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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사업 분할하는 SK이노베이션, 우려 잠재울 묘책 있을까?

  • 기사입력 2021.08.05 16:49
  • 기자명 박상우 기자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이 지난달 1일에 열린 중장기 비전과 전략을 발표하는 스토리 데이에서 향후 계획을 밝히고 있다.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과 E&P(Exploration & Production, 석유개발)사업을 각각 분할해 신설법인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과 E&P 사업을 분할하는 것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지난달 1일 중장기 비전과 전략을 발표하는 스토리 데이에서 “배터리 사업을 키우기 위해선 관련 투자가 많이 들어간다”며 “대대적인 투자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그중 하나가 배터리 사업 분할”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의 현재 전기차 배터리 수주 잔고는 1테라와트 이상으로 수주잔고가 1테라와트 이상인 배터리업체는 SK이노베이션을 포함해 총 3곳이다.

이는 배터리 사업을 키우겠다고 밝혔던 2017년 당시의 60GWh보다 약 17배 늘어난 것으로 한화로 환산하면 130조원 이상이다. 또 진행 중인 수주 프로그램이 완성되면 수주 잔고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5년간 17조원을 투입해 배터리 생산능력을 현재 40GWh 수준에서 2023년 85GWh, 2025년에는 200GWh, 2030년에는 500GWh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 유럽, 중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같이 배터리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선 많은 재원이 필요한 만큼 배터리 사업을 분할하는 것이다. 분할이 완료되면 SK이노베이션은 기업공개(IPO) 시점을 고려할 예정이다.

이러한 결정에 일부 투자자들은 신규사업이 핵심사업인 배터리와 E&P의 빈자리를 메울 만큼 가치가 있는지 알 수 없어 배터리와 E&P를 분할하면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이 사업은 배터리에서 배터리를 캔다는 목표아래 그간 축적된 정유공장 운영 기술을 바탕으로 수산화 리튬 회수 기술을 자체 개발해 54건의 특허를 출원해 놓은 상태다. 이를 활용하면 최초 리튬 채굴시 발생하는 탄소를 40~70%까지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사업이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중 시험생산을 시작해 2024년에는 국내외에서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5년 기준 연간 30GWh의 배터리를 재활용해 이 사업에서만 약 3,000억원의 EBITDA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외에 에너지저장장치(ESS), 플라잉 카(Flying car), 로봇 등으로 배터리 적용 영역을 확장하는 한편, 배터리를 기반으로 하는 신규사업도 개발해 집중 육성키로 했다. 배터리 생애주기를 연구해 배터리 생애주기(Life-time)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BaaS(Battery as a Service) 플랫폼 사업이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이러한 신규사업을 육성하고 있으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SK이노베이션의 분할을 막아달라는 청원이 올라올 정도로 반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이날 SK이노베이션은 전날보다 2.05% 떨어진 23만8,500원에 장을 마쳤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배터리 사업의 경우 소요되는 자금이 워낙 많기 때문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고자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대표는 지난달 1일 중장기 비전과 전략을 발표하는 스토리 데이에서 “여러 부문하고 상의해야 하지만 배터리에서는 재원을 충당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증설속도가 상당히 빨라 많은 투자가 필요하며 매년 2~3조원이 투자되고 있다. 관련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해 빨리했으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신설 법인의 발행주식 총수를 소유하는 단순∙물적 분할 방식으로 배터리 사업과 E&P사업을 분할하며 신설법인 지분 100%를 각각 갖는다. 또 분할 대상 사업에 속하는 자산과 채무 등도 신설되는 회사로 각각 이전된다.

또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갖고 있는 사업들을 계속 그렇게 검토해서 트랜스포메이션(변화)하거나 사업을 키우는 걸로 지금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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