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에디슨 전철 밟을라' 쌍방울그룹, 쌍용차 인수 여력에 의문. 회생시한 6개월

  • 기사입력 2022.04.05 16:03
  • 최종수정 2022.04.05 16:18
  • 기자명 최태인 기자
쌍용차 회생계획안 법정인가 시한이 약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충분한 자금조달력을 가진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M 투데이 최태인 기자] 쌍용자동차에 주어진 회생계획안 법정인가 시한이 약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쌍용차가 충분한 자금조달력을 가진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복수의 인수 의향자들과 물밑협상을 벌이고 있다. 쌍방울이 계열사 광림을 통해 계열사 컨소시엄을 구성, 쌍용차를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공식화했다.

현재 쌍용차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쌍방울은 이미 쌍용차 매각주간사 EY한영회계법인에 구두로 인수 의향을 밝혔고, 이번 주 중 인수의향서(LOI)를 낼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쌍방울그룹의 쌍용차 인수 여력이 있느냐다. 이번에도 제대로 검증되지 못하면 쌍용차는 결국 청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인수자금 및 운영자금 등에 필요한 자금 9천억 원, 향후 신차 개발 자금 5천억 원 등을 포함해 1조5천억 원 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쌍용차 인수 후 운영자금 중 4,900억~5,300억 원은 2차 유상증자와 SI·FI에서, 7천억~8천억 원은 산업은행으로부터 자산담보대출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총 인수자금은 1조4,800억~1조6,2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당초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를 인수한 후 2조 원 가량 되는 쌍용차의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산업은행에 요청한다는 계획이었는데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현재 쌍방울그룹은 특장차 전문 기업인 광림 외에도 쌍방울, 나노스, 비비안, 인피니엔티, 디모아, 아이오케이, 미래산업 등 7개 상장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광림을 축으로 쌍용차 인수·합병(M&A)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쌍방울은 지난해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참여해 1,000억 원대 자금을 확보했으며, 계열사 컨소시엄을 통해 자금을 추가로 확보하면 인수자금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향후 쌍용차 운영 자금과 능력은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다.

쌍방울그룹의 연간 매출은 4,400억 원이다. 기존에 인수를 추진했던 에디슨모터스(900억 원)보다는 규모가 크지만 쌍용차(2조4,300억 원)에는 자금력이 여전히 부족하다. 아울러 완성차 업종 경험도 없고,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기술 개발을 위해 투입될 수조원대 자금은 전혀 갖추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 에디슨을 강하게 반대했던 상거래 채권단이 최소 40~50% 변제율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최소 5,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마련해야 쌍용차를 인수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핵심 인수 주체인 광림과 컨소시엄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진 나노스, 아이오케이 등이 순손실을 내고 있다는 것도 부담이다. 광림은 지난해 매출 1,884억 원, 영업이익 113억 원을 냈지만 순 손익에서는 230억 원 적자를 나타냈다. 나노스 역시 영업손실 29억 원, 순손실 276억 원을 기록했다. 아이오케이는 영업손실 84억 원, 순손실 361억 원을 나타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제2의 에디슨모터스' 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에디슨이 제기한 쌍용차와의 계약 해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역시 쌍용차의 빠른 새 주인 찾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법조계는 에디슨이 패소할 가능성이 90% 이상인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인수 의향 기업 입장에서는 10%의 가능성도 리스크라고 판단할 수 있다. 쌍방울의 경우 법원이 에디슨이 제기한 쌍용차와의 계약 해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에디슨과 협력해 쌍용차를 인수하는 방안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쌍방울의 자금력이 에디슨에 비해서는 월등하지만 쌍용차를 인수하기에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과거 인수전에 참여했던 SM처럼 자금력(10조 원대)을 갖춘 기업이 뛰어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오는 10월15일까지 새 주인을 찾아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 인가를 받는 '인가 전 M&A'를 추진할 수 있다. 시한이 지나면 법원이 M&A를 주도하거나 최악의 경우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쌍용차는 최단기간 내 M&A를 추진하기 위해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쌍용차는 경쟁 입찰 방식뿐만 아니라 수의계약,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등 다양한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스토킹호스는 회생기업이 인수의향자와 공개입찰을 전제로 조건부 인수계약을 맺는 방식이다.

한편,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쌍용차는 오는 14일 개선기간 종료 후 상장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된다.

쌍용차는 지난해 3월에도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고, 한국거래소로부터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지난달 에디슨모터스의 인수가 무산되며 상폐사유를 해소하지 못했다. 쌍용차는 이의신청서와 함께 추가 개선기간 부여를 신청할 방침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