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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당 3억 원 전기버스 보조금, 중국업체. 총판사. 운수업체로 줄줄 새

  • 기사입력 2020.09.25 11:56
  • 최종수정 2020.09.25 12:03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중국산 하이거 전기버스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대당 3억 원에 육박하는 전기버스 구매 시 제공되는 친환경차 보조금이 줄줄 새고 있다.

전기버스 구매 보조금은 운수업체들이 디젤이나 CNG버스를 전기버스로 대체할 때 제공되는 것으로, 올해 기준 환경부가 대형버스 최대 1억 원, 중형버스 6천만 원을. 국토교통부가 저상버스 도입 시 최대 9,500만 원을, 그리고 각 지방자치단체가 평균 1억 원을 지원해 준다.

때문에 대형 전기 저상버스를 구매할 경우, 대당 최대 3억 원 가량의 보조금을 받을 수가 있다.

전기버스 구매 보조금은 당초 대당 4억 원에 달하는 전기버스 구매 시, 구매 가격이 1억3천만 원대인 디젤 및 CNG버스와의 차액을 운수업체에 보조해 주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전기버스 공급가격이 3억7천만 원(서울시 기준)에서 중국산은 최대 2억6천만 원까지 떨어지면서 운수업체들은 공짜로 차량을 구매하는 기현상까지 생겨나고 있다.

서울시 표준가격인 대당 3억6,700만 원을 기준으로 환경부 보조금과 국토부 저상 보조금, 그리고 서울시 보조금 1억 원을 합치면 보조금 규모가 2억9천만 원으로 운수업체들은 7,700만원이면 국산 전기버스를 구매할 수가 있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올해 서울시가 발주한 전기버스 입찰에서 하이거와 BYD 등 중국산 버스는 3억 원 수준에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외에 소규모 중국버스 업체들은 이보다 4천만 원이 낮은 2억6천만 원선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3억 원에 차량을 공급할 경우, 현대차나 에디슨 모터스, 우진산전 등 국산차들은 운수업체들이 대략 8천만 원에서 1억 원만 부담하면 차량 구매가 가능하고, 중국산은 1-2천만 원에 구입할 수가 있다.

중국 BYD 전기버스가 올해부터 국내에서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  

특히, 엄청난 보조금 덕분에 일부 저가 중국산 모델은 오히려 보조금이 차 값을 능가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중국산 전기버스의 평균 수입 원가는 2억1천만 원에서 2억3천만 원 사이로, 국내 총판업체들이 대당 3천-7천 만 원의 마진을 남기더라도 국산차보다 1억 원 이상 싸게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이 때문에 일부 중국버스 판매업체들은 차량 판매금액을 부풀려 계약하고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받은 보조금 일부를 운수업체에 되돌려주는 이른바 '백마진'도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버스업체  관계자는 “중국산 버스가 들어온 후부터 운수업체들이 공공연히 뒷돈을 요구하고 있고, 보조금과의 차액에 대해서는 수천만 원대의 유류비 지원이나 108개월 무이자 할부를 요구 있어 국산차 판매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대당 최대 3억 원에 달하는 중앙정부와 자방자치단체의 보조금 덕분에 올해 7월 기준 전국에 등록된 전기버스 중 중국산은 251대로 전체의 27.2%를 차지했으며 올해 서울시 버스업체들이 발주한 전기버스 222대 중 하이거와 BYD, 황해버스 등 중국산 전기버스가 49대로 전체의 22.1%를 차지했다.

여기에다 일부 운수업체들은 가격대가 저렴한 중국산 전기버스 직수입을 검토중인데다 중국산 버스의 국내 조립생산까지 준비중인 업체도 등장하고 있어 중국산 버스의 국내시장 장악은 시간문제라는 소리도 나온다.

전기버스 보조금은 환경부와 국토부, 지자체 등 3개 기관이 제 각각 지원하다보니 사실상 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연간 수백억원의 세금이 엉뚱한 곳으로 줄줄 새고 있다.

전문가들은 버스를 포함한 전기차 등 친환경차 보조금 제도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중앙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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