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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극한의 안전 테스트’. 이 광고가 눈길을 사로잡는 이유?

  • 기사입력 2021.05.20 10:57
  • 최종수정 2021.05.20 18:29
  • 기자명 이상원 기자
볼보 극한의 안전테스트 광고 장면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최근 볼보자동차의 안전 테스트 광고가 인기다. 다양한 방송사의 메인시간대나 스포츠 채널에서도 ‘지구에 대한 극한의 안전테스트’라는 이 광고가 눈길을 끈다.

볼보자동차는 대부분의 차종들이 수 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볼보차는 제품 자체적으로도 경쟁력이 뛰어나지만 이런 광고가 더욱 제품의 빛을 발하게 한다.

스웨덴 볼보는 워낙 광고를 잘 만들고 마케팅에서도 뛰어난 역량을 선보이고 있다. 연간 겨우 1만대 정도 밖에 팔리지 않는 한국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끄는 이유는 이런 볼보의 광고. 마케팅능력을 유감없이 소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볼보코리아 세일즈.마케팅총괄 이만식전무는 "안전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연구하고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게 브랜드력을 높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 자체 능력에다 볼보코리아의 홍보. 마케팅 역량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란 평가다.

​볼보 광고는 파괴적인 테스트를 통해 볼보 제품의 견고함을 알리는 게 특징 중의 하나다.

고공 신차 낙하테스트 장면

매우 높은 높이에서 차량을 직접 떨어뜨려 견고함을 보여주는 테스트를 하거나 정면 충돌실험 장면을 직접 광고에 넣어 튼튼함을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방식이다.

​방식 또한 매우 획기적이고 놀라워 보는 이들을 집중하게 만든다.

이번 광고의 제목은 ‘극한의 안전테스트’다. 얼핏 보면 빙하가 있는 남극이나 북극에서 차량의 극한 테스트가 진행될 것 같은 분위기다. 하지만 볼보가 내놓은 안전테스트는 예상 밖이다.

​극한 상황에서 극한의 안전테스트가 이뤄질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순간, 빙하가 무너져 내리는 장면이 나온다. 이를 본 광고의 주인공은 믿을 수 없다는 심각한 표정을 짓는다.

이어 영상에는 “지구변화, 지구에 대한 극한의 안전테스트. 이것이 볼보가 전기차회사로 전환하는 이유입니다.”라는 메시지가 뜬다.

볼보가 이번에 시도하려고 했던 건 자동차의 기능적 안전 테스트가 아니라 기후 변화로 변화하고 있는 지구 환경. 지구에 대한 극한의 안전테스트라는 것이다.

30m 높이에서 신차 낙하 테스트

이제 자동차 안전 뿐만 아니라 지구의 안전이 더욱 중요해졌고 여기서도 볼보가 앞서간다는 내용으로, 사람들의 기대를 완전히 빗나간 광고였지만 매우 좋은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볼보의 안전에 대한 집착은 다른 자동차제조사들이 흉내조차 내기 어려울 정도로 대단하다. 회사가 망해가는 시점에서도 그들의 안전에 대한 연구는 그치지 않았다.

볼보자동차는 ‘안전은 옵션이 될 수 없다’는 철학 아래 1959년 세계 최초로 3점식 안전벨트를 개발했다.

이어 어린이용 안전부스터 쿠션과 측면 충격 보호 시스템(SIPS), 경추보호 시스템(WHIPS),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 등 20개 이상의 새로운 안전 기술을 차례로 개발했다.

1964년, NASA의 우주 비행사가 로켓 진행 방향과 역방향으로 좌석에 앉는 데서 모티브를 얻어 볼보는 세계 최초로 뒤를 바라보는 어린이시트를 개발했다.

교통사고 발생 시 목의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머리를 지지하는 보호 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무너져내리는 북극 빙하

이 같은 원리로 볼보는 1998년 세계 최초로 앞좌석 경추보호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 보급을 통해 도로 위 수 많은 운전자와 탑승객의 안전에 기여하게 됐다.

볼보자동차가 유독 자동차 안전에 집착하는 까닭은 무엇 일까?

여기에 대한 해답은 볼보자동차 교통사고 조사팀(Traffic Accident Research Team)과 세이프티 센터 충돌 연구소(Volvo Cars Safety Centre crash lab)에서 찾아진다.

1970년부터 별도의 팀으로 운영되고 있는 교통사고 조사팀은약 50년 간 스웨덴 현지에서 발생한 3만6천여 건의 교통사고 누적 데이터 분석을 통해 다양한 안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교통사고 조사팀이 조사한 누적 데이터를 디지털 라이브러리 형태로 공개하는 ‘프로젝트 E.V.A.(Equal Vehicles for All)’를 통해 볼보의 노하우와 관련 정보,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자동차 안전 기술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볼보자동차 세이프티 센터 충돌 연구소에서는 도로 위 발생하는 교통사고의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하기 위해 하루 평균 한 대의 충돌 테스트를 통해 수많은 교통상황 및 사고를 재연, 사망자나 심각한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모색하고 있다.

세이프티 센터 충돌 연구소에는 각각 108m와 154m에 달하는 2개의 테스트 트랙이 있으며, 0도와 90도 사이에서 각도를 잡을 수 있어 다양한 각도 및 속도에서의 충돌 테스트를 지원한다.

심각한 얼굴로 무너져내리는 방하를 쳐다보는 볼보 테스트 담당자

특히, 최대 시속 120km에서 2대의 움직이는 차량 간의 충돌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많은 사고 시나리오를 재연하고 관련 데이터를 수집 및 연구한다.

이를 통해, 최근에는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가 주관한 충돌테스트에서 전 라인업인 총 15개 모델이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op Safety Pick+, 이하 TSP+)’ 등급을 받았다.

이는 지난 2013년 최고의 안전성을 나타낸 차량에 부여하는 톱세이프티 픽 플러스가 신설된 이후 어떤 자동차 제조사도 달성하지 못한 결과다.

어떤 이유로든 자동차는 안전해야 한다. 자율주행 등 수많은 첨단 기능과 눈을 현혹시키는 화려한 디자인도 궁극적으로는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쇠퇴할 수밖에 없다.

오늘날 볼보의 성공은 이런 탄탄한 안전의 토대위에 오래전부터 예약됐던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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