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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차 위주로 전기차에 진심인 르노삼성, 국내 탄소중립 돕는다

  • 기사입력 2021.10.18 18:01
  • 최종수정 2021.10.18 18:03
  • 기자명 박상우 기자
트위지(좌)와 조에(우).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전 세계가 탄소 중립 가속페달을 더욱더 깊게 밟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를 주축으로 탄소 제로를 모색 중이다. 각국 정부도 더 빠른 배터리 전기차로의 전환을 위해 지원금 같은 당근보다는 탄소 배출량 제한 같은 채찍을 더 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가 과연 내연기관보다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이견이 많다. 한국자동차공학회에 따르면 전력 생산부터 배터리 등 부품생산까지 전기차의 라이프사이클을 고려하면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 배출한다고 한다.

현대 아반떼 1.6 가솔린 모델과 고용량 대형 전기차 테슬라 모델 X를 비교했을 때 테슬라 모델 X가 아반떼보다 20%가량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았다. 주행 중에는 아반떼가 온실가스 배출이 많았지만 테슬라는 전력과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소형전기차 시장의 규모화를 해법으로 제시한다. 축전 용량이 작은 배터리가 제조과정에서 획기적인 탄소배출 저감은 물론이고 주행을 위한 충전 전력량도 적은 것이 주요 이유다.

물론 낮은 가격으로 전기차 보급을 앞당길 수 있고 작은 차체와 적은 부품으로 생산 과정에서 탄소배출이 큰 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이점으로 작용한다. 작은 차체로 주차난과 교통체증을 줄여 도심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중국과 일본에서는 소형 전기차 시장의 규모화가 한창 진행 중이다. 우선 중국 상하이자동차그룹 울링의 홍구앙 미티EV는 작년 7월에 출시돼 매일 약 1,000대씩 판매되고 있다.

4인승에 축전 용량이 9.3kWh로 항속거리가 170㎞(NEDC 모드)에 불과해 세컨드카 개념으로 받아들여지지만 구매자 70% 이상이 90년대 이후 태생으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특히 정부 주도의 산업 정책으로 공장 주변에 배터리, 인버터, 모터와 같은 주요 부품 공장을 유치해 간접유통비를 줄여 부품 가격이 글로벌 수준보다 30%가량 낮다. 차량 판매가격은 2만8,800위안, 우리 돈으로 약 512만원에 불과하다.

일본에서는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닛산과 미쓰비시가 공용 플랫폼과 배터리를 공유해 2022년에 출시할 항속거리 200㎞ 전후 가격 200만 엔 이하의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토요타는 2인승 초소형 전기차 C+Pod을 2022년부터 165만 엔에 판매할 예정이다.

유럽 역시 전기차 전환은 소형차부터 진행 중이다. BMW 그룹의 미니, 다임러 AG의 스마트, 스텔란티스의 파아트 등 유럽 기준 A, B 세그먼트에 속하는 소형차 브랜드부터 전기차 전용으로 바뀌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정반대다. 경차인 기아차 레이와 소형차인 현대차 아이오닉이 볼륨 모델로서 전기차 시장을 열었지만 현재 전기차 대중화 단계에서는 현대 아이오닉 5와 기아 CV6 같은 중대형 사이즈가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대배기량 고출력 스포츠카와 같은 성능,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4,000~5,000만원대, 긴 주행거리 등 전통적인 자동차 시장의 욕구가 적극적으로 반영된 시장이라는 지적이다. 탄소 중립이라는 전기차의 절대 가치 대신 버블 시대 대배기량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누리던 욕망이 그대로 전기차에 투영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서 수억 원을 호가하는 아우디 e-트론, 포르쉐 타이칸 등은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면서 전기차의 대형화는 탄소 저감 노력에 오히려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2050년 탄소 중립을 약속한 정부에게도 전기차 대중화에 1조 원 이상을 투입하고 있지만, 소형전기차 우선 지원이 없다면 오히려 탄소배출과 자동차 시장에 양극화를 부추길 염려가 있다고 우려한다.

국내에서 소형 전기차 라인업 위주로 운영 중인 완성차는 르노삼성차다. 유럽 전기차의 절대강자 르노 조에(ZOE)와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를 판매 중이다.

르노는 2000년대 초부터 빠른 탄소 중립을 위해 하이브리드를 거치지 않고 바로 전기차로 직행해야 한다고 주장한 메이커였다. 도심형 소형차 위주, 경상용차 전동화 전략을 당시 이정표로 제시했고 그렇게 전기차 시장을 개척했다.

르노 조에는 전기차 초장기 시절부터 지난 10년간 유럽 판매 1위 전기차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효율성 1위, 화재 사고 전무라는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제조과정에서도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내장재에는 친환경 인테리어 소재가 적용됐다. 도어 암레스트와 대시보드 그리고 시트 등에 업사이클 패브릭이 활용됐다. 무엇보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2천만원대에 구매가 가능한 가격대로 가장 전기차 대중화에 앞장선 모델이다.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는 탄소 중립이라는 전기차 본연의 목적에 가장 부합한 모델이다. 일본과 중국에서 소형전기차 시장 규모화에 참가한 모델들의 교과서라고 할 만큼 도심 기동성, 에너지 효율성, 실용성 등이 극대화된 차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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