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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배터리 분쟁, 완성차업체. 美 정부기관으로 확전 양상

  • 기사입력 2021.03.06 17:03
  • 최종수정 2021.03.06 17:10
  • 기자명 이상원 기자
LG-SK 배터리 분쟁이 완성차업체, 미국 정부기관으로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사진은 SK 조지아 배터리 공장)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간의 배터리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영업비밀 침해 등의 소송 판결을 내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배터리 셀을 공급받기로 한 미국 포드자동차를 공격하고 나섰다.

ITC는 지난 4일(현지시간),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으로부터 영업기밀을 빼돌렸다는 증거가 드러났는데도 포드자동차가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공급 계약을 추진했다고 비난했다.

ITC는 “포드자동차가 SK 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사업 관계를 계속 구축했다”면서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사업상 영업비밀로 2018년 폭스바겐 배터리 입창에서 가장 낮은 가격을 제안, 사업권을 획득한 것이 드러났다"며 "영업비밀을 침해해 만들어진 저렴한 배터리는 공공의 이익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ITC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포드는 5일 성명을 통해 "ITC의 추측은 틀렸다. 우리는 SK의 영업비밀 침해 사건이 표면화되기 전 이들과 3개의 자동차 배터리 관련 사업을 맺었다"고 반박했다.

LG-SK간 배터리 분쟁에 미국 정부기관인 ITC와 미국 자동차업체인 포드의 대립으로 번지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를 앞두고 한층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이번 ITC의 포드에 대한 비판은 이미 종료된 판결에 대해 SK와 포드 등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종용하며 자신의 판결의 정당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ITC는 지난 2월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이온배터리 미국 내 수입을 10년 동안 금지한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포드의 EVF-150에 대한 배터리 공급에 대해서는 4년간, 미국 내 폭스바겐 전기차용 배터리는 2년간의 유예기간을 줬다.

이에 대해 포드는 배터리 공급의 불안정을 이유로 바이든 행정부에 자체 공급망 확보 촉구와 함께 LG-SK에 대해 조속히 합의할 것을 촉구해 왔다. 이는 ITC의 결정에 대해 우회적인 비판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ITC는 이날 96쪽 분량의 판결문을 통해 SK의 부정행위가 드러난 뒤에도 포드가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계약을 계속 추진해온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ITC는 포드가 2019년 11월 한 회사 직원이 인권위 조사로 퇴출된 뒤에도, SK와 EVF-150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는 등 SK와 거래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ITC는 "포드가 왜 SK의 터무니없는 비행을 무시하는 선택을 했는지 기록에 설명이 없다"며 "이러한 잘못은 SK 뿐만 아니라 자동차업체들이 SK가 의도적으로 SK의 영업비밀 유용하는데 일조한 사람들의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ITC는 앞서 포드가 4년의 유예기간이 짧다며 기간을 연장해 달라는 요청도 거부했다.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기로 한 폭스바겐도 ITC에 최소한 4년을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아직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대변인은 4일 "이번 판결은 경쟁을 제한하고, 미국의 배터리 용량을 줄이며,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잃게 할 뿐"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는 이러한 결과를 피하기 위해 미국 무역 대표부와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은 ITC 결정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이 ITC 판결을 뒤집지 않을 경우, 조지아의 26억 달러 규모 배터리 공장 건설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오는 2025년까지 조지아주 공장에 24억 달러(약 2조7,000억 원)를 추가 투자해 34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폴리 트로튼버그 미국 교통부 차관 지명자는 지난 3일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전기자동차 배터리 관련 국제무역위원회(ITC) 판결이 향후 미칠 영향에 대해 분석하겠다며 배터리 분쟁에 대한 개입 의사를 밝혔다.

트로튼버그 차관 지명자는 이날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지난 2월 ITC가 내린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영업 비밀 침해 판결에 대해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TC 판결이 조 바이든행정부의 녹색 교통정책 목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ITC 결정에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이해관계에 있는 포드. 폭스바겐이 반발하면서 미국 완성차업체와 미국 행정부 조직 간에도 대립관계가 형성, 갈수록 복잡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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