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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압박에 산업부, 전자.석유화학업체에 美 투자 요청. 손 놓고 있는 자동차는 괜찮나?

  • 기사입력 2017.01.11 11:24
  • 최종수정 2017.01.11 17:02
  • 기자명 이상원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기업에 대한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오는 12일 서울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공동위원회가 열린다.

정례적으로 열리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공동위원회는 양 국이 업종별 현안에 대해 논의를 하는 자리다.

이와관련, 우태희 산업부 2차관 주재로 11일 아침 자동차산업협회, 철강협회, 석유화학협회,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반도체협회, 섬유산업연합회,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대한상의, KIEP(대외경제정책연구원), KIET(산업연구원)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1차 통상정책포럼이 열렸다.

트럼프의 신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 갈 지 모르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업종별로 현안을 체크,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산업부는 오는 3월 트럼프 신정부 출범을 전후로 불거질 것으로 예상되는 통상 압박에 대한 대응 수준을 높이기 위해 보호무역 관련 신(新)통상 대응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우 차관은 이날 “한.미 FTA의 충실한 이행으로 양국 간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면서 최근 미국에 진출해 있는 다른 업체들이 잇따라 대규모 투자를 공언하는 등 트럼프에 충성을 맹세하고 있는 것과 관련, 전자와 석유화학, 철강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요청했다.

최근 세계 최대 카오디오 음향기기업체인 하만인터내셔널을 인수한 삼성전자와 프럼프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는 포스코를 겨낭한 것으로 보여 진다.

연간 150만 대 가량의 신차를 판매하고 미국 내에 2개 조립공장을 가동중인 자동차업계의 경우, 아직도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당장은 미국시장에 새로운 투자를 계획하지 않고 있고, 기아차의 멕시코공장 정상 가동에만 신경을 쓰고 있는 분위기다.

이미 미국 포드자동차와 제너럴 모터스(GM)가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압력에 굴복했고 FCA 크라이슬러와 일본 토요타자동차도 미국 내에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고 있다.

앞서 닛산르노자동차도 메르세데스 벤츠와의 멕시코 미국공장 생산계획을 철회하고 미국에서의 생산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12일에는 세계 2위 자동차 부품기업인 독일 ZF Friedrichshafen AG가 미시간 주에 새롭게 800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스테판 좀머 CEO가 발표했다.

ZF는 실리콘 밸리 기술회사인 엔비디아(Nvidia Corp.)와 자율 주행 차량기술을 공동 개발키로 합의,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같은 날 토요타 부품계열사인 덴소 인터내셔널 아메리카도 미시간 대학에 새로운 R&D 실험실을 오픈, 인공지능을 갖춘 자율주행 및 운전자 보조시스템에 대한 고급 연구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에 덴소가 얼마나 많은 돈을 투자했는지는 확실치는 않지만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견제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역력해 보인다.

미국에서 신차를 판매하는 상위 7개 메이커 중 혼다차와 현대.기아차만 아직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토요타의 경우는 멕시코 신공장 건설을 계속 추진하면서도 기존 공장 라인의 생산성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새롭게 투자하고 텍사스에서 진행중인 북미 새 본사 건설 및 인공지능(AI) 연구개발 자회사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방법으로 트럼프의 공격을 피하 나가고 있다.

전혀 새로울 게 없지만 트럼프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절묘한 방안인 셈이다.

북미토요타자동차판매의 밥 카터 부사장은 이번 100억 달러 신규 투자 프러젝트는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미국에서 한국 기업들이 비즈니스를 지속해 나가기 위해서는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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