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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TC, LG-SK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소송 최종 판결 해 넘기나?

  • 기사입력 2020.12.08 15:58
  • 기자명 박상우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오는 10일(현지시각)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소송에 대한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오는 10일(현지시각)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소송에 대한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당초 ITC는 10월 5일에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었으나 지난 9월 말 별다른 설명 없이 최종 판결 일정을 3주 가량 연기해 지난 10월 26일에 최종 판결을 내릴 계획이었으나 재차 연기했다.

ITC는 이같이 두차례 연기해 오는 10일에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지만 업계에서는 미국 차기 행정부 출범 시기, 미국 코로나19 사태 등을 고려해 또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선거제도상 직접 대통령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이 아닌 대통령을 선출할 선거인단을 뽑는다. 선거인단을 뽑는 투표가 지난달 3일에 진행됐으며 선출된 선거인단 538명의 투표는 오는 14일에 열린다. 이렇게 치러진 선거인단 투표의 개표결과는 내년 1월 6일에 확정되고 공식적인 차기 미국 대통령이 선발된다. 공식 취임은 내년 1월 20일이다.

그런데 이 일정은 ITC의 최종결정에 대한 미국 대통령의 승인 또는 거부권을 행사하는 기간과 겹친다. 미국 대통령은 ITC가 내린 최종결정에 대해 60일 이내에 승인 또는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만일 ITC가 예정대로 오는 10일에 최종 판결을 내리면 미국 대통령은 2월 초까지 승인 또는 거부권을 행사해야 하는데 이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마무리되는 동시에 1월 20일에 공식 취임하는 바이든 당선인의 임기가 시작된다. 이런 혼란을 막기 위해 미국 대선의 최종적인 결과를 본 후 최종 판결을 내리기 위해 연기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가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을 인증하고 55명의 선거인단을 선출함에 따라 바이든 당선인은 매직넘버로 불리는 270명을 넘어선 279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펜실베니아, 위스콘신 등 경합주를 중심으로 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소송을 최소 50여건 제기하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4일 신규 확진자수는 22만7,885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또 지난 6일 신규 확진자수는 17만3,457명으로 집계됐다.

미국 언론들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지난달 말 추수감사절 모임과 연계된 감염이 급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2~3주 뒤에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차기 행정부 출범 시기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등을 감안해 ITC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소송에 대한 최종 판결을 또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ITC가 최종판결을 내년으로 연기할 경우 이번 소송이 SK이노베이션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지난해 6월 바이든 당선인이 뉴햄프셔주의 한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 현장에서 태양광 패널 옆으로 걸어가고 있는 모습.

바이든 당선자는 환경 규제 철폐를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친환경 정책을 강조해왔다. 그는 2050년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친환경 인프라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전기차 인프라 확충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바이든 당선인은 청정에너지 및 기후변화 대응 인프라에 향후 4년간 2조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또 저탄소 인프라 건설과 전기차 생산 촉진 등을 통해 수백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정부 조달을 위해 미국산 저공해 차량 300만대 이상을 구매 유도하고 전기차 공공충전소 50만개를 구축하는 한편 친환경차 보조금과 저공해차 생산 인센티브도 부여한다.

이런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26억 달러(3조 원)를 투자, 조지아 잭슨 카운티에 1. 2공장을 합쳐 연산 30만 대규모의 전기차용 배터리 셀 공장을 건설 중이며, 여기에는 2024년까지 2,600명의 근로자들이 근무하게 된다.

두 배터리 공장은 조지아주 수도인 애틀랜타에서 북동쪽으로 약 110km 떨어진 잭슨 카운티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1공장은 2022년, 2공장은 2023년부터 양산을 개시할 예정이다.

조지아 1공장은 10GWh 규모로 건설돼 여러 단계를 거쳐 2025년까지 연간 20GWh의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며, 여기서 생산된 배터리 셀은 2022년부터 폭스바겐 채터누가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하는 전기차 ID4에 탑재될 예정이다.

7억2천700만달러(8,474억 원)가 투자되는 조지아 2공장의 연간 생산규모는 11.7GWh이며,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 셀은 어느 브랜드 차량에 공급될 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할 경우 이 프로젝트는 멈추게 된다. 이것이 추진하는 친환경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바이든 당선인이 이례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여기에 이번 소송이 장기화될 경우 새롭게 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에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양 사가 합의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0월 26일 ITC가 최종결정을 재차 연기한 것에 대해 “연기와 관계없이 소송에 충실하고 정정당당하게 임해 나갈 것”이라며 “다만 양사가 현명하게 판단해 조속히 분쟁을 종료하고 사업 본연에 매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LG화학 측은 ITC의 최종결정 재차 연기에 “계속 성실하고 단호하게 임해 나갈 것”이라며 “경쟁사가 진정성을 가지고 소송문제 해결에 나선다면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는 것이 일관된 원칙”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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