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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차가 판치는 시대’. 경차 생산공장 폐쇄 위기

  • 기사입력 2019.12.10 12:03
  • 최종수정 2019.12.10 12:10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쏘나타나 그랜저 중.대형 차종들이 엔트리모델로 등장하면서 준중형급 이하 차량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최근의 자동차 구매 트렌드는 큰차. SUV다.

쏘나타나 그랜저 같은 중형. 준대형 세단이 엔트리 모델로 등장하는가 하면 팰리세이드나 모하비 같은 대형 SUV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국토교통부 신차 등록통계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중형 세단은 44만7천여대, 대형차는 20만대, 준대형승용차는 18만3천여대를 기록했다. 반면, 소형차는 17만8천여대, 경차는 10만6천여 대에 불과했다.

쏘나타나 그랜저 중.대형 차종들이 엔트리모델로 등장하면서 준중형급 이하 차량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한국지엠 경차 스파크의 올 11월까지 판매량은 3만1,582대로 전년 동기대비 8.8%가 감소했다. 경차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던 2013년의 6만500대의 거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 경상용차 다마스와 라보 판매량도 6,930대로 전년 동기대비 2.9% 줄었다. 2013년도의 2만여대에 비해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같은기간 기아자동차의 경차 모닝도 4만6,018대로 15.4%나 감소했다. 모닝의 올해 연간 판매량은 2013년도의 9만3,600대보다 4만대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경차 판매 부진은 경차 생산공장 가동률 저하와 직결된다.

한국지엠 스파크 등 경차수출은 9만7,761대로 전년 동기대비 5.4%가 늘었지만 올해 한국지엠 창원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겨우 15만대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창원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25만대 정도로, 가동률이 겨우 6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수출은 꾸준히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내수 판매가 해마다 급감하면서 공장 가동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생산량 저하는 인력 구조조정으로 연결된다. 한국지엠은 지난 달 25일 창원공장 협력업체 비정규직 585명에게 2019년 12월 31일자로 해고를 통보했다.

생산 물량 감소로 내년 1월부터 근무형태를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한다는 이유다. 이에 따라 사내하청 7개업체와 도급계약을 이달 말 부로 종료키로 했다.

비정규직 고용과 관련, 법원으로부터 불법파견 판결을 받은데다 물량감소로 공장 가동이 어려워지자 아예 계약 자체를 해지키로 한 것이다.

한국지엠측은 "내수 감소에다 내년부터는 독일 오펠 수출물량도 완전히 끊어지기 때문에 올해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창원공장을 1교대로 전환하게 되면 현재의 주 3일 근무환경보다 다소 호전될 가능성이 있지만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남은 1,600여명의 정규직원들도 불안할 수밖에 없다.

한국지엠측은 "글로벌 전략차종인 신형 CUV가 오는 2022년부터 생산을 시작하면 창원공장이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획기적인 경차 활성화 대책이 없는 한 당장 내년부터 공장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어 정규직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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