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강화된 美 화웨이 제재에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흔들린다

  • 기사입력 2020.09.10 13:30
  • 기자명 박상우 기자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추가 제재로 국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흔들리고 있다.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지난달 중순 미국 상무부는 중국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번 추가 제재는 미국의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생산한 반도체를 사전 승인 없이는 화웨이에 원칙적으로 공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 오는 15일부터 이 제재가 적용된다. 즉 미국 기술·장비·소프트웨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화웨이와 거래하기 위해선 사전 승인을 획득해야 하는데 미국 정부가 이를 쉽게 부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조치에 화웨이에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를 공급하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달 17일 이후 화웨이 공급물량에 대한 신규 웨이퍼 투입을 중단했다.

그런데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최근 이번 추가 제재에 따라 화웨이에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패널 공급을 중단하기로 기본방침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 사는 스마트폰용 OLED 패널에 디스플레이 구동칩 등의 반도체를 붙인 모듈 형태로 공급해왔다.

당초 이번 추가 제재가 반도체 위탁생산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칩도 제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패널을 공급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화웨이 공급하는 물량이 애플에 공급하는 물량보다 적은데다 화웨이 공급처로 이름을 올리면 애플과의 관계가 틀어질까 하는 우려가 작용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부의 이번 추가 제재로 공급이 중단되면서 화웨이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의 매출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화웨이에 334억달러 규모의 반도체를 공급했는데 이는 반도체 부문 매출액의 6%에 해당된다. 이번 제재 영향으로 2분기를 기준으로 보면 1조800억원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SK하이닉스도 화웨이가 전체 매출액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어 역시 2분기 기준으로 1조원 가량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하락세인 반도체 가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화웨이는 지난해 약 25조원 규모의 반도체를 구매했는데 이는 애플,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반도체 시장에서 큰손인 화웨이가 구매하지 않을 경우 반도체 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지난주 DDR4 8GB D램 현물가는 2.91달러로 전주대비 8.5% 상승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 등은 화웨이가 재고를 지속적으로 확보함에 따라 가격이 상승했으나 이번 제재의 영향으로 4분기부터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삼성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출하량 중 화웨이 물량은 약 10%, LG디스플레이는 약 5%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매출액 중 최소 1조5천억원을, LG디스플레이는 최소 600억원의 매출을 화웨이를 통해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LG디스플레이가 3분기에 흑자를 기록한 후 4분기에 8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번 추가 제재로 인한 공급 중단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주요 고객사인 애플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으나 10%를 점유하던 화웨이에 대한 공급이 중단되면 기대만큼의 실적을 거두기 어려울 수 있다.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은 이번 추가 제재로 스마트폰 등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이 떨어질 것을 감안해 애플, 샤오미, 오포 등 화웨이의 경쟁사를 중심으로 대체할 수요처를 발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