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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들어올 때 노젓자’ LG화학이 배터리사업 분사 추진하는 배경은?

  • 기사입력 2020.09.16 17:07
  • 기자명 박상우 기자
LG화학.

[M오토데일리 빅상우 기자] LG화학이 오는 17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배터리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전지사업본부를 분사하는 작업을 논의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지난해 말 태스크포스 팀을 꾸려 전지사업본부를 분사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해 흐지부지됐다.

그런데 최근 들어 LG화학이 전지사업본부 분사를 재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더니 곧 긴급이사회를 열어 관련 방안을 논의, 결과에 따라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이 이같이 전지사업본부 분사를 재추진하는 것은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현재 LG화학은 핵심 영역인 전기차 시장에서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7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전년동월대비 3배가량 늘어난 2.8GWh를 기록하며 중국의 CATL, 일본의 파나소닉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를 포함해 LG화학의 1~7월 누적 사용량은 13.4GWh로 6.8GWh를 기록한 전년동기대비 97.4% 폭증했다.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0.6%에서 25.1%로 확대됐다.

그 결과 지난 2분기 전지사업본부는 1,5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폭스바겐 ID.4.

이런 상황에서 폭스바겐이 최근 ID.4 양산을 개시하고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인 루시드 모터스가 첫 번째 전기차 루시드 에어를 내년 봄부터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제너럴모터스와 제휴를 맺은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인 니콜라가 현재의 논란을 극복할 수 있는 실체를 보여준다면 LG화학은 GM과 개발하고 있는 얼티움 배터리의 안정적인 공급처와 새로운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성과에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50조원에 달한다. 수주잔량은 배터리 공급 계약 금액으로 LG화학이 제품을 납품하면 매출에 반영된다.

여기에 LG화학은 세계 최대 유통기업인 미국 아마존이 운용하고 있는 물류 자동화 로봇에 탑재될 배터리를 공급하는 업체로 선정됐다.

이번 수주로 LG화학은 2023년부터 4만여대 분량의 배터리를 공급한다. LG화학의 배터리가 탑재될 로봇은 아마존이 지난 2012년에 도입한 물류 자동화 로봇으로 물류 창고에서 사람 대신 물건을 옮겨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달 30일 리튬-황 배터리를 탑재한 고고도 장기 체공 태양광 무인기(EAV-3)의 시험 비행을 성공하며 체공 드론 및 개인용 비행체용 배터리 제조 및 생산 가능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LG화학은 리튬-황 배터리를 2025년 이후 양산될 예정이다.

계속되는 호조에 LG화학은 2024년까지 전지사업부문에서 30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분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번 긴급 이사회가 분사 방안 추진을 승인할 경우 LG화학은 늦어도 내년 4월까지 물적분할을 통해 독립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분사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의 리튬-황 배터리가 탑재된 무인기 EAV-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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