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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위기 딛고 현대차 노사, 3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 잠정합의안 마련

  • 기사입력 2021.07.20 23:11
  • 최종수정 2021.07.20 23:17
  • 기자명 박상우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가 2021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가 2021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현대차 노사는 20일 하언태 대표이사(사장)와 이상수 노조 지부장 등 노사 교섭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울산공장 본관 2개 거점에서 열린 16차 본교섭에서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노사는 어려운 국내외 경제 상황 속에서 코로나19 재확산과 차량 반도체 수급난으로 자동차 산업의 위기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고 속도감 있는 논의 끝에 2009~2011년에 이어 10년 만에 두 번째 3년 연속 무분규 잠정합의를 이끌어냈다.

노조는 지난달 30일 울산공장에서 열린 13차 교섭에서 사측이 기본급 5만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금 100%+300만원, 품질향상격려금 200만원, 특별주간연속 2교대 포인트 10만원 등을 제시했으나 사측의 제안이 조합원 기대치에 한참 거리가 먼 제시안이라며 거부의 뜻과 함께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기본급 월 9만9천원 인상,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호봉간 격차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노사는 정년연장, 단체협약 주기 갱신, 해고자 복직요구 등에서도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차 생산 확대에 따른 고용불안을 해소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사의 입장이 이같이 엇갈리자 노조는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지난 7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 전체 4만8,599명 중 88.7%인 4만3,117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 중 83.2%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이와 함께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 지난 12일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결정을 내리면서 파업을 벌일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그러나 현대차 하언태 사장이 지난 9일 노조를 방문해 교섭 재개를 요청한데다 노사 모두 여름 휴가가 시작되는 8월 초 이전에 타결한다는 의지가 강해 노조는 당장 파업에 돌입하지 않고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현대차 노조는 지난 13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14일부터 20일까지 파업을 유보하고 사측과 성실교섭 기간을 갖기로 했다. 이번 결정으로 노사는 지난달 30일 노조가 교섭 결렬을 선언한 지 2주만에 교섭에 나섰다.

그러나 노조가 파업을 유보하기로 한 20일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한데다 노조 내 일부 계파의 반발로 이날 오전에 예정됐던 교섭이 무산되면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오랜 진통 끝에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임금인상 및 성과금 규모는 전년도 경영실적 및 올해 경영환경을 토대로 합리적 수준에서 결정했다. 지난해 임금동결과 코로나 및 반도체 부족 위기 속 직원들의 적극적인 위기극복 동참 노력, 최저임금 인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또한 최근 노조의 품질/생산성 등 경쟁력 향상 관련 기존 노조와의 차별화된 행보와 노사공동 위기극복 동참 노력에 회사도 고용안정 노력과 처우개선으로 화답한 것으로 평가된다.

잠정합의안의 주요 내용은 기본급 7만5천원(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200%+350만원, 품질향상 및 재해예방 격려금 230만원, 미래경쟁력 확보 특별합의 주식 5주, 주간 연속 2교대 포인트 20만 포인트, 코로나 상황 장기화로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래시장상품권 10만원 등이다.

올해 교섭에서 노사는 자동차산업 미래 격변기 속 회사 미래와 직원 고용안정 방안에 대한 고민 끝에 산업전환 대응 관련 미래 특별협약을 체결했다.

미래 특별협약은 전동화 및 미래 신사업 전환기 글로벌 생존 경쟁에 적극 대응해 국내공장 및 연구소가 미래 산업의 선도 기지 역할을 지속하고 이를 통해 고용안정 확보, 부품협력사 상생 실천, 고객ᆞ국민 신뢰 강화를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노사는 내연기관 고수익화, 시장수요와 연동한 적기생산에 매진함으로써 전동화 및 미래 신사업 대응을 위한 수익구조를 확보해 국내공장 및 연구소에 지속 투자키로 했다.

미래 신사업 관련 시장상황, 각종 규제, 생산방식, 사업성 등이 충족될 경우 품질향상, 다품종 생산체제 전환 등과 연계해 국내공장에 양산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이 밖에도 PT(파워트레인) 부문 고용안정 대책 마련과 산업변화 대비 직무 전환 교육, 임금체계 개선 등 전동화 연계 공정 전환 방안도 지속 논의해 시행키로 합의했다.

아울러 부품협력사 상생 지원을 통해 자동차산업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회사는 부품협력사 경영난 해소를 위해 1,200억원을 출연한 상생 특별보증, 동반성장 펀드 등 금융지원 프로그램과 부품협력사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2,874억원을 출연한 미래성장상생펀드, 2,3차사 전용펀드 등을 지속 운영하기로 했다.

최근 자율적 근무문화 개선 분위기와 연계해 기존의 노후화된 복지환경 개선에도 합의했다. 지난 4월 전사 식당 환경개선 합의에 이어 울산공장 노후 기숙사 재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초과 연장근로 수당 개선 및 학자금 대출 지원 프로그램 등 일반/연구직의 처우도 개선하기로 했다.

다만 현대차는 정년연장, 해고자 복직 등 인사·경영권을 침해하는 노조 요구에 대해 수용불가 원칙을 이어갔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자동차산업 대 전환기에 상생과 협력의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노사가 합심해 재해 예방과 품질 경쟁력을 높여 미래 모빌리티 시대 ‘글로벌 탑 티어’로 도약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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