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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청사진 발표한 보쉬, 폴크스바겐 조작사건 의혹엔 침묵

  • 기사입력 2016.06.23 16:22
  • 최종수정 2016.06.24 11:04
  • 기자명 박상우 기자
로버트보쉬코리아 프랑크 셰퍼스 대표이사가 연례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의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보쉬가 폴크스바겐그룹에 불법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이를 묵살했다는 의혹에 대해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다.

보쉬는 23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연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작년 성과와 올해의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특히 미래에 사용될 자동차 기술과 인더스트리 4.0 개발 로드맵을 강조했다.

로버트보쉬코리아 프랑크 셰퍼스 대표이사는 “보쉬는 자동차 업계에 곧 다가올 변화에 자동화, 전기화, 연결성 등을 개발하며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이들 분야에서 폭넓은 전문성과 시스템 통합 역량이 결합돼 혁신적인 모빌리티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전기화 분야에서 파워트레인 전기화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2020년대 초반까지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2배 이상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전기 파워트레인의 복잡성을 낮춰 부피와 중량을 10%까지 줄이기 위해 새로운 세대의 전기모터와 파워 일렉트로닉스를 개발하고 이들을 변속기와 싱글하우징으로 통합하는 등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외에도 국내 시장 수요를 충족하도록 다양한 솔루션에 지속적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간담회에 참석한 기자들은 보쉬의 미래기술보다 최근 화두인 디젤문제와 공장자동화에 따른 고용불안에 대한 질문을 많이 던졌다.

특히 지난해 터진 폴크스바겐 디젤조작사건과 관련된 질문에 이목이 집중됐다. 

프랑크 셰퍼스 대표이사는 ‘현재 폴크스바겐이 디젤조작사건 때 공급됐던 불법 소프트웨어를 고치는 작업을 진행 중인데 소프트웨어만 고치면 차량의 연비나 성능에 아무런 문제가 없느냐’는 질문에 “특정 고객사에 대한 질문을 우리의 기자간담회에서 답하기 어렵다”며 “이해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프랑크 이사는 “우리의 입장은 보쉬의 현지 본사에서 내놓은 공식적인 발언에 의거할 수밖에 없다”며 “추가적으로 답변할 수 있는 사항은 한국 본사 홍보담당자를 통해 전달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보쉬는 폴크스바겐의 불법 소프트웨어 적용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함구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지난해 9월 유럽의 일부 언론들은 폴크스바겐이 지난 2007년 보쉬 측에 배기기스 인증 상황에서는 소프트웨어가 작동을 하고 일반 주행시에는 작동을 하지 않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의뢰했으며 보쉬는 요청에 따라 해당 소프트웨어를 개발, 폴크스바겐에 납품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보쉬는 성명을 통해 "비리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 폴크스바겐그룹의 디젤 차량 커먼레일 인젝션 시스템과 배기가스 관련 컴퓨터 모듈을 납품한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내부 문서를 통해 제공한 소프트웨어를 배기 가스 규제를 피해가기 위해 사용하게 되면 불법을 저지르게 된다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보쉬는 그러나 보도에 나온 것처럼 2007년 당시 폴크스바겐그룹과 주고 받은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보쉬는 “부품업체는 일반적으로 자동차제작사의 사양에 따라 개발한 부품을 메이커에 공급만 할 뿐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는 상호 의견을 교환하거나 동의를 구하지 않는다"면서 "그 부품을 자동차업체가 어떻게 통합시켜 어떤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느냐는 해당 자동차회사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보쉬가 디젤엔진의 커먼레일 시스템 전반에 걸쳐 기술력을 지원하고 업그레이드를 해 주고 있는 만큼, 폴크스바겐이 해당 프로그램을 편법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주장은 모두를 납득시키기에 어렵다는 의견이 있다.

이후 보쉬는 현재까지 이와 관련된 정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또 보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미세먼지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클린디젤'에 대한 사업 허구 논란과 관련해서도 현재 기술력으로 충분히 극복이 가능하다는 낙관론을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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