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車 생산개념 송두리째 바꿀 스케이트 보드 플랫폼...현대기아차가 'Arrival'에 눈독 들이는 이유?

  • 기사입력 2020.01.17 12:07
  • 최종수정 2020.01.17 12:20
  • 기자명 박상우 기자
16일(현지시각)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알버트 비어만 사장(사진 우측)과 어라이벌의 데니스 스베르드로프 CEO가 계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영국의 상업용 전기차 개발업체인 '어라이벌(Arrival)'에 1,29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에 나선다. 이를 통해 소형 상용 전기차 개발에도 협력키로 했다.

어라이벌은 영국에서 가장 가치있는 스타트 업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는 기업으로, 설립 5년 밖에 안됐지만 독일, 미국 및 러시아 등 세계 5개국에 약 8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는 탄탄한 기업이다.

이 회사는 전기자동차를 전통적인 화석연료 차량과 비슷한 비용으로 만들지만 모듈형 스케이트 보드 플랫폼과 스마트 공장을 통해 비용을 크게 절감하는 것이 강점이다.

모듈형 스케이트 보드 플랫폼을 사용하면 하나의 시스템에 다양한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이들이 만든 시제품은 이미 DHL과 UPS 및 Royal Mail과 같은 글로벌 배송 회사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상용사업부가 참여, 이미 제품개발 담당 임원이 어라이블을 방문해 적용방향성 타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어라이벌은 지난 2015년 통신회사이자 스마트 폰 제조업체인 요타(Yota)’를 설립한 러시아 기업가 데니스 서브돌로프(Denis Sverdlov)가 설립, 불과 5년 만에 영국과 전 세계에 조직을 구축하는 등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첫 번째 공장이 영국 밴버리에 가동될 예정이며, 순차적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나 뉴욕과 같은 주요시장 근처에 소형 스마트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이 공장들은 소규모로, 연간 수천 대의 밴만 생산해도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회사가 생산할 첫 번째 제품은 배터리로 움직이는 전기밴으로, 비슷한 크기의 가솔린 또는 디젤차량과 동일한 수준으로 가격이 책정된다. 일반 전기차가 2배 이상 비싼 점과 비교하면 매우 경쟁력이 높다.

특히, 이 회사는 기존 조립라인 공정을 모방하지 않고 모듈식 설계로 로봇이 단일 위치에서 밴을 조립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새로운 차량 플랫폼을 설계하고 구축하는 데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의 비용이 약 10억 파운드가 소요되지만 어라이벌은 10분의1 수준인 1억 파운드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어라이벌은 ​​소프트웨어, 구성 요소, 재료 및 모듈식 스케이트 보드 플랫폼을 포함해 대부분의 차량 구성품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이를 바탕으로 향후 승용차시장에도 적극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어라이벌의 이런 강점에 주목하고 있다. 향후 차량 개발과 생산의 핵심은 낮은 가격대로 얼마나 빨리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게다가 조립라인 인력도 크게 필요 없기 때문에 불필요한 우려를 덜 수 있다는 것이다.

어라이벌은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 중인 2세대 배달용 전기 밴의 프로토타입 모델을 올해 안으로 공개하고 2021년 중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다.

어라이벌의 2세대 밴은 1회 완충 시 최대 300마일(약 483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QNX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SDP 7.0)을 포함한 블랙베리의 차량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블랙베리 QNX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이 적용된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구동 모터를 표준화된 모듈 형태로, 스케이트보드 모양의 플랫폼에 탑재하고, 그 위에 용도에 따라 다양한 구조의 차체를 올릴 수 있는 구조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위에 이용 목적에 따라 고객 맞춤형으로 제작된 자동차 상부를 조립하는 레고 블록과 같은 단순화된 제조 방식이다.

전기차 가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배터리, 구동 부품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여러 차종에 공유함으로써 원가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한 하나의 플랫폼으로 개별 고객의 요구에 최적화된 맞춤형 차종의 제작이 가능해 차량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런 기술을 보유한 곳이 아마존과 포드가 투자한 미국의 전기차 개발업체인 리비안이다. 리비안은 자체 개발한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을 활용해 픽업트럭과 SUV를 개발하고 있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으로 전기차를 개발한다는 전략이 동일한 양 사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어라이벌의 2세대 배달용 전기 밴.

현대기아차는 어라이벌의 플랫폼을 상용차뿐만 아니라 승용차에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현대기아차가 관심을 갖는 부분은 어라이벌의 스마트팩토리다.

영국 런던 북서쪽에 있는 밴버리(Banbury) 생산공장은 '마이크로 팩토리'로 불릴 정도로 자동차 생산공장치곤 규모가 작다.

이는 2세대 밴의 판매가격을 내연기관 차와 동일하게 만들기 위한 것으로, 생산성과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규모가 작은 스마트 팩토리를 만든 것이다.

대규모 기가팩토리에서 전기차를 생산, 판매하는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 전략과 상반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