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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츠맨 `간결함속 강력한 성능`

  • 기사입력 2005.06.10 15:58
  • 기자명 하수정

미끄러운 빗길 급커브 길에서 힘껏 엑셀레이터를 밟는 순간, 마찰음으로 인해 `끼익`하고 굉음이 났지만 코너링은 부드럽게 이어졌다. 방향이 틀어지거나 운전석에 충격이 오는 것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빗길에 급커브, 고속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정성을 자랑하는 주인공은 바로 GM대우자동차가 국내 대형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다음달말 선보일 `스테이츠맨`. 스테이츠맨에 장착된 첨단 주행안전장치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는 어떠한 환경에서도 운전자가 의도한 대로 차량의 자세를 제어해 준다는 게 GM대우의 설명이다.

 

ESP버튼을 누르지 않고 이같은 상황을 재연하자 차가 뱅글뱅글 돌면서 시험장 트랙을 벗어났다. 자칫하면 전복사고가 날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옆에 동승한 안전 요원이 사이드브레이크를 급하게 올려줘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차를 멈출 수 있었다.

 

속도를 점점 올려 계기판이 시속 120km에서 150km, 170km로 높아지자 오히려 주행시험장의 도로와 점점 밀착되는 것 같은 안정감을 체험할 수 있었다. 코너링에서도 속도와는 무관하게 후륜구동 특유의 편안함이 지속됐다.

 

호주 맬버른 인근의 `랑랑 주행시험장`에서 직접 체험해본 스테이츠맨은 분명 `보는 즐거움`보다 `타는 즐거움`을 주는 차였다.

 

스테이츠맨의 심장인 알로이텍 V6 엔진은 3600cc의 국내 동급 차량과 비교했을 때 최고출력258ps/6500rpm과 최대토크 347kg.m/3200rpm로 자갈이 많은 비포장 도로에서도 강한 파워를 느낄수 있게 했다.

 

특히 닉 라일리 GM대우 사장이 강조했던 `파워풀한 핸들링`을 한번 겪어본다면 뒷좌석에만 앉아있던 `사장님`도 앞좌석으로 옮겨와 직접 운전석을 잡게 되지 않을까.

 

그렇다고 스테이츠맨에 뒷좌석의 즐거움이 없는 것은 물론 아니다. 스테이츠맨은 차체 길이인 전장(5195mm) 및 앞바퀴와 뒷바퀴 거리인 축거(2940mm)가 리무진을 제외한 국내 대형차중에서 가장 길다. 실제로 뒷자석에 타보니 넓은 공간과 편안한 승차감, 2개의 DVD스크린 등 다양한 편의사항으로 고급 세단의 자존심을 느낄수 있었다.

 

간결하고 날씬한 몸체는 자꾸 봐도 질리지 않는다. 그러나 간결함을 강조하다 보니 디자인이 평범하다는 인상을 줄 수 밖에 없다. 럭셔리하고 우수한 대형차의 성능을 갖추면서도 특별히 튀지 않는 디자인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스테이츠맨을 시도해 볼만하다.

 

스테이츠맨은 GM의 호주 자회사인 홀덴이 생산해 직수입하는 차로, 우리나라에 맞게 운전석을 우측에서 좌측으로 이동시켰다. 그러나 사이드브레이크를 옮기지 못해 사이드브레이크가 변속기의 왼쪽이 아닌 오른쪽에 위치해 있다. 사이드브레이크의 사용 빈도가 많지 않기 때문에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았지만 어색함은 어쩔수 없다.

 

사이드브레이크의 위치를 옮기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 보수적인 생산규모 하에서는 이해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GM대우는 스테이츠맨의 국내 판매 목표를 연간 2000대 규모로 잡고 있다.

 

호주 대형차 시장에서 4년간 1위를 달리고 있는 스테이츠맨은 내달 말 국내에 첫 선을 보이며 주한 호주 대사관에 1호차를 인도한다. 저명하고 위대한 정치가를 뜻한다는 `스테이츠맨`이 국내에 상륙해 호주시장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출처-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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