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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혼다, 왜 가격인상 총대맸나?

  • 기사입력 2008.09.18 00:04
  • 기자명 이상원
혼다코리아가 지난 10일 시빅과 CR-V, 어코드, 레전드 등 전 도입차량의 국내 시판가격을 50만원에서 최고 80만원까지 인상한다고 발표하자 수입차 가격이 또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일본 자동차메이커인 혼다자동차가 자국내에서는 눈치를 보느라 올리지도 못한 판매가격을 잘 나가는 한국에서 먼저 올리자 한국 소비자들을 얕잡아봤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것이다.
 
혼다코리아측은 최근의 국제유가 인상으로 인한 원자재값 인상으로 본사측이 이달부터 공급가격을 대폭 인상, 국내에서의 판매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혼다코리아 뿐만 아니라 BMW나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 업체들은 물론이고 한국토요타, 한국닛산 등 일본업체와 푸조, 볼보 등 대부분의 수입차업체들은 올 초부터 환율상승으로 인한 환차손과 국제유가 폭등에 따른 원.부자재값 인상으로 가격인상 압박을 강하게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계속되고 있는 수입차 고가판매 여론을 의식, 신차종을 들여오면서도 오히려 판매가격을 낮추는 등 가격인상에 극도의 조심성을 보여왔다.
 
혼다코리아 역시 지난 1월 풀체인지된 신형 어코드를 들여오면서 판매가격을 동결했고 지난 6월 춣시한 레전드 역시 고민끝에 가격을 동결했다.
 
이런 혼다코리아가 왜 뜨거운 감자로 등장한 수입차 판매가격 인상이라는 총대(?)를 맸을까?
 
혼다코리아는 올들어 월 평균 판매량이 1천대를 웃돌만큼 수입차업체 중 가장 잘나가는 업체로  약간의 이익손실만 감수하면  50-80만원 정도의 가격인상분은 충분히 흡수가 가능하다.
 
혼다코리아는 지난해에 무력 183억원의 순이익을 냈으며 올들어서도 지난 8월까지의 판매량이 8천956대로 전년 동기에 비해 무려 87%나 증가, 상반기까지만 해도 적잖은 재미를 봤다.
 
문제는 하반기부터. 계속되는 엔고로 환차손이 누적된데다 국제적인 원자재값 상승으로 원가상승 요인이 커졌다. 이 때문에 혼다코리아는 올해 순이익 규모가 작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혼다코리아측은 환차손과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한 원가상승분의 70-80%는 각종 판촉이벤트 자제와 원가절감으로 흡수했으나 나머지 부분은 흡수가 불가능, 불가피하게 소폭의 가격인상을 단행하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혼다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표면화되지는 않고 있지만 이미 프랑스 푸조를 판매하는 한불모터스가 3-5%의 가격을 인상했고 한국토요타도 신형 IS250을 도입하면서 100만원 가량 인상했으며 현대.기아차 등 국산차업체들도 이미 3% 가량 차값을 인상하는 등 대부분의 자동차업체들이 원가상승분을 차값에 반영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임포터가 안아야 하는 부담을 판매딜러들에게 전가시킬 수 없어 그동안 말못할 고통을 감내해 왔다며 이번 가격인상은 그야말로 더이상 피해갈 수 없는상황에서 내린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독일 업체들은 원가상승에 다른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독일 아우디코리아는 유로화 강세로 인한 환차손과 원가 상승분을 본사가 떠 안기로 해 당분간은 국내 판매가격을 올리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으며 BMW코리아와 벤츠코리아 역시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가격인상을 고려치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BMW는 앞으로 들여올 2009년형 모델에 대해서는 원가상승분을 차값에 반영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물론, 이들 독일업체들의 경우, 올해 일정량의 판매량을 달성해야만 내년 판매물량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에 판매가격을 인상하고 싶어도 쉽게 인상하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이번 수입차 업체들의 가격정책은 잘나가는 일본업체와 갈수록 어려워지는 독일업체와의 입장차이가 잘 나타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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