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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랜드로버, 인기 '디펜더' 물량 없어 판매 못해. 적자 못견딘 딜러 이탈 본격화

  • 기사입력 2020.10.20 14:47
  • 최종수정 2020.10.20 17:24
  • 기자명 최태인 기자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판매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딜러들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판매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딜러들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M 오토데일리 최태인 기자]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판매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딜러들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10여 년 전만 해도 다른 수입차 브랜드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던 영국 프리미엄 브랜드 재규어랜드로버는 불과 몇 년 사이 품질 이슈가 불거지면서 ‘잔고장과 폭풍할인의 대명사’, ‘리콜이 많은 차’라는 꼬리표가 붙었고, 이는 곧 고객이탈로 이어지면서 그야말로 형편없이 망가졌다.

특히, 프리미엄 SUV 랜드로버는 지난 2016년 1만601대, 2017년 1만740대, 2018년 1만1,772대를 기록, 3년 연속 수입차 1만대 클럽을 달성했지만, 심각한 잔고장과 서비스센터 대응 논란 등으로 판매량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결국 지난해에는 전년 동기대비 34.5% 줄어든 7,713대에 그쳤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올해 판매량이 급감, 적자가 심화되면서 각 딜러마다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보그'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스포츠'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스포츠'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판매 부진속에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인한 공장 가동 중단으로 랜드로버 브랜랜드의  올 1∼9월 누적 판매대수는 3,33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5%나 감소했다.

랜드로버는 올 1월 542대, 2월 459대, 3월 493대 등 1분기에는 판매대수가 500여대 수준을 유지했으나, 4월 이후부터는 200∼300여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월 평균 300여대 수준에 머무른다면, 올해 누적 판매대수 5천대에도 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벨라'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벨라'

더 큰 문제는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판매와 AS를 담당하는 천일오토모빌, 선진모터스, KCC오토모빌, 효성프리미어모터스, 아주네트웍스, 브리티시오토 등 재규어랜드로버 주요 딜러들이 대부분 고사 직전까지 몰렸다는 점이다.

서울 강남 및 경기지역 딜러인 천일 오토모빌은 2018년과 2019년 누적 적자가 88억 원, 서울 강동 및 경기 일부지역을 맡고 있는 선진모터스는 지난해 30억 원, KCC오토모빌은 15억 원, 부산 및 경남. 전남지역 딜러인 효성프리미어모터스는 2018년과 2019년 2년 동안 74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디스커버리 스포츠'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디스커버리 스포츠'

뿐만 아니라, 재규어랜드로버는 코로나19 영향 및 운영 효율화를 이유로 올해 서비스센터 통합 운영 계획을 수립, 국내 서비스센터 개수를 축소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재규어랜드로버 서비스센터는 29개에서 지난 9월 기준 26개로 축소됐다. 여기에 최근 재규어랜드로버 공식 딜러사인 효성프리미어모터스가 순천지점 업무를 종료, 광주지점으로 통합 운영하고 있다.

인근 지역 서비스센터 폐쇄로 고객들의 불만과 불편은 더 심각해지고 있고, 일각에선 판매실적 악화로 리테일러사들이 경영상 어려움에 처해 서비스센터 수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이러한 상황에서 재규어랜드로버 백정현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으며,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로빈 콜겐(Robin Colgan)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코로나19 등의 문제로 입국이 늦어져 오는 11월 말이나 입국할 예정이다. 현재 로빈사장은 화상통화와 이메일을 통해 한국법인 업무를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재규어랜드로버가 희망을 걸고 있는 신형 SUV 디펜더가 국내에 출시됐다. 디펜더는 현재 500여대 가량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공급부족이 발목을 잡고 있다. 디펜더는 출시 후 월 공급대수가 90대 미만에 그치고 있다. 11월과 12월 말 추가 물량이 도입될 예정이지만, 올해 전체 공급 예정물량은 겨우 500대 수준으로, 국내 수요를 맞추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랜드로버 '신형 디펜더'
랜드로버 '신형 디펜더'

신형 디펜더는 매력적인 디자인과 오프로더 성능 등 오랜만에 재규어랜드로버가 내놓은 아이코닉한 모델로,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어 물량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재규어랜드로버가 재기하기 위해선 신임 로빈사장이 신형 디펜더 물량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으로, 이를 통해 로빈사장의 역량이 검증될 것으로 예상된다. 

랜드로버 '신형 디펜더'
랜드로버 '신형 디펜더'

한편, 재규어랜드로버는 최근 적자누적으로 딜러사 이탈도 본격화 되고 있다.

BMW코리아 최대 딜러사인 도이치모터스가 재규어랜드로버 딜러 선진모터스의 창원지역 딜러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송파와 동대문, 판교, 창원 지역이 대상이며, 강동과 동대문, 창원 서비스센터 및 장한평, 창원 인증중고차 센터 역시 함께 인수한다.

업계에 따르면, 양 측은 현재 구두상 합의를 통해 인수가 거의 확정, 최종 사인만 남겨 놓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12월 중에 마무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4년부터 재규어랜드로버를 판매해 온 선진모터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1,7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2,486억 원) 급감했고 30억 원의 영업손실과 51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랜드로버 '신형 디펜더'
랜드로버 '신형 디펜더'

앞서, 도이치모터스는 지난해 말 자회사 브리티시오토를 통해 재규어랜드로버의 평촌 딜러 사업권을 확보했으며, 이번에 선진모터스 딜러권까지 인수한다면 기존 평촌 이외에 서울 수도권 및 지방까지 총 3개 지역을 추가, 재규어랜드로버 최대딜러로 부상할 전망이다.

한편, 품질문제와 딜러 회생, 추락한 브랜드 이미지까지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된 신임 로빈사장이 재규어랜드로버 브랜드 재건을 이뤄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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