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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가 안 보인다’ 한국지엠 노조, 투자보류에도 부분파업 및 잔업·특근 거부 강행

  • 기사입력 2020.11.12 11:25
  • 기자명 박상우 기자
한국지엠 노동조합이 사측의 투자보류에도 부분파업과 잔업/특근 거부를 이어간다.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한국지엠 노동조합이 사측의 투자보류에도 부분파업과 잔업/특근 거부를 이어간다.

지난 10일 한국지엠 노조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투쟁지침을 논의한 끝에 11일부터 13일까지 전반조/후반조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잔업 및 특근 거부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달 30일과 이달 2일, 6일, 9~11일까지 포함해 총 8일간 부분파업을 하게 됐다. 잔업 및 특근 거부는 지난달 23일부터 이어져왔다.

노조가 부분파업을 이어가는 것은 임금협상주기를 변경하자는 사측의 제시안 때문이다.

사측은 임금협상주기를 1년에서 2년으로 변경하고 이를 받아들이면 성과급 7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제시했다. 이에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임금협상 주기를 1년으로 유지하는 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으나 사측이 응하지 않자 지난 5일 추가교섭 없이 재차 파업을 결의했다.

여기에 노사는 부평공장 미래발전방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그동안 부평2공장에서 생산 중인 소형 SUV 트랙스와 중형세단 말리부를 단종하면 공장을 폐쇄하거나 이곳에서 일하는 1천명 이상의 근로자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며 부평2공장에 신차 물량 배정을 요청해왔다.

그러나 사측은 공장 운영의 효율성과 제조 경쟁력을 최대화하고 신규 차량이 목표로 하는 수출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부평1공장에서만 신차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추가적인 내수와 수출시장 수요에 따라 부평2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트랙스와 말리부의 생산 일정을 일정기간 연장할 수도 있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노조의 계속되는 파업에 한국지엠은 부평공장 투자 관련 비용 집행을 보류하고 재검토한다며 맞섰다.

지난 6일 한국지엠은 성명을 내고 “차세대 글로벌 신제품 생산을 위해 예정돼 있던 부평 공장 투자 관련한 비용 집행을 보류하고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은 “이미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등으로 6만대 이상의 생산 손실로 심각한 현금 유동성 위기를 한 차례 겪은 바 있고 유동성을 확보해 회사 운영과 투자를 지속해 나가기 위한 강력한 비용절감 조치들을 취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가운데 최근 노동조합의 잔업 및 특근 거부와 부분파업 등 쟁의행위로 인해 7천대 이상의 추가적인 생산 손실을 입었고 이번 추가 쟁의행위 결정으로 누적 생산손실이 1만 2천대에 달할 것으로 보여 회사의 유동성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지엠은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고 있는 부평1공장에 차세대 글로벌 신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설비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를 지난달 22일에 열린 19차 교섭에서 제시했으나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부분파업과 잔업 및 특근 거부를 이어가자 현금 유동성 상황이 악화되자 부평공장에 대한 투자를 보류하고 재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한국지엠의 지난달 수출량은 2만4,327대로 9월보다 29.4% 감소했다. 특히 트랙스, 트레일블레이저 등이 포함된 RV가 35.7% 줄어든 1만8,157대에 그쳤다. 이를 포함해 10월까지 한국지엠의 올해 누적 수출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4% 줄어든 23만3,213대에 그쳤다.

여러 요인으로 판매가 저조한 것도 있겠으나 생산 차질로 인한 공급량 부족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러한 부진이 이어질 경우 한국지엠의 올해 수출량은 30만대를 돌파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노조가 부분파업과 잔업/특근 거부를 이어가자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노조의 출구전략이 보이지 않아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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