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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크라이슬러 300C 디젤, 진화한 아메리칸 프리미엄

  • 기사입력 2012.05.14 21:14
  • 기자명 신승영


 
[오토데일리 신승영 기자] 올해 한국과 미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의 미국차 판매는 여전히 부진하다.
 
지난달까지 국내 미국차 판매량은 캐딜락 브랜드가 전년동기대비 38.5% 감소했으며, 포드는 0.8%가 줄어들었다. 특히 포드의 경우 FTA 인하와 별도로 월별 프로모션 및 추가할인, 딜러 할인, 홈쇼핑 판매 등을 실시했음에도 판매가 감소했다.
 
지속된 독일차 강세에서 미국 빅3 중 크라이슬러만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1%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는 신형 300C 라인업과 그랜드 체로키 디젤, 랭글러 루비콘 언리미티드 등 최근 출시된 신차효과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그레이드된 제품경쟁력을 바탕으로 크라이슬러 판매를 견인하고 있는 신형 300C 디젤을 만나봤다.
 
◆ 신형 300C, 이탈리안 슈트를 입다
 
신형 300C 외형은 전형적인 미국차다. 최근의 다운사이징 추세를 비웃듯 이전 모델보다 전폭과 전고가 더욱 커졌다.
 
그럼에도 신형 300C는 한층 정갈한 느낌을 갖춘 모습이다. 기존 모델이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보디빌더라면, 신형 300C는 맞춤형 이탈리안 슈트를 걸쳤다.
 
외관을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투박하던 선들이 정돈됐다. 직선의 이미지는 기존 모델과 동일하지만 세련미가 더해졌다. C형 LED 주행등은 이 같은 최신의 감각을 나타낸다. 
 
대형 그릴을 비롯해 곳곳에 크롬 소재가 다수 사용됐다. 일견 멋스럽지만, 과도한 면도 있어 호불호가 갈릴 전망이다. 개인적으로 절재의 미가 아쉽다.
 
유럽 프리미엄 세단과 비교한다면 거칠다. 그러나 특유의 남성미 넘치는 강인한 인상이 매력적이기도 하다. 
 
실내는 확연히 고급스럽고 부드러워졌다. 새로운 디젤 엔진 뿐만 아니라 인테리어에서도 피아트의 영향을 느낄 수 있다.
 
센터페시아는 8.4인치 터치스크린 유커넥트 시스템을 통해 깔끔하면서도 편의성을 높였다. 유커넥트 시스템은 한국형 3D 내비게이션과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 물론, 시트 열선과 공조장치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합 지원한다.
 
클래식한 계기판 디자인은 푸른 배경 조명으로 현대적인 느낌을 겸비했다. 스티어링휠은 조금 큰 편이지만, 한 손 조작에 부담이 없다. 특이한 점은 패들시프트 위치인 안쪽에 오디오 조절 버튼을 둔 것이다.
 
동급 유일의 듀얼 패널 파노라마 선루프로 실내 개방감을 극대화 했으며, 분할 접이식 뒷좌석은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내부 공간은 넉넉하지만, 동급 모델(전장 5m이상)이나 거대한 외관에 비해 좁게 느껴진다.  
 
스티어링휠과 가죽 시트 등 내부 인테리어 구성은 전반적으로 고급스러웠으나 일부 플라스틱 마감재가 그 같은 느낌을 반감시키고 있다. 
 
◆연비와 정숙성, 돋보여
 
본격적인 주행에 돌입했다. 신형 300C 디젤 모델은 크라이슬러와 피아트가 공동 개발한 신형 3.0ℓ V6 터보 디젤 엔진이 탑재됐다.
 
프리미엄 세단에 디젤 엔진을 탑재한 이유는 바로 연비다.
 
서울 도심과 고속도로 130km를 주행한 결과, 실연비는 리터당 11.6km(복합공인연비 13.8km/ℓ)를 기록했다. 도심 주행 실연비는 8.7km/ℓ 였으며, 고속도로에서는 리터당 16km를 육박했다.
 
운전자 포함 1.9톤이 넘는 무게와 성능 테스트 중심의 거친 주행을 고려한다면, 미국차답지 않은 연료효율성이다.
 
차량 무게로 인해 출발 직후 폭발적인 가속력은 어렵지만 탄력적으로 속도가 붙는다. 변속기는 5단에 불과했지만 넓은 rpm영역대를 수용했으며, 민첩하면서도 부드러운 성능을 발휘했다.
 
한층 딱딱해진 서스펜션은 기존 모델보다 민첩한 곡선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슬라럼이나 급정거시 울렁거림은 동급 독일차에 비해 부족했지만, 상당부분 발전된 모습이다. 기존 모델보다 주행성능은 물론, 승차감까지 모두 개선된 모습이다.
 
신형 300C에서 가장 뛰어난 점은 정숙성을 꼽을 수 있다. 엔진음은 물론, 풍절음과 로드노이즈 등을 억제해 뛰어난 소음 관리 능력을 갖췄다. 정숙성만 따진다면 1억원대 모델과도 비교할만하다.
 
진동도 상당부분 줄였지만, 정지 상태에서나 동급 가솔린 차량과 비교한다면 디젤차 특유의 모습이 드러난다.
 
신형 300C 디젤은 내외관은 물론, 주행성능 등 차량 전반에 걸쳐 피아트의 세련된 감성이 더해졌다. 
 
독일 3.0 디젤 대형 세단과 비교한다면 절반 수준의 가격은 여느 부족한 면을 충분히 상쇄하고 있다. 5890만원의 가격은 아래급인 중형 프리미엄 모델과 경쟁할 수준이다.

독일차 일색의 프리미엄 시장에서 크라이슬러 신형 300C 디젤은 소비자들에게 또 하나의 대안으로 선택의 즐거움을 제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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