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日 압박. 현대차그룹이 쌍용차에 즉시 변속기를 공급해야 하는 이유?
거세지는 日 압박. 현대차그룹이 쌍용차에 즉시 변속기를 공급해야 하는 이유?
  • 이상원 기자
  • 승인 2019.07.2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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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부가 수출관리에서 우대조치를 제공하는 ‘화이트국’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시킬 경우, 자동차 부품수입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일본정부가 수출관리에서 우대조치를 제공하는 ‘화이트국’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시키는 방향으로 오는 8월2일 각의에서 결정할 방침이라고 일본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되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서 전자, 자동차 부품, 공작기계 등 1천개 품목 이상으로 늘어나 한국의 주요산업인 석유화학제품과 자동차부문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최근 수출 관리상 우대조치를 받는 ‘화이트 국’에서 한국을 제외하기 위한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의견공모에 4만 건 이상의 의견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부분 개인을 중심으로 한 찬성의견인데, 일반적으로 이 같은 의견공모에는 지금까지 수십 건이 고작이었는데 이번에는 수만 건이 몰렸다는 것이다.

그만큼 일본의 일반 국민들도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게 되면 자동차 분야에서는 부품 수출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현재 일본산 부품 도입은 쌍용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가 대부분이며 현대자동차의 경우, 수소전기차 넥쏘에 들어가는 탄소섬유 소재 일부를 일본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가장 심각한 타격이 우려되는 업체는 쌍용차다. 쌍용차는 현재 서브 컴팩트SUV 티볼리와 소형 SUV 코란도, 그리고 픽업트럭 렉스턴스포츠 등 3개 차종에 들어가는 6단 자동변속기를 일본 토요타그룹 계열 아이신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티볼리는 지난 상반기에 내수와 수출을 합쳐 2만6,138대, 코란도는 7,928대, 렉스턴 스포츠는 2만4,373대 등 5만8,439대로 전체 판매량의 83%에 달한다.

이를 연간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2만대이며, 변속기 수입금액만 대략 900억 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된다.

자체 개발능력이 없는 쌍용자동차는 원래 호주산 비트라 6단변속기와 메르세데스 벤츠 구형 5단변속기(체어맨. 렉스턴)를 주로 사용해 왔었으나, 이 변속기가 잦은 고장으로 말썽을 피우자 2015년 출시되는 신형 티볼리용 변속기에는 다른 공급처를 물색했다.

당시 쌍용차는 독일 ZF사와 일본 아이신, 현대차그룹 계열 현대 파워텍 등을 대상으로 공급가능성을 타진한 결과, ZF제품은 다른 제품에 비해 가격이 20-30% 가량 비쌌고 현대파워텍은 가격이 가장 저렴했지만 경쟁사란 이유로 공급을 거절, 결국 현대파워텍보다 10% 가량 비싼 일본산 아이신을 선택했다.

일본 아이신 변속기는 내구성이나 변속타이밍 등에서 기존 호주산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을 발휘, 티볼리 성공의 밑바탕이 됐으나 쌍용차는 2016년 구마모토 대지진 당시 아이신 생산 공장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공급중단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아이신 변속기가 티볼리와 한국지엠 윈스톰 등에 장착되면서 제품력이 인정을 받자 쌍용차는 신형 코란도 스포츠와 올해 초 출시된 신형 코란도 등으로 적용 차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한편, 현대파워텍은 현대.기아차에서의 의존도 탈피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초 현대다이모스와 합병, 사명을 현대트랜시스(Hyundai Transys)로 변경,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쌍용 티볼리 일부 모델에도 변속기 공급을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동풍자동차 등 중국의 메이저 자동차업체들에게도 변속기 공급을 시작했다.

이 중 동풍쏘콘 등 일부 한국산 변속기 장착 차종들은 올 하반기에 한국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쌍용차는 일본으로부터 변속기 공급이 중단되면 곧바로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핵심 부품공급체인이 열악하다.

그리고 쌍용차를 어렵사리 떠받치고 있는 티볼리는 현대 코나, 베뉴, 기아차의 셀토스, 스토닉 등 쟁쟁한 신차들로부터 협공을 받고 있다. 한 마디로 현대차의 경쟁사가 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일본 토요타자동차의 경우, 곤경에 처한 마쯔다와 스바루 등에까지 하이브리드나 수소연료차 기술 등을 거리낌없이 나눠주고 있고, 경영이 어려운 업체는 지분인수로 경영을 돕는 등 국가적 경쟁력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갈수록 거세지는 각국의 보호무역주의와 무역 분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대차그룹의 좀 더 폭넓은 행보가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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