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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차, 쌍용차 대대적 구조조정 나서나?

  • 기사입력 2005.11.04 19:57
  • 기자명 이상원

쌍용자동차의 대주주인 상하이기차가 소진관 쌍용자동차 사장을 경질한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현재 쌍용차 내부에서는 노조측 주장대로 상하이기차측이 쌍용차가 갖고 있는 핵심기술을 빼가기 위한 수순일 것이라는 주장과 대주주로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직원들은 어떤 배경이든 시점에 매우 적절치 못하다는데 강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쌍용차는 그동안 신차 로디우스와 카이런의 실패로 극심한 판매부진에 시달려 왔다. 특히 상반기에는 적자로 돌아서면서 경영에 커다란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달 출시된 소형 SUV 액티언이 예상외로 좋은 반응을 보이면서 모처럼 회사내에 활기가 돌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그동안 신차역할을 못해 미운오리로 전락했던 카이런까지 액티언 열풍에 편승, 계약고가 꾸준히 상승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상하이기차는 왜 하필이면 이런 때 소사장을 경질하는 악수(?)를 뒀을까? 소사장은 당장 경질하지 않더라도 내년 2월이면 대표로서의 임기가 끝나게 된다. 때문에 노조나 직원들의 큰 반발 없이도 자연스런 경영진 교체가 가능해진다.
 
소사장 경질 통보로 쌍용차 노조는 벌써부터 들썩거리고 있다. 노조측은 상하이기차가 쌍용차의 기술을 빼가기 위해 소사장을 압박한 것이라며 상하이기차가 인수당시 했던 약속에 대한 답변을 요구해 놓고 있다.
 
즉, 인수당시 상하이기차가 노조측과 약속했던 10억달러 이상의 투자와 직원 고용보장, 그리고 현 경영진의 경영자율권 보장 등이 얼마나 지켜졌는가를 따지겠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상하이기차로서는 할말이 별로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인수이후 지금까지 단 한푼도 추가 투자된 바가 없고 경영에서도 자율성이 보장되지 못했다.
 
상하이기차는 쌍용차 경영진이 신차에 대한 투자를 요청하면 지급보증을 서 줄 테니 은행에서 빌려 써라는 대답만 계속해 왔으며 그나마도 하반기부터는 아예 자금을 빌리는 것 조차도 허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때문에 상하이기차는 현 시점에서 소사장을 경질할 경우, 직원들과 노조의 심한 반발을 예상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상하이기차의 진짜 의도는 무엇일까? 상하이기차는 5일 오전 중 이사회를 열어 신임사장을 선정, 7일 전격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 이사회에는 상하이기차 첸홍총재와 장쯔웨이 쌍용차 대표, 장하이타오 쌍용차 기획재무 담당부사장, 그리고 김승언씨, 박동수씨, 정명섭씨, 정주식씨등 사외이사들이 참석한다.
 
이같은 일정대로라면 벌써 소사장 후임을 선임해 놨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런 전후사정들을 감안하면 상하이기차는 쌍용차를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어가기 위해 기존 경영진들을 대폭 정리하는 대대적인 물갈이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즉, 그동안 상하이그룹이 진행해 온 쌍용차를 포함한 그룹 전체의 사업방향과 투자계획이 완료됨에 따라 쌍용차를 자신들의 의도대로 이끌 새로운 경영진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상하이기차측의 의도대로 경영진 교체가 이뤄질 수 있을까? 쌍용차의 경영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노조측은 경영진 선임문제는 노조와 무관하다면서도 상하이차측의 다음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쌍용차노조는 4일 긴급 대의원회의를 열고 향후대책을 논의했고 장쯔웨이사장에게 요구해 놓은 확답을 7일 받아 본 후 타당한 답변을 얻어내지 못한다면 상하이기차측이 약속을 어긴 것으로 간주하고 총파업을 결의하는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노조측은 특히, 파업이 결의되면 신뢰를 저버린 상하이기차에 대한 투쟁으로 확대시킬 계획이어서 이번 소사장 퇴진이 외국자본과 노조의 충돌로 번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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