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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매체의 냉정한 분석 '한국차 경계해야 할 존재지만 일본서는 어떻게 해도 안된다.'

  • 기사입력 2019.08.19 11:25
  • 기자명 이상원 기자
현대. 기아차가 미국, 유럽 등 세계 주요시장에서 일본차에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유독 일본에서 만큼은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최근 한일관계가 극도로 악화되면서 자동차 부문의 무역불균형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일본차가 한국시장에서 연간 4만대 이상 팔리고 있는 반면, 한국차의 일본 판매는 거의 전무하다.

양국간 대부분의 분야에서 일본의 흑자가 두드러지지만 특히 자동차분야에서의 적자폭은 용납하기 어려울 정도로 일방적이다.

한국수입차협회와 일본자동차수입조합 자료에 따르면 올 1-7월 일본차의 한국시장 판매량은 2만6,156대로 전년 동기대비 6.7%가 증가하면서 한국 수입차시장 점유율 20.3%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차의 일본시장 판매량은 겨우 25대에 그쳤다. 현대 승용차 8대, 버스 17대가 전부다.

현대차는 2009년 일본에서 공식 철수한 뒤 버스만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승용차는 비공식적으로 수출된 것으로 보여 진다.

현대. 기아차는 미국, 유럽 등 세계 주요시장에서 일본차에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유독 일본에서 만큼은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최근 일본의 한 자동차 전문매체가 한국차에 대한 냉정한 분석 기사를 실어 주목을 끌고 있다.

‘ancar channel’이란 이 매체는 일본처럼 한국에서도 많은 자동차메이커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일본차는 잘 팔리고 있는데 일본에서는 한국차가 판매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현실적으로 많이 대조된다면서 한국차가 일본에서 팔리지 않은 이유를 3가지 요인으로 분석했다.

우선 이 매체는 해외에서는 한국차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특히,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판매대수는 토요타와 닛산.르노연합에 이어 세계 세계 5위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이전까지는 한국차가 일본차를 표절하거나 싸게 만들어 판매한다는 좋지 않은 이미지가 있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일본에서도 한국산 자동차는 가격 경쟁력 뿐만 아니라 상품매력도 겸비하고 있는 제품이 많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면서 적어도 지금까지 일본인들이 생각해 왔던 한국차 = 잡종이라는 이미지는 완벽하게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그런데도 한국차가 지리적으로 가까워 미국이나 유럽보다 공략이 쉬운 일본에서 판매되지 않는 것일까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먼저 한국산 자동차 그동안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로 ‘저렴하고 내구성이 좋은 차'라는 인식이 높아졌지만 일본 소비자들은 여전히 일본차가 한국차에 비해 우위에 있다는 점과 일본에서 일본차보다 저렴한 차를 구입한다면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일본의 경차를 선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일본의 경차수준까지 저렴하지 못한 한국산 자동차가 가격 포지셔닝에서 일본시장에서 살아남을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메르세데스 벤츠나 BMW 등 유럽산 자동차가 성공을 거두는 요인은 일본차가 갖지 못한 주행상의 즐거움과 디자인 등으로, 일본차에 만족하지 못하는 일본 구매자들이 이런 유럽차에 호감을 느끼기 때문이란 것이다.

두 번째는 10년 전 현대차가 일본시장에 진출했을 때, 아직 독자적인 기술력을 갖추지 못한 잡종차량이 수입돼, 이미지 개선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당시 일본 소비자들에게 ‘한국차=잡종’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각인돼 버렸다는 것이다.

특히, 일단 이런 이미지가 굳어져 버렸기 때문에 한국산 차를 타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일본인은 많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이런 이미지를 넘어서려면 상당한 금액의 판매 장려금을 지원해야 하는데 결국 적자운영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에 일본시장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 한국 자동차메이커가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일본차업체에 대응할 만한 AS 등 지원망을 갖춰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일본 전역의 AS망을 갖추기 위해서는 엄청난 금액의 직접투자가 필요한데 지원망을 확대하더라도 성공확률이 매우 낮은 일본시장에서 승부를 걸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나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은 한국에서처럼 굳이 많은 투자를 하지 않아도 일본인들이 스스로 차량을 구매하지만 한국산 차량은 그렇지 못 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한국산 차량의 비약적인 발전은 일본 자동차업체들도 따라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경계의 목소리도 내놨다.

현대. 기아차그룹은 전 아우디 디자이너였던 피터슈라이어와 BMW M 고성능 전문가 알버트 비아만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조업체에서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을 대거 영입, 가격뿐만 아니라 차량 자체의 매력을 크게 높이고 있다면서이런 노력들이 최근 등장하는 신제품에 반영되고 있어 한국차의 매력이 훨씬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의 고급차브랜드인 제네시스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SUV 차종이없는 등 라인업 부족으로 슬럼프에 빠져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자동차 개발 자체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면서 라인업 확충과 브랜드력 확립으로 향후 렉서스의 점유율을 빼앗는 존재가 될 수 있는 브랜드라고 분석했다.

또, 우수한 인재들을 외부에서 뽑아 좋은 차를 만들려는 자세는 일본 자동차메이커들에서는 거의 볼 수없는 움직임으로, 미래에는 확실히 일본차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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