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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분사되는 배터리 전담 법인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인수할까?

  • 기사입력 2020.09.29 10:40
  • 최종수정 2020.09.29 15:05
  • 기자명 박상우 기자
테슬라가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전담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인수할까?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미국의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이 될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가 LG화학이 곧 세울 배터리 사업 전담 신설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최대 10%까지 인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CEO는 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 프리몬트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 및 배터리데이에서 향후 배터리 관련 계획을 발표했다.

머스크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 전환하려면 10~15년동안 10TWh의 배터리를 생산해야 한다”며 “그러나 현재 배터리로 이를 달성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배터리 생산 규모가 연간 100GWh까지 확대될 미국 네바다 주에 있는 기가팩토리조차도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에 있어서 의미 있는 영향을 주기에는 너무 작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위해 배터리의 용량을 높이면서 가격을 낮춰야 하지만 이 작업이 정체되고 있다”면서 “고용량 저비용 배터리를 개발하고 저렴하게 생산하는 속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 일환으로 테슬라는 현재 자체 배터리 개발·생산 프로젝트인 로드러너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위해 테슬라는 지난해 배터리셀 기술을 가진 슈퍼커패시터 제조업체 맥스웰 테크놀로지와 캐나다 배터리 제조업체 하이바 시스템즈를 인수, 자체 배터리 개발에 착수했다. 최근에는 미국 프리몬트 공장 인근에 이 프로젝트를 수용하기 위해 생산 시설과 R&D 시설을 세웠다.

머스크 CEO가 배터리데이에서 배터리 관련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자체 배터리 생산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전까지 여전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머스크는 “프리몬트 공장 인근에 있는 10GWh 시범공장에서 생산량을 늘리기 시작했으며 10GWh 생산능력에 도달하는데 1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체 배터리 생산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전까지 테슬라는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을 위해 LG화학, 파나소닉, CATL 등 배터리 제조업체와 계속 협력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테슬라가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테슬라가 CATL이 아닌 LG에너지솔루션에 주목하는 것은 배터리 품질 때문이다. 중국 CATL은 현재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에 신형 리튬인산철(LiFePO4)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이 배터리는 비싼 코발트를 쓰지 않아 가격 경쟁력이 우수하고 연간 7만5천마일, 16년간 120만 마일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기존 배터리보다 수명이 길다. 그러나 에너지밀도가 낮다. 즉 이 배터리가 저렴하고 수명이 길지만 품질은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닌 것이다.

이 때문에 테슬라는 CATL의 이 배터리를 중국용 모델3의 기본 모델인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에만 적용하고 상위 모델인 롱레인지와 최상위 모델인 퍼포먼스에는 LG화학이 공급하는 배터리를 탑재한다.

여기에 LG화학은 알루미늄을 음극재로 사용하면서 코발트의 양을 줄인 NCMA(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이 배터리는 양극재 내 니켈 함량이 89~90%에 달하고 비싼 코발트는 5%이하로 줄인다. 거기에 값싼 알루미늄 소재를 추가해 가격경쟁력을 높이게 된다. 알루미늄 1톤당 가격은 1,500달러로 3만달러 수준인 코발트 대비 20배 가량 저렴하다.

또한 알루미늄 특성상 출력 성능까지 개선돼 향후 대세가 될 트럭 등 차세대 전기차에 더 적합한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수명, 용량, 저항 등에서 하이니켈 배터리 경쟁사 대비 모든 배터리 성능에서 우수하다.

즉, CATL 등이 LFP에 망간을 추가해 에너지 성능이 개선하지만 가격이 높아지므로 LG화학이 NCM에서 성능을 오히려 올리면서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알루미늄을 추가해 대응하는 것이다.

얼티움배터리.

LG화학은 이 배터리를 2021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또 이 배터리를 기반으로 GM과 공동개발하고 있는 얼티움 배터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저렴하면서도 좋은 품질을 대량으로 공급받길 원하는 테슬라 입장에서는 LG화학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

시장 전문가들은 LG에너지솔루션이 아직 출범하지 않아서 테슬라가 지분 인수 계획을 실행할지를 확인하는 것은 시기상조이지만 고용량 저비용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으려는 테슬라의 계획이 뚜렷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

LG화학은 오는 10월 30일에 개최되는 임시주주총회 승인을 거친 후 12월 1일부터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이번 분할은 LG화학이 분할되는 배터리 신설법인의 발행주식총수를 소유하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LG화학이 비상장 신설법인 지분 100%를 가지게 된다. 신설법인의 IPO(기업공개)는 구체적으로 확정된 부분은 없으나 추후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LG화학은 설명했다.

폴란드에 있는 LG화학 배터리 제조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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