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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어 산’ 완성차업계, 반도체 보릿고개 속 2021 임단협 돌입

  • 기사입력 2021.05.26 11:08
  • 기자명 박상우 기자
현대차 노사가 2019년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완성차업계의 2021 임금 및 단체협상이 시작된다.

26일 현대차 노사는 상견례를 열고 올해 임단협 교섭을 시작할 예정이다. 노조는 24일에 상견례를 갖자고 요청했으나 사측과 조율을 거쳐 이날로 최종 결정됐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기본급 월 9만9천원 인상,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호봉간 격차 인상, 정년 연장, 전동화 등 산업전환에 따른 일자리 보장 대책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임단협에서 핵심 쟁점이 고용안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노조는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차 생산 확대에 따른 고용불안을 해소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에 출시된 아이오닉5를 시작으로 중형세단 아이오닉6, 대형SUV 아이오닉7 등을 잇따라 투입해 2024년까지 A세그먼트부터 E세그먼트까지 각 세그먼트에 전기차를 투입해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부품수가 약 30% 적기 때문에 전기차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생산에 필요한 인력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노조는 현대차그룹의 8조원 규모 미국 투자 계획에 반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4일 오는 2025년까지 5년간 총 약 8조원을 투입해 미국 내 제품 경쟁력 강화, 생산설비 향상 외에 전기차, 수소, UAM,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미래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이 중 핵심은 전기차를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의 미국 현지 생산을 추진, 이르면 내년에 전기차 생산을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조는 이에 지난 17일 “사측의 투자 계획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며 “해외공장을 확대하기보다 품질력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중심의 국내공장을 강화하고 4차산업 신산업을 국내공장에 집중투자하는 길이 현대차가 살 길”이라고 밝혔다.

기아의 전용 전치가 EV6.

기아 노조도 반대하고 나섰다. 기아 노조는 “정의선 회장은 국내 공장 투자로 청년 실업 해소, 고용안정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해외공장이 우선이 아니라 3만 조합원의 고용안정을 위해 국내공장 전기차·수소차 조기 전개, 핵심부품 국내공장 내 생산을 위한 구체적 방안 제시가 최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고용문제를 두고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할 가능성이 높아 올해 임단협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임단협에서 노조가 크게 양보했다는 인식이 있어 사측의 입장을 쉽게 반영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여기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지속되고 있어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2016년 일본 대지진과 지난해 코로나19 펜데믹 당시 와이어링 하네스 부족난을 겪으면서 주요 부품의 리더 타임을 최장 300일까지 늘린 덕택에 올해 1분기 다른 업체보다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을 겪지 않았다.

그러나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4월 들어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실례로 쏘나타와 그랜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은 지난달 12~13일과 19~20일, 이달 24~26일 등 총 3차례 생산을 중단했다.

이 때문에 올해 임단협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 노조는 올해 기본급 9만9천원 인상,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정년 연장, 전동화 등 산업전환에 따른 일자리 보장 대책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기아 노사의 상견례 일정은 미정이다.

한국지엠은 올해 기본급 9만9천원 인상, 통상임금의 150% 성과급 지급, 코로나19 극복과 생계비보전을 위한 격려금 400만원, 미래발전전망 및 단체교섭 특별요구안 등을 요구하기로 했다. 한국지엠 노사는 오는 27일 상견례를 진행하며 28일에는 노조 요구안 설명회가, 내달 1일에는 사측 경영현황 설명회가 예정돼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아직도 2020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금 7만1,687원 인상, 격려금 70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2020년·2021년 임단협 통합 교섭, 기본급 동결, 격려금 500만원 지급, 순환휴직 290여명 복직 등을 제시하며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또 노조는 인천과 창원에 있는 AS 직영 사업소 운영 중단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희망퇴직으로 감소한 인력만큼 효율을 높이기 위해 2~3개 사업소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이에 지난달 30일 8시간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투쟁에 나섰다. 사측은 이에 직장폐쇄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다만 르노삼성은 조업 희망자를 파악한 후 그에 따라 적절하게 라인을 운영해 현재 불안정한 라인 상황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게 된 쌍용차는 당장 노사 갈등이 수면위로 부상하지 않은 모습이다. 다만, 노조가 일방적인 임금 삭감과 구조조정에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추후 진행될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사 갈등이 심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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