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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계륵 ‘CVT’ 어쩌나?

  • 기사입력 2013.02.21 02:49
  • 기자명 신승영
[오토데일리 신승영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무단변속기(CVT)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야심차게 CVT를 적용한 제품은 판매가 부진하고, 국내·외 시장에서 CVT 장착이 요구되는 주력 세그먼트에서는 기술력이 부족하다.
 
기아차는 지난해 8월과 9월 CVT를 탑재한 2013년형 모닝과 레이를 각각 출시했다. 기아차는 경제성을 중시하는 경차 고객들의 니즈에 맞춰 기존 4단 자동변속기와 함께 CVT 장착 모델을 선보인 것.
 
그러나 시장에서 CVT 모델에 대한 반응은 기대 이하다. 지난 1월 모닝 전체 판매대수(7722대) 중 CVT 장착 모델은 66대에 불과했다. 전체 판매량의 0.8%. 1월 모닝 구매 고객의 95.1%가 자동변속기 모델을 선택했다. 지난 2012년 연간 판매량을 살펴보면 모닝 판매대수(9만4190대) 중 CVT 장착 모델은 0.4%인 455대이다.
 
지난달 레이 CVT 모델은 전체 판매량의 11.6%(253/2164대)를 기록했다. 단, CVT가 기본 장착되는 가솔린 터보 모델을 제외할 경우, 모닝과 별반 차이가 없다.
 
이 같이 경차 CVT 판매가 부진한 이유는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기 때문이다.
 
모닝 1.0 CVT 모델의 복합연비는 리터당 16.3km(도심 15.4㎞/ℓ·고속 17.5㎞/ℓ), 자동변속기 연비는 리터당 15.2km(도심 14.3㎞/ℓ·고속 16.6㎞/ℓ)이다. 레이의 경우 CVT 모델 연비가 리터당 14.6km(도심 14.0㎞/ℓ·고속 15.4㎞/ℓ), 자동변속기 연비는 13.5㎞/ℓ(도심 12.9㎞/ℓ·고속 14.4㎞/ℓ)이다. CVT와 자동변속기 간 연비 차이는 리터당 1.1km에 불과해 실주행에서 차이를 느끼기가 어렵다.
  
반면, 단점으로는 다양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낮은 출력과 토크의 1.0 엔진과 변속 반응이 느린 CVT가 만나 경차의 주행성능은 더욱 답답해졌다. 가격도 자동변속기보다 비싸다. 과거 마티즈 리콜 등에서 각인된 국산 CVT의 내구성에 대한 낮은 신뢰도 문제다.
 
결국 기아차 CVT 모델은 부진한 판매로 재고만 쌓이고 있으며, CVT 생산 라인을 추가한 현대파워텍도 곤욕스러운 입장이다.
 
그렇다고 현대·기아차가 CVT를 포기할 수 만은 없다.
 
국내 시장에서 CVT로 새롭게 무장한 르노삼성자동차에게 연비 경쟁에서 한 발 뒤처졌다. 판매가 가장 많은 중형 세단 시장에서 SM5 플래티넘이 쏘나타와 K5의 연비를 앞질렀다. 준중형 시장에서도 뉴 SM3가 아반때와 K3의 연비를 넘어섰다.
 
미국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도 닛산 알티마와 혼다 어코드, 토요타 캠리 등 CVT를 적용한 일본차에게 연비 경쟁에서 완패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과거 현대차도 쏘나타(EF)에 CVT를 장착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며 CVT에 대한 내부 인식이 좋지 않다”며 CVT 적용에 대해 쉽게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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