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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세계 최장 수명 가진 ESS 수계전지 개발...화재위험성도 낮아

  • 기사입력 2020.10.05 14:11
  • 기자명 박상우 기자
KAIST 나노융합연구소 차세대배터리센터장 김희탁 교수.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국내 연구진이 수명을 크게 개선한 새로운 배터리를 개발했다.

5일 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나노융합연구소 차세대배터리센터 김희탁 교수 연구팀이 아연 전극의 열화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이를 해결함으로써 전 세계에서 보고된 모든 레독스 흐름 전지 가운데 가장 오래가는 수명을 가지는 수계 아연-브롬 레독스 흐름 전지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최근 에너지저장시스템(ESS·Energy storage systems)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은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고 전력 피크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및 심야 전력을 대용량으로 저장해 필요할 경우 저장된 에너지를 설비에 공급함으로써 에너지 이용 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 ESS는 화재 위험성이 높지만 값이 저렴해 리튬이온전지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리튬이온전지의 화재 위험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수계(물) 전해질을 이용한 레독스 흐름 전지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초저가의 브롬화 아연(ZnBr2)을 활물질로 이용하는 아연-브롬 레독스 흐름 전지는 다른 수계 레독스 흐름 전지와 비교할 때 높은 구동 전압과 함께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고 가격이 싸다는 장점 때문에 70년대부터 ESS용으로 개발돼왔다.

문제는 아연-브롬 레독스 흐름 전지의 경우 아연 음극이 나타내는 짧은 수명 때문에 상용화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아연 금속이 충·방전 과정 중에 보이는 불균일한 돌기 형태의 덴드라이트 형성은 전지의 내부 단락을 유발해 수명을 단축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덴드라이트 형성 메커니즘은 명확히 규명되진 않고 있지만 충전 초기 전극 표면에 형성되는 아연 핵의 불균일성 때문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그동안 균일한 핵의 생성을 유도하는 기술이 경쟁적으로 개발돼왔으나, 여전히 충분한 수명향상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김희탁 교수 연구팀은 낮은 표면에너지를 지닌 탄소 전극 계면에서는 아연 핵의 ‘표면 확산(Surface diffusion)’을 통한 ‘자가 응집(Self-agglomeration)’ 현상이 발생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양자 역학 기반의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전송 전자 현미경 분석을 통해 자가 응집 현상이 아연 덴드라이트 형성의 주요 원인임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특정 탄소결함구조에서는 아연 핵의 표면 확산이 억제되기 때문에 덴드라이트가 발생하지 않은 사실을 발견했다.

탄소 원자 1개가 제거된 단일 빈 구멍 결함(single vacancy defect)은 아연 핵과 전자를 교환하며 강하게 결합함으로써 표면 확산이 억제되고 균일한 핵생성 또는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

김 교수 연구팀은 고밀도의 결함 구조를 지닌 탄소 전극을 아연-브롬 레독스 흐름 전지에 적용해 리튬이온전지의 30배에 달하는 높은 충·방전 전류밀도(100mA/㎠)에서 5,000 사이클 이상의 수명 특성을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지금까지 다양한 레독스 흐름 전지에 대해 보고된 결과 중 가장 뛰어난 수명성능을 지닌 전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주혁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Energy and Environmental Science'9월호에 게재되는 한편 표지논문으로도 선정됐다.

덴드라이트 형성 억제 기술 모식도.(사진=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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