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현대자동차 코나, 아이오닉, 기아자동차에는 쏘울, 니로 전기차에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각각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 전기차에 대한 국가 보조금이 크게 확대되고 수출물량이 늘어나면서 현대.기아차는 전기차 증산을 고려하고 있지만 배터리 공급량 부족으로 생산량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

또, 배터리 가격이 적정 수준인지도 알기가 쉽지 않다. 배터리업체들이 영업기밀을 이유로 일체 다른업체에 대한 공급가격을 노출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지금으로선 배터리 공급업체가 자동차업체보다 갑의 위치에 서 있는 셈이다.

전기차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대용량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배터리 공급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배터리 부족현상은 자동차업체들의 배터리 공급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를 생산하고 싶어도 배터리 공급업체의 협력이 없으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동차업체들은 배터리회사와의 합작을 통한 자체 공급망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 5일 미국 미시간주에 위치한 GM글로벌센터에서 메리바라 GM CEO가 전기차 배터리 합작생산을 발표하면서 합작회사의 소유권을 분할하겠다고 밝혔다.

양 사의 합작법인 지분은 50대50으로, 총 1조원을 출자하고 단계적으로 2조7,000억 원을 투자해 30GWh에 달하는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고성능 전기차 50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것으로, 최근 발표된 배터리 합작 프로젝트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번 합작 생산법인 설립에서 중요한 사실은 배터리 공급에 대한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에 있다.

GM이 단지 LG화학으로부터 배터리 완제품을 계속 구매하는 것 보다 합작법인을 택한 것은 배터리 공급에 대한 통제력을 더 갖기를 원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GM은 2023년까지 20개의 전기차종을 출시할 계획이며, 여기에 장착되는 배터리의 공급부족, 또는 공급업체의 횡포로 인해 납품이 지연될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선택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는 비단 GM뿐만 아니라 다른 자동차업체들에게도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문제다.

때문에 폭스바겐이나 토요타도 올해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을 발표했고 테슬라는 2016년부터 파나소닉과 공동으로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LG화학으로부터 전량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으면서 배터리 부족난에 허덕이는 현대.기아차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때문에 자동차업체와 배터리업체들 간의 합작 생산공장 설립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번 합작으로 GM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고용문제다. 배터리 공장이 들어설 지역은 최근 GM이 공장을 폐쇄, 미국 정부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오하이오주 로즈타운 공장 인근이다.

이 공장은 지난 9월과 10월 공장 폐쇄문제로 50일간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는 등 논쟁의 대상이 됐던 곳이다.

GM은 새로 설립되는 배터리 합작공장에 해고된 직원 일부를 재고용함으로써 이 같은 비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이다.

합작사를 통해 공급받는 배터리는 가격적 측면에서 완제품을 공급받을 때보다 단가가 더 낮아질 수도 있다.

미국의 산업분석 기관인 UBS는 지난해 테슬라의 네바다 공장에서 파나소닉이 만든 배터리는 LG화학 등 다른 경쟁사 배터리보다 킬로와트시 당 가격이 저렴하다고 추정했다.

때문에 GM은 LG화학과의 합작으로 배터리 기술을 비용 절감을 위한 또 다른 잠재적 경로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강조했다.

분석기관은 “ 배터리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와 가격 인하를 위해 결국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이같은 합작생산을 선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LG화학도 배터리에 대한 통제권의 절반을 GM측에 넘겨주게 됐지만 대규모 물량 확보로 미국 배터리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