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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차, 한국서 10년 만에 꼴찌 전락…이유는?

  • 기사입력 2013.10.09 14:42
  • 기자명 이상원
[오토데일리 이상원 기자]일본 혼다자동차가 한국시장에서 꼴찌 브랜드로 전락했다. 한국시장에 진출한 지 꼭 10년 만이다.
 
지난 9월 혼다코리아의 판매실적은 324대로 거의 판매를 포기한 캐딜락(12대)과 미쓰비시(0대), 프리미엄 브랜드인 포르쉐(143대)를 제외하면 13개업체 중 12위로 거의 꼴찌 수준이다.
 
혼다는 지난달 경쟁업체인 닛산-인피니티(416대)는 물론, 푸조-시트로엥(347대), 크라이슬러-피아트(414대), 고급차 브랜드인 재규어-랜드로버(424대)에도 크게 미치지 못했다. 
 
9월까지 연중 판매량에서는 3913대로 전년 동기대비 약 36%가 늘어 상승세를 타는 듯 보이지만 지난해에 연간 판매량이 겨우 3944대로 워낙 저조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착시현상에 불과하다. 
  
2008년 한해동안 무려 1만2356대를 판매, 잘나가던 BMW(8396대)와 메르세데스 벤츠 (7230대), 렉서스(6065대)를 압도적인 차이로 따돌리고 수입차 1위에 올랐던 혼다가 5년 만에 꼴찌로 전락한 것이다.
 
지난 2004년 주력세단 어코드와 인기 SUV CR-V를 앞세워 한국시장에 진출했던 혼다는 첫 해 1475대에서 2006년 3912대, 2007년 7109대, 2008년 1만2356대 등으로 해마다 2배 가량의 높은 성장률로 승승장구하면서 수입차 1위에 올랐었으나 이듬해에는 4905대로 곤두박질쳤다.
 
이어 2011년 3153대, 2012년 3944대, 그리고 올 9월까지 3900여대로 바닥을 헤매는 등 심한 부침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엔고를 피해 미국에서 신형 어코드를 비롯한 5개 신차종을 한꺼번에 투입했는데도 판매가 오히려 줄어드는 등 무기력한 모습이 계속되고 있다.
  
혼다가 한국에서 꼴찌로 전락한 직접적인 원인은 2009년 이후 몇 년간 계속된 엔고 때문이지만 근본적으로는 한국시장에 물건을 갖다 팔고 철저히 이익만 챙기겠다는 혼다차의 경영방식과 혼다차 한국법인의 경쟁력 부재 때문이다.
 
같은 상황에 놓였던 토요타는 해마다 큰 폭의 적자가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창업가문 출신의 토요다 아키오사장이 수 차례 한국을 방문, 한국법인 직원들과 판매딜러를 격려했고 가격 경쟁력 유지를 위해 다른 국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차량을 공급해 주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토요타는 딜러가 살아야 자신들도 존재할 수 있다며 올해 토요타와 렉서스 판매딜러의 흑자 전환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최악의 판매부진으로 적자규모가 무려 1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는 닛산차 역시 도시유키 시가 최고집행임원(COO)의 한국시장 격려 방문과 함께 수백억원을 지원하는 등 한국시장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 결과 토요타는 지난해 1만5771대를 판매한데 이어 올해도 1만3천여대 판매가 예상되는 등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로서의 자존심을 지켜 나가고 있고 닛산코리아도 올들어 판매가 빠르게 회복되는 등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반면, 혼다차는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본사의 지원은 없다며 자체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혼다코리아는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약 500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냈으나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약 35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때문에 혼다코리아는 현재 200억원 가량의 적립자금으로 근근히 버텨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기간의 부진으로 혼다코리아 판매딜러들 역시 문 닫기 일보 직전까지 몰려 있다. 이미 경기 분당딜러였던 휴젠은 경영악화로 혼다코리아와 갈등을 겪다가 딜러권이 해지되면서 수개월째 영업이 중단되고 있다.
 
먼저 참여한 딜러들의 경우, 정비부문에서의 수익으로 겨우 적자를 모면하거나 적자상태에 빠져 있고 후발 업체들은 대부분 만성 적자에 허덕이고 있지만 혼다코리아로부터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 
  
혼다 판매딜러들은 이젠 더이상 희망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도달했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어코드와 시빅은 올 9월까지 미국 승용부문 판매 2위와 3위, CR-V는 SUV부문 1위를 달리고 있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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