤프트 베어링, 피스톤, 클러치 등 한화 7,400여만원에 상당하는 36여 개 품목의 자동차 모조부품을 제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베트남 당국은 모조부품 유통 업자들에게 경고조치를 하고 업자 당 최대 2만5천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압수된 모조부품들은 대리인 참관 하에 시장관리국에서 폐기 조치했다.

이처럼 자동차 안전과 직결되는 짝퉁 부품을 만드는 업체가 세계 곳곳에서 적발되고 있다. 

지난해 현대모비스는 중국, 인도, 유럽, 러시아 등에서 각국 공안당국과 함께 단속을 벌인 결과 적발건수가 360여 건에 달했다. 

또한 현대모비스가 최근 3년 동안 현지 234개 업체를 적발하고 160여억원에 상당하는 모조부품을 폐기했다.

그러나 불법 제조사들은 단속망을 피하기 위해 아파트나 농가를 공장으로 개조하고 야간에만 공장을 돌리는 등 그 수법이 날로 진화하고 있다. 

또한 유통업체로 공급된 부품들은 판매 직전에 상표가 부착되거나, 유통업체가 모조품과 순정품을 병행 취급하면서 박스 갈이 형식으로 모조품을 순정품으로 포장해 둔갑시키기도 한다.

여기에 업체들은 현대기아차 뿐만 아니라 북미, 유럽, 일본 등 타 자동차 메이커의 각종 부품까지 포함한 종합 카타로그를 만들어 중동과 남미 등 제 3국의 바이어들에 대한 영업에 나서는 수준에 이르렀다.

수법이 진화할 뿐만 아니라 시장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짝퉁부품 제조업체들이 늘고 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는 전 세계 짝퉁부품 시장이 한 해 약 13조원 규모(12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순정 연료필터(좌)와 짝퉁 연료필터(우).

중국 허베이성만 해도 1,500여 개의 짝퉁부품 제조공장이 밀집해있다. 이들 업체들은 반제품, 완제품 조립과 상품화 포장까지 제조단계별로 분업화 하면서 각종 소모품부터 내비게이션, 에어백 등의 안전기능 부품까지 광범위한 짝퉁부품들을 제조하고 있다.

바레인, 카타르, 사우디, UAE 등 중동 지역에서는 약 2조2천억원(20억 달러)의 시장이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무역 기구(WTO)는 짝퉁 부품으로 인해 자동차 업계에서 전 세계적으로 약 25만여 개의 일자리 손실이 발생했다.

현대모비스를 비롯해 자동차 업체들은 정부당국과 합동 단속을 벌이는 등 짝퉁부품을 근절시키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매년 중국 사천성, 광동성, 강소성 등 총 16개 지역에서 현지 공안 당국과 협동해 단속 조사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4월 일본의 토요타자동차는 중국 공안 당국과 대대적인 짝퉁 부품 단속을 벌였다.

그 결과 중국 광저우에서만 에어백, 마스터실린더, 필터, 브레이크 패드 등 3만3천여 개의 짝퉁부품과 도요타의 정품 라벨링 처리가 된 5만5천여 개의 순정부품 상자를 압수했다. 압수품에는 바코드와 시리얼넘버 등이 정교하게 적용돼 있었다.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토요타, 닛산, 현대자동차, BMW, 아우디 등의 부품으로 위변조된 20만여 개의 필터 부품이 압수되기도 했다. 

대부분은 중국에서 제조돼 수입한 것으로 사우디에서 압수되는 자동차 짝퉁 부품은 한 해 약 70만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체들이 짝퉁부품을 근절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금액적인 피해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안전을 크게 위협하기 때문이다.

순정 오일필터(좌)와 짝퉁 오일필터(중).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연료필터의 경우 정전기 등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이를 방전시키기 위한 접지 단자를 두는데, 모조품은 이러한 접지 단자의 강성이 약할 뿐만 아니라 코팅도 안돼 있어 녹이 발생하는 등 쉽게 부식된다. 접지 단자가 부식되면 정전기 스파크가 연료를 발화시켜 화재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짝퉁 에어백의 경우 현대모비스의 시험 결과, 에어백을 팽창시키는 인플레이터의 내압 부족으로 에어백 쿠션이 만개돼야 할 시간, 즉 45~50ms 구간에서도 완전히 전개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에어백의 경우 팽창 문제뿐만 아니라 전개 중 인플레이터가 파열돼 금속 파편으로 탑승자가 상해를 입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의 자동차부품 제조사 협회는 매년 인도 전역에서 발생하는 자동차 사고 중 짝퉁 부품으로 인한 사고가 전체의 20% 수준(2013년)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한 바 있다.

현대모비스는 시장 단속에 직접 나설 뿐만 아니라 세관, 법률대리사, 딜러와 대리점 등을 대상으로 순정부품과 관련된 교육과 세미나, 컨퍼런스 등을 가지면서 짝퉁부품과 관련된 최신 정보제공 등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현대모비스는 북미OE브랜드보호협회에 참여하는 등 각종 국제회의에 정기적으로 참가하면서 글로벌 시장단속 네트워크도 강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법적인 경로로 유통되는 짝퉁 부품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없어 소비자의 노력도 필요하다.

우선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는 부품은 일단 의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부품을 교환하는 정비업체가 순정품을 취급하는 공식 업체인지 확인하고 부품 교환시 순정품 홀로그램 등 정품 여부를 정비 업체측에 꼼꼼히 물어보는 적극성도 필요하다. 

자동차 점검이나 정비시 견적서 등을 미리 받아두고 향후 문제 발생시 증빙 자료로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현대모비스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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