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기아자동차가 생각지도 않은 멕시코발 악재에 직면했다.
기아차는 멕시코 북부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 시에 건설 중인 멕시코공장이 오는 5월 가동을 앞두고 누에보레온 주 정부가 공장 건설에 주어진 각종 혜택이 지나치게 많다면서 재협상을 요구하고 나서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기아차는 당초 500만㎡의 부지 무상 제공과 5년간 법인세 면제, 20년 간 근로소득세 면제, 각종 인프라 구축 등 4억 달러 규모의 혜택을 제공한다는 내용으로 누에보레온주 정부와 합의했다.
그런데 최근 선거에서 새로운 주지사로 당선된 하이메 로드리게스 주지사가 혜택이 너무 과하고 주정부 재정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인센티브 재논의를 요구하고 나섰다.
로드리게스 주지사는 2014년 협정에서 20년 동안 주 소득세를 한 푼도 안 받겠다는 것은 기아차에 대한 과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으로, 이는 주 법률을 위반한 것이라면서 주 정부는 20년 동안의 주 세금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4일 멕시코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엔리케 폐냐 대통령과 만나 연방정부와 주정부, 기아차가 참여하는 3자 협의체를 통해 재 논의키로 하는 등 공장 가동을 위한 해결책을 약속받았지만 실제 해결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블룸버그 통신은 6일, 누에보레온주 하이메 로드리게스 주지사가 공식성명을 통해 “우리 주정부는 재협상에 나서겠지만 20년간 근로소득세를 면제하는 조건 만큼은 절대 수용불가”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기아차가 이전 주정부와 맺었던 계약을 유지하기를 바라지만 이는 절대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무소속인 로드리게스 주지사는 이전의 여당 출신 주지사가 선심성 정책으로 외국기업에게 인센티브를 퍼 주었다며 이전 정부는 마땅히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기아차가 5월 공장 가동을 위해서는 일정 부분의 양보가 불가피할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번 주정부의 계약 번복으로 멕시코정부는 대외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한국산 자동차의 멕시코 무관세 입성을 우려하는 닛산자동차 등 멕시코에 현지공장을 갖고 있는 외국계 자동차업체들의 반발로 한. 멕시코 FTA 타결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