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자동차 와이퍼, 멋진 모양도 많은데', 100년간 바뀌지 않았던 이유는?

  • 기사입력 2019.08.30 16:31
  • 기자명 최태인 기자
최근 자동차 기술은 다방면에서 나날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와이퍼는 유독 동일한 형태를 유지하고 잇다.
최근 자동차 기술은 다방면에서 나날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와이퍼는 유독 동일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M 오토데일리 최태인 기자] 최근 자동차 기술은 디자인부터 조명, 자율주행 등 다방면에서 나날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 자동차 부품 중에서 반드시 필요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있는데, 자동차 전, 후면 윈드실드에 있는 ’와이퍼’가 그것이다.

와이퍼는 우리가 평소 운전할 때 눈이나 비 등 악천후 날씨뿐만 아니라 벌레사체, 새 배설물, 기타 얼룩 등을 닦아 전방 시야확보를 위한 필수 부품이다. 하지만 수많은 자동차 부품 중에서 유독 와이퍼는 자동차가 대중화되기 시작했던 약 100년 전부터 큰 변화 없이 일정한 디자인과 형태를 띄고 있다.

다른 자동차 부품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기술의 결정체라고 말할 수 있는 와이퍼가 개발될 수 있었던 배경과 100년간 큰 변화 없이 일정한 형태로 유지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1903년 메리 앤더슨이 최초로 개발한 자동차 와이퍼
1903년 메리 앤더슨이 최초로 개발한 자동차 와이퍼

먼저 자동차 와이퍼의 역사가 시작된 것은 지난 1903년 겨울, 기계설계와 부동산 개발을 했던 미국인 여성 ‘메리 앤더슨‘이 뉴욕을 여행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자동차에는 와이퍼라는 개념이 없었고 눈이 내려 시야확보가 되지 않을 땐 유리를 펼치거나 직접 손으로 닦아야 했다.

이를 본 앤더슨은 아이디어가 떠올라 앞 유리를 닦을 수 있는 ‘창문 청소 장치’를 개발, 그해 11월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특허를 얻게 된다. 앤더슨이 개발한 와이퍼는 나무와 고무, 스프링으로 이뤄졌으며, 자동차 전면 유리에 와이퍼를 장착해 실내의 레버를 손으로 당겨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획기적인 기술이었음에도 직접 수동조작 해야 하는 불편함으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고 특허 기간도 짧아 지난 1920년 만료됐다.

또 캐나다 태생의 샬롯 브릿지우드가 엔진이 작동할 때 전기의 힘으로 고무롤러가 움직이는 최초의 ‘전동식 와이퍼’를 개발했으나, 역시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특허권이 소멸 된다.

자동차 와이퍼는 지속적으로 개발돼 지금의 형태로 발전됐다.
자동차 와이퍼는 지속적으로 개발돼 레인센서, 단계별 속도 조절 등 편리하게 발전됐다.

이후 이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자동차 브랜드들은 지속적인 개발을 이어갔고, 지난 1926년 독일 보쉬 사가 진화된 전동식 와이퍼 개발 이후, 1950년대 들어서 지금의 워셔액이 포함된 와이퍼 형태를 갖추게 됐다.

특히, 1950년대부터 지금까지 와이퍼의 형태는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물론 레인센서부터 단계별 속도 조절 등 편리한 기능들이 더해졌다. 반면, 생김새가 여전한데에는 현재의 자동차 와이퍼가 곡선으로 디자인 된 형태로 움직이는데 이는 곡면으로 이뤄진 전, 후면 유리를 닦기에 가장 이상적이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와이퍼의 형태는 유지하지만, 그 종류는 다양하며, 일반 승용차와 상용차, 경주용차 등 차종별 또는 용도에 따라 와이퍼의 규격이나 개수도 다르다.

일반 자동차에 적용되는 와이퍼
일반 자동차에 적용되는 와이퍼

먼저 와이퍼의 종류는 ‘일반 와이퍼’와 ‘플랫 와이퍼’, ‘하이브리드 와이퍼’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일반 와이퍼는 대체로 많이 사용되는 형태로 리벳과 요크 구조로 이뤄져 있으며, 리벳과 요크로 인해 유리면의 현상에 고른 누름압을 만들어 윈드실드에 완벽한 밀착 성능을 보여준다.

하지만, 오래 사용하다보면 리벳과 요크로 인해 틈새가 생겨 밀착력이 떨어지거나 이물질이 끼고, 고속주행 시 공기의 흐름에 따라 떨림 현상이 생길 수 있다.

플랫 와이퍼(좌), 하이브리드 와이퍼(우)
플랫 와이퍼(좌), 하이브리드 와이퍼(우)

이어 플랫 와이퍼는 일반 와이퍼처럼 리벳과 요크 구조가 아닌 일체형커버 형태로, 공기역학적인 디자인이 반영돼 고속주행에도 안정적인 닦임을 유지하고 겨울철에는 블레이드의 결빙현상을 막아준다.

반면, 일반 와이퍼에 비해 누름압이 고르지 못해 와이퍼 양 끝이 뜨는 현상이 발생해 잘 닦이지 않는 단점이 있다.

하이브리드 와이퍼는 일반 와이퍼의 장점인 리벳과 요크 구조에 플랫 와이퍼의 일체형 커버 및 공기역학 디자인 등 장점만 결합해 만든 와이퍼로 유리면의 고른 누름압과 닦임, 결빙방지, 뜨는 현상이 없어 고급차량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람보르기니 '우라칸'
람보르기니 '우라칸'

아울러 각 차종에 따라 규격과 개수가 다른데 일반 승용차와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에 적용되는 와이퍼는 동일한 형태가 적용된다. 이는 현재 자동차 와이퍼가 최적의 완성형태라고 할 수 있는 반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경주용 레이싱 차량과 트럭 등 상용차에는 레이아웃이 달라진다. 먼저 레이싱카는 서킷에서 경주를 펼치기 때문에 경량화가 중요하며, 공기저항의 감소를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와이퍼는 두 개가 아닌 한 개만 적용된다.

특히, 평소 와이퍼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면 윈드실드 중앙에 세로로 배치되며, 이는 일반 승용차처럼 가로배치보다 공기저항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럭, 버스 등 상용차에는 3개 이상의 와이퍼가 적용되기도 한다.
트럭, 버스 등 상용차에는 3개 이상의 와이퍼가 적용되기도 한다.

또 트럭, 버스 등 대형 상용차들의 경우 일반적으로 차체가 크고 더불어 전면 윈드실드의 면적도 대폭 넓어진다. 두 개의 와이퍼를 사용하는 상용차도 많지만, 일반적으로 전면 유리 면적이 넓어지면 두 개의 와이퍼만으로 전방 시야확보가 어려울 수 있어 와이퍼가 세 개 이상 적용되기도 한다.

이처럼 차종에 따라 개수 차이가 있을 뿐 기존 와이퍼의 형태나 움직임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현재 자동차 와이퍼가 최적의 완성 형태라고 볼 수 있는 이유다.

자동차 와이퍼가 지난 100년간 동일한 형태로 유지돼왔던 만큼 보다 진보된 형태를 갖추기 위해선 새로운 소재, 첨단 기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향후 자동차 와이퍼가 어떤 형태로 변경될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