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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형차 맞수` 비교시승기]현대차 뉴그랜저-XG 혼다어코드

  • 기사입력 2005.05.26 11:29
  • 기자명 이상민
다이내믹 파워 vs 부드럽고 안락 코너링ㆍ연비 우위…정차 때 다소 소음

`현대차 뉴그랜저XG냐, 혼다 어코드냐.` 최근 JD파워, 스트래티직 비전 등 미국 시장조사기관으로부터 잇달아 호평을 받아 자신감에 차 있는 현대차와 세계적인 베스트 셀링카 어코드를 생산하는 일본의 혼다가 국내 중대형차시장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경쟁 차종으로 꼽히고 있는 현대차 뉴그랜저XG 3.0과 혼다 어코드 3.0을 직접 시승해 비교해 봤다.

◆어코드, 파워가 넘친다= 묘하게도 대표적인 일본차인 어코드는 유럽차를 닮았고 한국차인 그랜저XG는 일본차와 흡사하다. 어코드는 주행성능에 주안점을 둔 독일차와 비슷하다. 고급차인 BMW 아우디 등의 가속 성능을 100으로 치면 어코드는 90, 그랜저는 80 정도. 어코드는 가속 시 등을 떠미는 듯한 힘이 느껴진다. 제원표에서 빠져 있지만 0㎞에서 100㎞까지 주파속도가 8초을 약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랜저의 최고 출력이 182마력인 데 반해 어코드는 250마력에 달하는 만큼 힘에서는 아무래도 차이가 난다.

이에 비해 그랜저는 주행성능 이상으로 정숙성에 신경쓰는 일본차의 느낌이 온다. 폭발적인 가속력은 없다. 그렇다고 힘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성인 5명을 태우고 달려도 속도계 눈금이 민첩하게 올라간다. XG의 100㎞ 주파시간도 9.5초로 수준급이다.

◆그랜저, 부드럽고 안락하다= 두 차의 차이는 승차감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어코드는 유럽차처럼 단단한 서스펜션을 차용, 직선주행 시 노면의 굴곡이 그대로 느껴진다. 굴곡 많은 도로를 달리면서 입을 벌려 `아~`하고 소리를 내면 바이브레이션이 될 정도. 통통 튀는 느낌을 즐기는 운전자에게는 좋지만 부드러운 승차감을 좋아하는 국내 중대형차 소비자들은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다. 반면 XG는 서스펜션을 무르게 만들어 대형차 특유의 안락함을 준다.

코너링 때 안정감은 그러나 어코드가 한수위. 그랜저가 코너링 때 조수석과 뒷좌석의 쏠림이 있는 반면 어코드는 쏠림이 거의 없다. 서스펜션의 단단함과 코너링 때 쏠림은 반비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로 보인다.

정차 시 소음은 두 차 모두 흠잡을 데가 없다. 하지만 어코드는 1000rpm대 후반에서 가속페달을 밟으면 엔진룸 쪽에서 `쉿`하는 금속음이 들린다. 낮에는 괜찮지만 조용한 야간에는 소리가 두드러진다.

◆연비는 어코드가 앞서= 어코드는 연비가 중형차 답지 않게 9.4㎞/ℓ로 8.5㎞/ℓ인 그랜저XG보다 앞선다. 실제 어코드는 시승차로 자유로 등 서울외곽도로를 100㎞ 가까이 달렸지만 눈금이 7분의 1 정도밖에 줄지 않았다. 고속도로를 달리면 600~700㎞가량을 갈 수 있다는 놀라운 계산이 나온다. 시내주행에서는 국산 중형차와 연비차가 별로 없었지만 고속주행에서 연비는 뛰어났다. 반면 XG는 역시 자유로와 서울시내를 운행한 결과, 450~500㎞ 정도 달릴 수 있었다.

◆가격ㆍ편리함은 그랜저가 우위= 선루프까지 달린 풀옵션 사양의 XG가 3231만원인 데 반해 어코드3.0은 3890만원으로 661만원 더 비싸다. XG에는 고급 내비게이션도 달려 있다. 운전대가 전후좌우로 위치조정되고 시동키를 뽑으면 운전자가 내리기 쉽게 의자가 알아서 뒤로 빠진다. 어코드에는 모두 빠져 있는 기능들이다. 대신 어코드에는 XG에 없는 후방감지기가 있다.

인테리어는 사람마다 취향이 달라 꼬집어 얘기하기 어렵지만 은회색 계통으로 인테리어 색을 통일시킨 어코드가 보다 깔끔해 보인다. 외관은 그랜저가 중후한 느낌을, 어코드는 역동적인 이미지를 준다. 실내 공간은 비슷하지만 그랜저가 다소 넓은 편.

출처-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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