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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승패, 2차전지에 달렸다? 아이오닉5·EV6·제네시스 JW에 SK 배터리 탑재

  • 기사입력 2021.03.25 16:52
  • 최종수정 2021.03.26 06:50
  • 기자명 박상우 기자
현대차 E-GMP 성패를 판가름할 아이오닉5와 EV6에 탑재된 SK 배터리.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가동됐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기반으로 하는 차세대 전기차를 잇따라 투입해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지난달에 공개된 아이오닉5를 비롯해 중형세단 아이오닉6, 대형SUV 아이오닉7 등을 잇따라 투입해 2024년까지 A세그먼트부터 E세그먼트까지 각 세그먼트에 전기차를 투입해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의 고급브랜드 제네시스는 브랜드 첫 전용 전기차 GV60(개발명 JW)와 중형세단 G80을 기반으로 개발된 eG80을 올해 출시한 후 2024년 이후에는 전동화 라인업을 본격 확대한다.

또 기아는 오는 30일에 공개될 브랜드 첫 전용 전기차 EV6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승용, SUV, MPV 등 전차급에 걸쳐 11개의 신형 EV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 전략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선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개발명 JW)이 포함된 E-GMP 1차 사업이 성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성능이 우수한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E-GMP 1차 사업의 배터리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을 선정했다. 그만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기술력을 높게 평가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개발명 JW)에는 SK이노베이션의 하이니켈 배터리셀이 장착된다.

이 배터리는 니켈과 코발트, 망간의 함유량이 8:1:1인 NCM 811 계열로, 니켈 비중이 80% 이상인 양극재를 적용, 높은 에너지 밀도가 강점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 배터리를 2016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2018년부터 양산하고 있다.

이 배터리는 지난 10월 중국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 아크폭스의 알파T(αT)에 장착, 관심을 끌기도 했다. 아크폭스 αT에는 93.6kWh 배터리셀이 장착, 1회 충전 주행거리가 653km에 달한다.

이 때문에 72.6kWh급 NCM 811 계열 배터리셀이 탑재된 현대차의 아이오닉5는 충분히 5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으나 현대차가 배터리의 안전성을 고려해 주행거리를 보수적으로 설정하다 보니 실제 주행거리가 400km 초반대로 나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세계 최초로 니켈, 코발트, 망간 함유량이 9:1/2:1/2인 양극재를 채택한 배터리를 개발했다.

이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주행거리를 크게 늘릴 수 있다. 특히 1회 완충 시 500~7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는 3세대 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 핵심 기술이 될 수 있다.

3세대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만큼 긴 주행거리를 확보해 편리하다. 이를테면 충전 없이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3세대 전기차가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한다.

SK이노베이션은 NCM9 1/2 1/2양극재를 적용한 배터리를 내년부터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와 함께 NCM9 1/2 1/2에 이어 니켈 비중을 무려 90% 중반대까지 높인 초고밀도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또 에너지밀도를 높이기 위해 음극재에 Si를 첨가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규소를 음극재에 적용하면 현재 배터리 음극재에 일반적으로 들어가는 흑연을 넣을 때보다 에너지밀도가 4배로 높아진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통해 한 번 충전으로 700km를 달릴 수 있는 배터리를 개발하고 이와 더불어 단 10분 충전으로 300km를 주행할 수 있는 기술도 연구 중이다.

이는 오랜 기간 화학 제품들을 만들며 쌓아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하는 배터리 기술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업계에서는 후발주자로 알려졌지만 지난 1992년 전기차 개발과 연구를 시작했다. 지난 1993년에는 한 번 충전으로 약 120km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와 배터리를 개발했다.

본격적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제조를 시작한 시기는 2010년대 초반으로 글로벌 업체들과 비슷한 시기다. 실제로 국내 최초 양산형 순수전기차인 현대 블루온에도 배터리를 납품했고 다임러그룹의 벤츠 전기차 모델에도 배터리를 공급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SK이노베이션은 니켈 비중을 늘려 배터리의 힘과 주행거리를 확대하는 세계 최초 수준의 고(高) 니켈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또 SK이노베이션은 단순히 배터리를 제조하는 것을 넘어 사용하고 난 폐배터리에서 원료를 추출하고 폐배터리를 활용한 신개념 서비스 사업까지 추진하고 있다. 환경 보호와 수익 극대화라는 두가지 토끼를 잡을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 양극에서 고농도 수산화리튬을 회수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현재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원재료를 추출하는 기술은 상용화돼 있지만 고순도 수산화리튬으로 회수하는 기술을 갖춘 회사는 아직 없다.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를 수집해 재사용하고, 재활용하는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으로 만드는 ‘Baas(Battery as a Service)’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공단은 폐배터리 시장이 2030년에 올해보다 약 46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초기에 도입된 전기차의 폐차 시기가 다가오고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향후 폐배터리 시장은 폭발적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 헝가리 배터리 생산공장.

이뿐만 아니라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현재 SK이노베이션 생산능력은 양산 기준 약 30GWh규모다. 대당 50kw 배터리가 전기차 1대에 탑재된다고 가정하면 매년 60만대 분량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부터 공격적으로 유럽, 중국, 미국 등지에 해외 거점을 늘리며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배터리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2018년 이후부터만 7조원이 넘는 투자를 단행했다. 이로 인해 생산능력은 2023년 약 85GWh, 2025년 약 125GWh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베이징 자동차를 비롯해 다임러, 폭스바겐, 포드, 현대기아차, 페라리 등 글로벌 혁신 자동차 브랜드와 파트너를 맺고 있다. 이 회사들이 만드는 자동차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상당부분 들어간다.

이미 확정된 납품 물량을 의미하는 수주잔고는 2018년말 320GWh에서 현재 약 550GWh로 껑충 뛰었다. 이는 글로벌 3위 수준이며 이는 대당 50KWh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1,000만대 분량이다.

여기에 배터리의 핵심인 분리막을 생산하는 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분리막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지난해 11월 중국 창저우 공장의 가동을 개시하면서 충청북도 증평에 가동중인 연산 5.3억m2 분리막 공장을 포함, 생산능력을 총 8.7억m2 규모로 높였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중국과 폴란드에 건설중인 해외 공장들을 2023년까지 순차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년 말 약 13.7억m2, 2023년말 약 18.7m2 규모 생산능력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이 같은 공격적인 투자로 빠르게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고 프리미엄 분리막을 제조할 수 있는 축차연신, 세라믹코팅분리막(CCS; Ceramic Coated Separator) 등 기술 경쟁력으로 2025년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점유율 약 30%로 세계 1위를 굳건히 한다는 목표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중국 창저우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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