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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임원 연봉 10% 반납할 만큼 경영사정 팍팍해졌나?

  • 기사입력 2016.10.26 15:05
  • 기자명 이상원 기자
현대차가 글로벌 판매 감소와 각종 악재로 심각한 경영 위기를 맞고 있다.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현대자동차그룹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연봉 10%를 삭감키로 했다.

여기에는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제철,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현대카드 등 51개 계열사 이사대우부터 부회장까지 임원 1천여 명이 동참했다.

이는 임원들이 스스로 결정한 것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단행된 것이다.

임원 뿐만 아니다. 현대차그룹은 직원들에게도 연.월차를 가급적 사용토록 유도하는 등 각종 수당 지출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부터 글로벌 판매 감소와 각종 악재가 이어지면서 올 연말 임원 감축이 평년보다 30% 가량 늘어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고 쏘나타와 아반떼, 그랜저 등 주력모델 판매가 예상 외로 심각해지자 각 부서별로 대책을 마련하라는 경영진의 긴급 지시가 떨어지기도 했다.

실제로 현대차의 올 3분기까지(1-9월) 실적을 보면 생각보다 훨씬 상황이 심각하다.

이 기간 글로벌 판매량은 347만 7,911대로 전년 동기대비 1.7%가 감소했다. 독일 폴크스바겐그룹과 미국 제너럴 모터스(GM), 토요타자동차 등 TOP5 기업들 중 현대차만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내수시장이 48만1,248 대로 3.4%가 줄었고 설상가상으로 해외시장에서도 299만6,663 대로 1.4%가 감소했다.

다행스럽게도 이 기간 매출액은 69조1,110억 원으로 2.9%가 증가했다. 아반떼 등 소형차 대신 SUV와 제네시스 브랜드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질적 경영상태를 나타내는 영업이익은 4조1,723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3.8% 감소했고 영업이익률도 6.0%로 전년 동기대비 1.2% 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상반기의 6.6%보다도 0.6% 포인트가 낮아진 것이다.

경상이익과 순이익도 6조397억 원과 4조6,508억 원으로 각각 5.6%, 6.6%가 감소했다.

현대차측은 신흥시장 통화 약세와 수요 부진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공장 파업 여파로 생산이 감소하며 고정비 비중이 상승했고 특히 국내공장 생산 중단에 따른 판매 차질이 치명적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임원들의 연봉을 삭감할 만큼 경영이 위태로워진 근본적인 이유는 제품 경쟁력 저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대차는 올해 하이브리드카 아이오닉과 신형 i30 등의 신모델을 국내외 시장에 내놨으나 모두 시원찮은 반응을 보이고 있고, 주력인 쏘나타와 아반떼, 싼타페도 한국지엠의 신형 말리부, 임팔라, 르노삼성의 SM6, QM6, 쌍용차의 티볼리에 형편없이 밀리고 있다.

제품의 혁신에 너무 안일하게 대응해 왔다는 지적을 피하기가 어렵다.

내달 본 출시가 예정돼 있는 신형 그랜저IG 역시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그랜저IG 마저 기대에 못 미친다면 현대차는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지게 된다.

글로벌시장에서 대응해 나갈 차세대 제품의 지속적인 개발 대신 부동산 구매에 더 큰 관심을 둔 결과라는 지적도 현대차 내.외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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