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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차종 ‘신형쏘나타. K5’, 뜯어보면 이런 차이가?

  • 기사입력 2020.03.04 15:03
  • 최종수정 2020.03.10 13:42
  • 기자명 최태인 기자
올 들어 국내에서 판매된 신차의 약 60% 가량이 SUV다. SUV가 인기를 끈다는 것은 세단의 쇠퇴를 의미한다.
올 들어 국내에서 판매된 신차의 약 60% 가량이 SUV다. SUV가 인기를 끈다는 것은 세단의 쇠퇴를 의미한다.

[M 오토데일리 최태인 기자] 최근 자동차 트렌드의 대세는 역시 SUV다. 올 들어 국내에서 판매된 신차의 약 60% 가량이 SUV다. SUV가 인기를 끈다는 것은 세단의 쇠퇴를 의미한다.

SUV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도심형 출퇴근은 물론 주말 레저까지 전천후 이용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세단은 도심주행이나 출퇴근용에 맞게 설계, 야외에서의 활동에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올해 들어서만도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베뉴, 기아차 텔루라이드, 셀토스, 르노삼성 QM6 등 인기 SUV들이 대거 쏟아져 나왔다.

이런 추세는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로 굳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국내에서는 조금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미 수년 전 시들해진 중형 세단이 새롭게 인기차종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신형 쏘나타. K5출시로 쇠퇴했던 중형세단 부활

현대차 ‘신형 쏘나타‘ (상), 기아차 ‘신형 K5‘ (하)
현대차 ‘신형 쏘나타‘ (상), 기아차 ‘신형 K5‘ (하)

지난 해 3월 출시된 현대 신형쏘나타(DN8)와 지난해 말 선보인 기아 신형 K5가 중형세단의 바람몰이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 차종은 역대 최고의 제품력을 바탕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신형 쏘나타는 지난해에 무려 52%가 증가한 10만3대를 기록하며 다시 연간 10만대 대열에 합류했다.

올해 들어서도 2월까지 전년 동기대비 12.0% 증가한 1만1,445대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형 K5 역시 2월까지 104%가 늘어난 1만2,397대로 신차효과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신형 쏘나타 DN8과 K5는 파워트레인부터 플랫폼 등 많은 부품을 공유하고 있고, 각 트림별 사양도 거의 유사하기 때문에 둘의 차이점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쏘나타와 K5에 탑재된 파워트레인은 3세대 신형 플랫폼에 스마트스트림 2.0 가솔린엔진과 1.6 터보, 2.0 하이브리드, 2.0 LPi 엔진이 나란히 탑재돼 있다.

쏘나타와 K5에 적용된 3세대 플랫폼은 기존 2세대 플랫폼의 장점을 혁신적으로 진화시켜 안전성능과 연료소비효율, 동력성능, 주행성능, 디자인 혁신, 에어로다이내믹 등 차량 전반에 걸친 기본기를 대폭 업그레이드했다.

■쏘나타. K5 디자인.사양. 승차감에서 확연한 차이

현대차 ‘신형 쏘나타‘ (상), 기아차 ‘신형 K5‘ (하)
현대차 ‘신형 쏘나타‘ (상), 기아차 ‘신형 K5‘ (하)

첨단기술이나 소재 등 대부분을 공유하는 만큼 두 차종의 차별 점을 찾아내기는 쉽지가 않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간 ‘국민중형차’라는 타이틀을 새겨 온 쏘나타와 최근 들어서야 중형세단 2위 자리를 굳힌 K5는 브랜드 파워와 소비자 취향에 따른 디자인상의 호불호, 트림 및 가격구성의 실효성, 사양선택의 용이성, 패밀리세단으로서 갖춰야 하는 필수 요소 등 몇 가지 측면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먼저 디자인을 살펴보면 두 차종 모두 역동적인 쿠페형 스포츠 세단 스타일링으로 다른 중형 세단을 압도한다. 최근의 현대.기아차 디자인은 세단, SUV를 막론하고 세계 정상급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균형미와 방향성, 요소요소의 디테일에서는 차이가 있다.

쏘나타DN8은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정체성인 ‘센슈어스 스포티니스(Sensuous Sportiness)’을 근간으로, 스포티하면서도 차분함, 고급감을 아우르는 디자인이다.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는 현대차가 ‘르 필 루즈(Le Fil Rouge)’ 컨셉트카를 통해 공개한 디자인 철학으로 ‘비율, 구조, 스타일링(선, 면, 색상, 재질), 기술’ 등 4가지 요소의 조화를 디자인 근간으로 한다.

즉, 균형감 있는 디자인은 질리지 않은 편안함을 제공, 좀 더 스포티하고 역동적인 스타일을 선호하는 젊은층은 물론, 안정감을 추구하는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계층에서 선호도가 매우 높다.

이상엽 현대차디자인센터장은 "신형 쏘나타는 혁신적인 쿠페와 같은 실루엣을 가졌다. 짧은 오버행과 경사진 루프라인, 완만한 트렁크 리드 등 균형잡힌 느낌을 준다“고 강조한다.

신형 K5는 기아차의 새로운 아이덴티티인 ‘타이거 페이스’로, 쏘나타보다 한층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이다.

하지만 K5의 이 같은 디자인 컬러는 주로 20-30세대의 젊은층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호불호가 엇갈리고 범용성 또한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디자인이 당장은 신선도가 높아 일시적으로 관심을 끌 수는 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피로감이 쌓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쏘나타. K5 기본가격 역전, 쏘나타가 5만원 저렴

현대차 ‘신형 쏘나타‘ (상), 기아차 ‘신형 K5‘ (하)
현대차 ‘신형 쏘나타‘ (상), 기아차 ‘신형 K5‘ (하)

중형세단은 패밀리 세단이면서도 최근에는 사회 초년생들까지 관심을 가질 만큼 입문차에 가까워졌기 때문에 차량 구입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나 실용적인 사양구성이 매우 중요하다.

쏘나타와 K5의 가격이나 트림별 옵션사양을 분석해 보면 상당한 차이가 발견된다.

신형 쏘나타는 기본모델인 스마트(2,346만 원), 주력인 프리미엄(2,592만 원), 프리미엄 패밀리(2,798만 원), 프리미엄 밀레니얼(2,994만 원) 그리고 최고급 트림인 인스퍼레이션( 3,289만 원) 등 5개 트림으로 구성돼 있다.

단순 가격으로 보면 쏘나타가 기아 K5 트렌디(2,351만 원), 프레스티지(2,592만 원), 노블레스( 2,783만 원), 시그니처(3,063만 원)보다 기본모델 기준 5만원이 저렴하다.

지금까지 수 세대에 걸쳐 쏘나타가 기본가격에서 늘 기아 중형세단보다 10만원-30만 원 가량 비싸게 책정됐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이변으로 볼 수 있다.

사양구성을 자세히 비교해 보면 좀 더 차이가 드러난다.

쏘나타는 기본트림인 스마트에 지능형 안전기술인 전방 충돌방지 보조장치, 차로 이탈방지 보조장치, 차로 유지 보조장치,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 전방 차량 출발 알림이 기본사양으로 적용돼 있다.

특히, 엔트리 트림인데도 9개의 에어백, 급제동 경보장치, 타이어 공기압 경보 장치, 전자식 변속 버튼, 전동식 파킹 브레이크, LED 테일램프 등이 기본으로 적용됐다. 한 마디로 기본사양이 빵빵하다.

현대차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현대차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기본모델에도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현대 스마트 센스’와 ‘8인치 내비게이션’, ‘익스테리어 디자인 패키지’의 옵션선택도 가능하도록 해 사양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매우 높다.

쏘나타의 주력트림이자 높은 가성비를 자랑하는 프리미엄 패밀리에도 풀 LED 헤드램프를 비롯한 17인치 휠 및 고성능 피렐리 타이어,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안전 하차 보조,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1열 통풍 및 2열 열선시트, 수동식 뒷좌석 도어 커튼, 전동식 뒷면 유리 커튼, 후석 승객 알림, 듀얼 풀오토 에어컨 등을 기본사양으로 적용돼 있다.

최상위급인 인스퍼레이션 트림에는 프로젝션 타입 풀 LED 헤드램프, 18인치 휠 및 피렐리 타이어, 자외선 차단 전면유리,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10.25인치 내비게이션, BOSE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블루링크, 나파가죽시트, 동승석 워크인 디바이스 등이 기본으로 탑재돼 윗급 차종인 신형 그랜저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특히 가장 눈여겨 볼 부분은 엔트리인 스마트 트림을 제외한 프리미엄 트림부터는 모든 편의 및 안전사양을 소비자들이 원하는 옵션만 선택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는 점이다.

기아차 ‘신형 K5‘
기아차 ‘신형 K5‘

기아 K5의 사양구성은 쏘나타에 탑재된 파워트레인을 비롯한, 지능형 안전기술, 9에어백 등 전반적으로 엇비슷하다.

다만 풀 LED 헤드램프를 엔트리모델부터 적용, 주력트림부터 적용한 쏘나타보다 유리하지만 LED 테일램프와 전방 차량 출발 알림이 기본사양에서 빠져있다.

또, 앞면 이중접합 차음 글래스와 슈퍼비전 클러스터(4.2인치 컬러 TFT LCD), 17인치 휠 등 쏘나타 기본형에 적용되지 않은 사양들이 적용됐고 주력 트림인 프레스티지는 1열 통풍시트와 국내 최초로 적용된 ‘공기 청정 시스템(미세먼지 센서)‘가 적용, 미세먼지 센서를 제외한 공기청정모드가 적용된 쏘나타를 앞선다.

노블레스 트림에는 전방 주차 거리 경고와 서라운드 뷰 모니터 및 후측방 모니터, 12.3인치 슈퍼비전 클러스터 등이 적용됐다. 다만 ‘테마형 클러스터’ 기능은 10.25인치 UVO 내비게이션을 반드시 선택해야 지원이 가능하다.

최상위 트림인 시그니처에는 쏘나타 인스퍼레이션과 동일한 프로젝션 타입 풀 LED 헤드램프와 18인치 휠 및 피렐리 타이어, 앰비언트 라이트,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후석 승객 감지, 동승석 워크인 디바이스, 쏘나타 2.0 모델에 없는 1열 윈도우 이중접합 차음 글래스 등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K5 옵션으로 묶여 사양구성 부담 커

현대차 ‘신형 쏘나타‘ 인테리어 (상), 기아차 ‘신형 K5‘ 인테리어 (하)
현대차 ‘신형 쏘나타‘ 인테리어 (상), 기아차 ‘신형 K5‘ 인테리어 (하)

하지만 옵션 구성을 잘 살펴보면 두 차종 간에 실질적 부담 차이가 발생한다.

쏘나타는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에 10.25인치 내비게이션이 기본 제공되는 반면, K5는 10.25인치 내비게이션이 옵션사양으로 빠져 있어 이를 선택하려면 93만 원을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

또, 쏘나타는 고객 선호도가 높은 헤드업 디스플레이, 크렐 프리미엄 사운드, 스마트 커넥트(디지털 키, 스마트폰 무선충전시스템 등 포함)도 옵션사양으로 따로 선택할 수 있지만, K5는 무조건 10.25인치 UVO 내비게이션 패키지를 선택해야만 가능하다. 즉 내비게이션 패키지를 적용하지 않으면 다른 사양들을 따로 선택할 수가 없다.

이는 필요 사양을 선택코자 하는 소비자들을 상당히 곤혹스럽게 만드는 사양 조합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신형 K5의 기본사양 가성비가 좋아 보일 수도 있지만 사양 선택율이 높은 상위트림에서는 쏘나타의 옵션 구성이 훨씬 용이해 차량 구입에 따른 가격부담에서는 K5보다 다소 유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쏘나타, 부드러운 패밀리세단. K5, 하드한 스포츠세단

현대차 ‘신형 쏘나타‘ 렌더링
현대차 ‘신형 쏘나타‘ 렌더링

쏘나타와 K5는 승차감에서도 차이가 있다. 최근에 등장하는 중형세단은 패밀리세단이면서도 스포티한 주행성능을 강조한다.

고객층이 갈수록 젊어지면서 이들이 선호하는 주행성능을 강조하기 때문인데, 최근의 추세는 날렵한 쿠페형 디자인에 주행성능도 스포츠 세단에 가까워지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젊은 수요층이 늘어난다고 해도 중형세단은 역시 패밀리 세단이 근간이기 때문에 안락함과 승차감이 더욱 중요하다.

쏘나타와 K5 두 차종 모두 엔진과, 플랫폼 이외에 서스펜션까지 똑같이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서스펜션이라도 세팅 값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승차감은 완전히 달라진다.

쏘나타는 국민 중형세단답게 중형 패밀리세단의 본질에 충실한 만큼, 1열과 2열 모두 부드러운 댐퍼 튜닝으로 부드럽고 안락하다. 특히, 웬만한 노면은 진동을 느끼기 어려울 만큼 상당히 정밀하게 튜닝돼 있다.

기아차 ‘신형 K5‘ 렌더링
기아차 ‘신형 K5‘ 렌더링

반면, K5는 젊은 20-30 밀레니얼 세대를 주 타깃으로 삼은 만큼 스포츠세단 요소를 강조하다 보니 서스펜션이 다소 탄탄해졌다.

이는 주행안정성에는 이점이 있지만 안락함이나 부드러운 승차감과는 거리가 있다.

결국 쏘나타는 스포츠 세단을 추구하지만, 패밀리세단 고유의 특징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면서 보다 폭 넓은 소비자층으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반면, K5는 역동적인 외관 디자인처럼 스포츠 세단의 주행성능을 강조함으로써 좀 더 젊은층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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