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익스플로러·팰리세이드 한 판 붙자’ 美 감성 슈퍼 SUV 쉐보레 ’트래버스’

  • 기사입력 2019.09.04 20:46
  • 최종수정 2019.09.04 20:47
  • 기자명 최태인 기자
쉐보레 '트래버스(Traverse)'

[양양=M 오토데일리 최태인 기자] 한국지엠(GM) 쉐보레가 최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이하 KAIDA) 회원으로 포함되면서 수입차 브랜드로 포지셔닝을 바꾸고 본격적인 신차를 내놓고 있다.

앞서 정통 픽업 ‘콜로라도’에 이어 대형 SUV ‘트래버스’까지 잇달아 선보이면서 무늬만 국산차가 아닌 어엿한 수입차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 3일 한국지엠이 출시한 '트래버스(Traverse)'는 아메리칸 대형 패밀리 SUV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내 대형 SUV 시장에서 현대차 팰리세이드, 기아차 모하비, 쌍용차 G4렉스턴, 포드 익스플로러 등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번에 출시한 트래버스는 이미 미국시장에서 출시된 지 약 2년이 지난 모델로 오는 2020년 경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를 앞둔 상황이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출시가 너무 늦었다, 신차로 보는 것이 맞냐는 등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쉐보레 '트래버스(Traverse)'
쉐보레 '트래버스(Traverse)'

한국지엠은 쉐보레 트래버스를 미국과 동일한 구성에 한국화에 맞춘 사양을 추가했음에도 미국현지보다 최대 700만원 저렴한 가격과 국내 대형 SUV중 가장 큰 차체로 여유로운 실내공간 등을 내세웠고, 경쟁모델을 뛰어넘는 상품성을 갖췄는지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이날 시승한 차량은 트래버스 ‘프리미어’ 트림으로 시승코스는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강원도 양양에 위치한 서피비치까지 편도 약 176km 구간이다. 또 한 차량에 4명이 탑승해 교대운전으로 1열부터 2-3열까지 모두 앉아 공간감까지 직접 느껴볼 수 있었다.

시승에 앞서 살펴본 쉐보레 트래버스의 외관은 아메리칸 대형 패밀리 SUV이자 국내 대형 SUV중 가장 큰 차체를 자랑하는 만큼 거대한 크기로 묵직한 맛을 뿜어냈고, 직선을 강조한 디자인이 단정하면서도 간결했다.

◆ 내.외관 디자인, 공간활용성 및 편의성

쉐보레 '트래버스(Traverse)'
쉐보레 '트래버스(Traverse)'

먼저 전면부 디자인은 꽤나 익숙하다. 듀얼 포트그릴은 상당히 넓은 면적으로 거대한 차체를 더 강조했고, 아웃라인에 두께감 있는 크롬몰딩을 적용해 고급감을 살렸다.

헤드램프는 LED가 적용됐지만, 전반적인 내부 그래픽이 단순해서 그런지 아쉽다. 또 큰 차체를 감안하면 크기가 비교적 작은 편이고, 프론트범퍼 양 옆은 원형 안개등과 그 아래로 크롬을 덧대 심심함을 덜어냈으나 전반적인 레이아웃은 단순하다.

전면부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묘하게 트랙스나 이쿼녹스의 차체를 부풀려 놓은 느낌.

쉐보레 '트래버스(Traverse)'
쉐보레 '트래버스(Traverse)'

측면부에서는 트래버스 본연의 당당한 프로포션이 시선을 잡아끈다. 전장 5,200mm, 전폭 2,000mm, 전고 1,785mm, 휠베이스 3,073mm의 압도적인 차체 사이즈는 비교적 그린하우스와 루프라인이 낮은 덕에 안정적인 모습이지만 전고를 더 높였다면 보다 큰 차체가 강조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특히, 쉐보레 트래버스는 국내 대형 SUV중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하는 현대차 팰리세이드보다 무려 전장이 220mm, 휠베이스가 173mm나 크다.

측면 캐릭터라인은 벨트라인 하단을 가로지르는 하나의 라인으로 간결하고 심플함이 돋보이며, 1열 도어 측면에 위치한 'TRAVERSE' 레터링은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측면을 미적으로 잘 살려준다.

또 보통 SUV는 전, 후면 범퍼와 측면 휠 하우스에 클래딩(검정 플라스틱 몰딩)을 폭 넓게 사용하는데 트래버스는 최근 트렌드로 자리 잡은 바디 클래딩을 적용해 도심형 SUV 이미지와 고급스럽고 모던한 분위기를 더했다. 아울러 큰 휠 사이즈를 선호하는 국내 특성을 고려해 20인치 트윈 5스포크 휠이 적용됐다.

쉐보레 '트래버스(Traverse)'
쉐보레 '트래버스(Traverse)'

후면부는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특히, 쉐보레 차량들 대부분이 헤드램프 및 테일램프 그래픽과 디테일, LED 부재 등이 아쉬운 편이다. 트래버스는 LED가 적용됐지만, 내부 그래픽이 화려함보단 단순함 그 자체다. 또 테일게이트를 가로질러 테일램프를 잇는 두꺼운 크롬 바는 큰 차체 및 직선적인 디자인과 잘 어우러진다.

트래버스는 제원만 놓고 보면 큰 덩치를 자랑하지만 앞서 말한 그린하우스 면적이 좁아 후면에서 바라봤을 때 크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또 후면 유리에 위치한 와이퍼는 깜찍할 정도로 많이 작다. 리어 범퍼 디자인은 크롬몰딩과 리플렉터, 사각형태의 듀얼 머플러로 무난한 구성이다.

쉐보레 '트래버스(Traverse)' 센터페시아
쉐보레 '트래버스(Traverse)' 센터페시아

인테리어 디자인은 전형적인 쉐보레 특유의 색깔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전제척인 센터페시아 레이아웃은 이쿼녹스, 콜로라도 등 자사 라인업 모델들과 유사하다. 중앙에는 듀얼 커넥션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8인치 디스플레이가 위치했고 아래로 공조시스템 등 아날로그 버튼들이 배열돼있는데, 직관적이긴 하지만 다소 조잡한 느낌이다.

또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을 비롯해 1열에는 듀얼 USB 포트가 있고, 변속기 옆 컵홀더는 큼직하게 마련됐다. 특히, 도어트림에 크고 작인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다양하게 마련했지만, 딱히 구성으로 보면 실용적으로나 디자인적으로나 돋보이진 않는다.

쉐보레 '트래버스(Traverse)' 2열 독립식 캡틴 시트
쉐보레 '트래버스(Traverse)' 2열 독립식 캡틴 시트

2열은 독립식 캡틴 시트가 적용됐으며, 트라이존 오토 에어컨, 파워 리프트게이트 등을 탑재해 전좌석 탑승객이 편안함을 누릴 수 있도록 했고, 특히, 성인 남성 4명이 탑승했음에도 레그룸과 헤드룸 모두 넉넉하다 못해 여유롭다.

2열에도 두 개의 USB 포트가 마련됐으며, 2열 도어트림에 컵홀더가 있는데 크기가 작아 500ml크기 이하의 음료만 수납할 수 있다. 루프에는 듀얼 선루프가 적용됐는데, 블라인드는 슬라이딩이지만 손으로 눌러서 열어야 되는 점이 상당히 불편했고, 마감 또한 부실했다.

이외에 트라이존 오토 에어컨, 파워 리프트게이트 등을 탑재해 전좌석 탑승자들이 주행 중 안락함을 느낄수 있도록 했고 수납공간도 충분했지만, 2-3열 승객을 위한 각종 편의장비는 팰리세이드의 압승이다.

쉐보레 '트래버스(Traverse)' 2-3열 시트 폴딩한 적재공간
쉐보레 '트래버스(Traverse)' 2-3열 시트 폴딩한 적재공간

특히, 트래버스의 3열 공간감이 비교적 넓어 놀랐다. 일반적으로 대형 SUV는 3열 시트에 성인 남성 또는 여성이 타기에 답답하고 장거리를 이동할 때 불편한 반면, 트래버스의 3열 공간은 2열 시트를 앞으로 조금만 밀면 꽤나 여유로운 공간을 보여줬고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또 3열 역시 두 개의 USB 포트가 마련됐다.

적재공간 역시 트래버스의 최대 강점이다. 트래버스 트렁크 적재용량은 2-3열 시트를 모두 펼쳤을 때 651L, 3열 시트를 폴딩하면 1,636L, 2열 및 3열 모두 폴딩 시 최대 2,780L까지 늘어난다. 최근 글램핑, 오토캠핑, 차박 등 아웃도어활동이나 레저활동을 즐기는 이들이 많은데 트래버스의 압도적인 실내공간은 경쟁모델 대비 뛰어난 경쟁력 중 하나다.

◆ 주행성능

쉐보레 '트래버스(Traverse)'
쉐보레 '트래버스(Traverse)'

본격 시승을 시작하면서 트래버스의 폭발적인 성능보다 패밀리 대형 SUV라는 부분에 초점에 맞춰 주행을 이어갔다.

트래버스에 탑재된 파워트레인은 3.6L V6 직분사 가솔린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6.8kg.m를 발휘하며 여기에 하이드라매틱 9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처음 가속페달을 지긋이 밟으면, V6 특유의 부드러운 회전질감과 동시에 묵직함이 같이 동반된다. 특히, 저속으로 주행할 땐 큰 차체로 인해 가속감이 조금 더딘 느낌을 받았는데, 도심을 빠져나와 고속도로에 진입하면서 가속페달을 깊게 밟자 비교적 시원스런 움직임을 보였다.

다만 급가속 시 치고나가는 맛은 팰리세이드 3.8 가솔린 대비 떨어진다. 5,000-6,000rpm까지 치솟는 rpm 바늘과 굼뜬 반응은 가솔린 엔진임을 감안해도 상당히 아쉽다. 일정 속도에서 재 가속하거나 추월가속은 납득할만하다.

순간 가속능력은 떨어져도 일반적인 주행에는 전혀 부족함 없고, 평균 100-120km/h이상 고속주행에서도 풍절음이나 로드노이즈는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정숙성이 뛰어났다.

더불어 고속주행에서 크루징할 때 큰 차체에서 주는 묵직한 맛과 안락함이 좋은 편.

쉐보레 '트래버스(Traverse)'
쉐보레 '트래버스(Traverse)'

트래버스에는 승차감 위주의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5링크 멀티 서스펜션이 적용됐는데, 1열의 승차감은 뛰어나지만 2열과 3열은 비교적 노면충격과 울렁거림이 전달된다.

또 2륜, 4륜, 오프로드, 토우-홀(트레일러링) 등 4가지 주행모드를 제공하는 AWD가 적용돼 만족감을 한층 높여준다.

트래버스의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최근 출시되는 신차에 대부분 적용되고 있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의 부재다. 4,500만 원이 넘는 가격을 지불하고도 반자율주행 기능이 없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쉐보레는 국내에 판매되는 모델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적용되지 않지만, 향후 소비자들의 반응에 따라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다.

목적지인 양양에 도착했을 때 계기판에 찍힌 복합연비는 8.9km/L를 기록했다. 트래버스의 복합공인연비가 8.3km/L, 2톤에 달하는 차체를 감안하면 비교적 준수한 연료효율을 보였다.

◆ 총평

쉐보레 '트래버스(Traverse)'
쉐보레 '트래버스(Traverse)'

 

트래버스는 가족을 위한 대형 패밀리 SUV로 아메리칸 감성을 더하고 엄연히 수입차임에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표를 가졌다는 것이 가장 큰 무기다. 현대차 팰리세이드보다 약 500여만 원 비싸지만, 기아차가 ‘모하비 더마스터’의 4,700-5,200만 원의 가격을 비교하면 트래버스의 판매가격은 충분히 납득할만한 수준이다.

가장 큰 차체와 더불어 공간감, 실용성, 정숙성, 국산차 못지않은 편의사양에 아메리칸 감성까지, 쉐보레 트래버스는 패밀리카로 최적화된 모델이자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임에는 틀림없다.

쉐보레 트래버스의 각 트림별 국내 판매가격은 LT 레더가 4,520만 원, LT 레더 프리미엄이 4,900만 원, RS가 5,098만 원, 프리미어가 5,324만 원, 레드라인이 5,522만 원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