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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반도체 없는 차 만들기 나선 車 업체들

  • 기사입력 2021.05.07 09:41
  • 최종수정 2021.05.07 09:43
  • 기자명 박상우 기자
프랑스에 있는 르노자동차의 완성차 생산 공장 내부.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현재 완성차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완성차 생산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이달 들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자동차는 북미지역에 있는 일부 공장의 가동을 일시 중단하거나 감산하는 조치를 최대 7월까지 진행한다.

또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현재 재고가 거의 바닥난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에 영향이 미치지 않으려면 현대차의 경우 최소 5만대 이상의 재고가 있어야 한다. 즉 현재 판매할 차량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출고가 지연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고육지책으로 일부 옵션을 제외하는 마이너스 옵션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오닉5의 경우 4륜구동(AWD), 컴포트 플러스, 파킹어시스트, 프레스티지 초이스 등을 제외할 경우 빠르면 이달 안에 출고할 수 있다. 현대차는 내주 주문 차량의 옵션을 변경 주문하는 2차 컨버전을 완료하고 생산 계획 및 출고 일자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 K8의 경우 후방 주차 충돌 방지 보조, 원격 주차 보조를 제외하면 차값을 40만원 할인해주고 있다. 두 기능은 반도체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뿐만 아니라 다른 완성차업체도 일부 기능을 제외하고 있다.

푸조는 소형 해치백 모델인 308에 디지털 클러스터 대신 아날로그 클러스터를 적용하고 르노는 소형 SUV 아르카나에서 내비게이션 기능, 무선 스마트폰 충전 기능, 디지털 클러스터를 제외하고 있다.

또 스텔란티스의 램은 픽업트럭 램 1500에서 기본 옵션이었던 사각지대를 모니터링하는 지능형 백미러를 선택옵션으로 전환하는 등 반도체 칩이 필요하지 않은 부품을 적용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의 픽업트럭인 쉐보레 실버라도는 연료 모듈을 제어하는 반도체 부족으로 연료효율성이 이전보다 약 6.3% 떨어졌다. 이는 연간 1만3,500마일(약 2만1천km)을 주행했을 때 연료비가 161달러(약 18만원) 추가로 부담되는 것이다.

닛산은 각 주요 시장에서 2개의 베스트셀러 모델 위주로만 생산하고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탑재된 차량의 수를 약 3분의 1로 줄이고 있다.

일부 업체는 반도체 공급업체에 표준 사양을 충족하지 않은 반도체라도 보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 반도체가 탑재될 경우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또는 배기가스 모니터링 시스템이 극한 날씨에서 오작동할 가능성이 높다.

완성차업체들이 이같이 고육지책으로 버티고 있지만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언제 해소될지 알 수 없다.

대만의 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TSMC의 마크 리우(Mark Liu) 회장은 지난 2일(현지시각) 미국 CBS TV의 60 Minutes(60분)에 출연해 “6월 말까지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고객사 수요으이 최소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러나 충분한 양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7~8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만큼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내년 초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네덜란드의 반도체 업체인 NXP의 커트 시버스 CEO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기자동차로의 전환이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지면서 반도체 수요가 증가했다”며 “이로 인해 자동차 생산량이 10%가량 줄었음에도 올해 상반기에 매출 기준으로 2019년보다 최소 20% 이상 반도체를 출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블룸버그 통신은 주요 차량용 반도체 제조업체인 NXP, 인피니언 테크놀로지(Infineon Technologies AG), 르네사스가 공급량의 40%에 불과하고 나머지 60%는 생산량이 부족할 때 파운드리에서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영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병목 현상을 해소하기가 쉽지 않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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